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르노가 들려주는 노르망디 왕국 이야기 21화
[대문 사진] 세르크(Sercq) 섬
바이킹들은 마글루와흐 성인이 555년에 창건한 세르크의 수도원을 침략했습니다. 브르타뉴 지방에 속한 돌(Dol)에서 갑작스레 쳐들어온 바이킹들은 분명한 목표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이 시대의 수도사들은 작은 공동체를 구성하고 있었던 관계로 재빨리 성물함을 어딘가로 안전하게 옮기는 일이 급선무였습니다.
「생 마글루와흐의 기적(Miracles de saint Magloire)」은 바이킹들과 관련지은 전설로 인용되곤 합니다. 갑자기 들이닥친 배들을 보고 놀란 섬사람들이 공포에 떨며 외따로 떨어진 갑(岬)으로 피신합니다.
그때 성인이 기도를 올립니다. 마글루와흐는 바이킹들의 침입으로 공포에 떨고 있는 섬사람들에게 용기를 줍니다. 그러나 섬사람들은 무기도 없이 도망치기만 합니다.
성인은 지팡이로 거대한 바위를 힘차게 내려치는데 바위가 수천 개의 조각으로 나뉘어 성인은 돌조각들을 골고루 섬사람들에게 나누어주었습니다.
섬사람들은 돌조각을 받아 들고는 자신들을 향하여 기어오르는 적들을 향하여 마치 비가 퍼붓듯이 돌들을 던졌습니다. 이런 와중에 마글루와흐가 무릎을 꿇고 기도하자 바이킹들 가운데 겨우 12명가량만이 도망칠 수 있었습니다.
피루의 거위
12세기 때 지은 피루(Pirou) 성채는 오늘날 방벽 한 부분만 남아있습니다. 그럼에도 현존하는 요새 가운데 가장 오래된 요새란 점에서 가치가 있습니다. 낮은 저지대를 방어할 목적에서 성채는 ‘미에유(모래 언덕)’ 한가운데 지어졌습니다. 다른 한쪽은 코탕탱 서쪽의 모래가 많은 해안입니다.
루이 모헤리가 펴낸 『역사 대백과』가 인용한 18세기 때부터 전해오는 전설에 따르면, 잿빛의 거위들의 이동과 바이킹들의 원정과는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한 무리의 바이킹들이 해안에 상륙하였습니다. 그들은 요새를 공격하기가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야 성을 공격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성벽 안에는 무거운 정적만이 감돌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마침내 사다리를 타고 성벽을 기어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성벽 안은 인기척조차 없는 버려진 성채 같기만 했죠. 단지 노인네 한 명만이 앉아 허공을 망연히 바라만 보고 있었습니다.
노인네가 그들에게 들려준 이야기는 생명을 보전하기 위해 모두가 어느 곳인가로 떠났다는 것이었습니다. 떠난 이들은 또 다른 그곳 점령지의 점령군이 되었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덧붙였습니다.
생존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마법사가 사용하던 책의 주문(grimoire) 형식을 빌린 이야기 덕분에 그들은 침략자들로부터 목숨을 보전하기 위하여 모두 야생의 거위들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 말을 듣자 바이킹들은 전날 새벽 성채를 날아오르던 수많은 거위 떼들을 보았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이어지는 이야기는 거위들이 마법사가 사용하던 책의 주문을 되찾기 위해 돌아왔다는 것입니다. 주문 덕분에 그들은 다시 사람이 될 수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이 이야기는 사실 거짓입니다.
바이킹들은 성에 불 지르고 모든 것을 불태웠습니다. 그러나 그때 이후로 거위들은 해마다 봄이 되면 마법사가 사용하던 책의 주문을 되찾으려는 기대로 다시 돌아온다는 것이죠. 그러나 그 주문의 책은 찾을 길이 없고 거위는 가을이 되면 다시 떠날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