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지민 Jun 04. 2017

행복하고 의미있는 삶의 방향

첫번째 청년x지역 리얼관광 프로젝트를 마치고

"제가 했던 프로그램중에 가장 유익했던 프로그램이라고 느꼈고 정말 행복했던 시간이었어요."

"저도 관광이 좋아서 계속할꺼라 나중에 서로 또 만나게 될 것 같아서 좋습니다!"

"함께 하면서 얻는 것도 많았고 배운 것도 정말 많았습니다!"


지난 주말, 1박2일간 청년x지역 리얼관광 프로젝트를 15명의 청년들과 함께 시흥시에서 진행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리얼관광연구소가 추구하는 가치를 잘 담아내고자 한 첫 번째 시도였다. 청년들은 관광의 가능성을 직접 경험하며 진로를 탐색하고, 지역은 청년들의 활동을 통해 관광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전문가들이 과정 속에서 함께하며 관광의 미래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였다. 프로그램을 마치고 참여했던 사람들의 피드백을 듣고있으니 이번 첫 번째 시도가 성공적이었다는 생각에 참 고맙고 또 고맙다.


내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참여한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세 가지이다.


1. 진로(進路)

우리는 어릴 때부터 진로를 결정해야한다는 압박 속에서 살아왔다. 초등학교 때는 장래희망을 물었고, 고등학교 때는 이과/문과를 나눠버리고, 대학교 때는 전공을 선택해야만 한다. 관광 분야에 관심이 있다는 학생들이 진로고민을 털어놓을 때 가장 안타까웠던 부분이 '전공'에 대한 집착이었다. '관광 관련 업무를 하고싶은데 전공이 아니라서요', '이과를 선택하면 관광에서 일할 수 없나요?' 라는 질문들을 받을 때마다 '관광'은 그 영역이 너무나 방대하기에 너가 하고싶은 어떤 공부를 하더라도 관광과 연결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말을 해주고 싶었다. 이번 프로젝트를 함께하는 친구들이 직접 지역을 여행하는 여행자가 되어 하나하나 우리의 일상생활에 맞닿은 관광의 접점을 경험하기를 바랐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구체화시키는 과정에서 기획, 마케팅, 정책, 개발, 서비스 등 내가 제일 재밌어하는 영역을 발견하기를 바랐다.


'진로'는 말 그대로 '나아갈 길'이다. 어디에도 그것을 결정해야한다는 뜻은 없다. 진로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불안해할 필요도, 결정해야한다는 압박도 느낄 필요가 없다. 그저 내가 관심있고 좋아하는 것을 찾아 '나아가는 길' 그 자체가 진로라고 말하고 싶었다. 진로에 끝은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은 그저 끊임없이 나아갈 뿐이고, 지금 갈팡질팡하고 있는 청년들과 똑같이 나 역시 지금도 '나아갈 길'을 찾아가며 걸어가고 있다는 공감을 나누고 싶었다. 


2. 자기효용감

모든 사람들은 자신이 쓸모있다고 느낄 때 행복하다. 시청에 근무했을 때 거대한 조직에서 일하는 나는 내가 기대하는 것만큼 쓸모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나라는 사람이 점점 작아지고 쓸모없다는 좌절에 우울해지고싶지 않았기에 시작한 프로젝트가 '나는대한민국이다'라는 소셜캠페인이었다. 일이 아무리 많아도 나는 시간을 따로 내어 직접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사람들을 모아 일을 벌렸다. 그 과정 속에서 내가 단순하게 쉴 수 있는 시간은 더 줄어들었지만 더 행복해졌다. 회사에서는 충분히 채워지지 않는 나의 효용감을 다른 일을 통해 채울 수 있었기에 견뎌낼 수 있었다. 직장인들에게 취미생활이 필요한 이유도 어쩌면 같은 이유일 것 같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참여자들이 자기효용감을 느끼길 바랐다. 취업준비를 하면서 계속되는 거절에 좌절하고, 학교에서나 직장에서 오는 우울감을 이 프로젝트를 통해 조금이나마 극복할 수 있기를 바랐다. 사람들은 자신이 관심있고 좋아하는 일을 파고들 때 가장 행복할 수 있기에, 관광에 관심있는 직접 지역을 경험하고 아이디어를 내서 현실화하는 과정 속에서 '나'라는 사람의 가치를 충분히 느낄 수 있기를 바랐다. 그래서 참여자들이 만든 결과물이 지역에도 소중한 자료가 될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퍼실리테이터로 참여했던 전문가들 역시 같은 마음이길 바랐다. 꿈을 꾸는 청년들과 함께하며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잊고있었던 초심과 열정을 되찾기를 바랐고, 청년들과의 교류를 통해 자기효용감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 역시 매번 청년들과 함께하는 과정 속에서 느끼는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구나'라는 감동이 흔들리지않고 나만의 길을 계속 걸어갈 수 있게 만들어주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3. 행복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말하고싶었다. 관광은 누군가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 스스로 행복할 수 있어야 남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 그 출발점은 내가 언제 행복한지 나를 알아가는 것이다. 모든 선택의 순간에 있어 기준이 '행복'이 되기를 바랐다. 그래서 더욱 함께하는 시간을 즐기기 위해 노력했다. 자기소개를 하는데만 2시간이 걸리더라고 서로를 더 깊게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고, 밤새도록 수다를 떨고 추억을 만들 수 있기를 바랐다. 나는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행복한지 알아가는데 이 프로젝트가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1박2일이라는 시간은 내게도, 그리고 함께한 사람들에게도 소중하게 기억될 것이라 믿는다. 누군가는 내 꿈을 응원하고 지지해주고 있다는 믿음과 함께하는 과정에서의 행복이 앞으로 우리가 어떠한 길로 나아가더라도 그 발걸음의 원동력이 될 수 있을거라 믿는다. 


* 이번 프로젝트에서 학생들이 조별로 만들어낸 결과물은 전문가들의 보완을 거쳐 시흥시 문화관광과에 연구보고서 형태로 전달될 예정이며, 추후에 청년들이 직접 참여하는 실제 프로젝트로도 연계될 예정입니다.

* 청년x지역 리얼관광 프로젝트는 앞으로도 더 많은 지역에서 진행해보고 싶은 프로젝트입니다. 지역에 거주하는 청년들과 관광분야 진로를 희망하는 청년들이 만나서 관심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지역을 여행하니 더 구체적이고 실행가능한 프로젝트를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해보고 싶은 지역은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 지역에 대한 애정을 아낌없이 보여주시고, 숙박/여행/식사/간식 등 풍성하게 지원해주신 시흥시청에 무한한 감사를 표하는 바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절대 일을 놓지않는 엄마가 되고싶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