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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地名)

장 르노가 들려주는 노르망디 왕국 이야기 34화

by 오래된 타자기

[대문 사진] 코탕탱 지역의 스칸디나비아 식 지명


또 다른 예를 들자면, 스칸디나비아 식 총칭명사는 거주지하고 딱 들어맞습니다. 특히 Þorp, býr 그리고 búð가 이 경우에 해당합니다. 노르망디 지방에서 이 어휘들은 대단히 특별하게도 한정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이는 분명히 식민화가 깊숙이 이루어졌다는 증거입니다.


도르프(Þorp)란 의미는 새로운 농가, 즉 외따로 떨어져 있는 농가를 가리킵니다. 이는 시골마을로부터 일정한 거리를 띄우고 있는 새로이 만들어진 농가를 의미합니다. 이 말은 결국 경작지의 확장이란 의미를 띤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torp가 붙어있는 지명들(코탕탱 지역에서는 -tourp가 붙는다)은 초가집들뿐이거나 외따로 떨어진 농가들이 있는 시골마을들 뿐입니다. 예를 들어 코탕탱 지역에 위치한 Saussetour(예전의 철자는 Saxi에서 뻗어 나온 ‘Sauxetorp’였다)가 그 경우에 해당합니다.


지명의 뒤에 붙는 접미사 Torp나 Tourp는 어느 것이나 막론하고 당대에 새롭게 조성된 거주지를 가리킵니다. 그리 많은 경우는 아니지만 býr란 접미사가 붙는 지명도 등장하죠. býr란 어휘는 마을 또는 농가를 지칭합니다. Tournebu(마드리 지역에 속한 이 마을은 옛 철자가 ‘Tornebu’였는데 접두사는 Þorn, 즉 가시를 뜻한다), Carquebut(코탕탱 지역에 속한 이 마을은 옛 철자로 ‘Kirkebi’라 표기했는데, kirkha는 교회를 뜻한다), 또는 La Hougue Bie(저지 섬에 속한 이 마을은 haugr, 즉 산말랭이, 언덕을 뜻한다)의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마지막으로 búð란 철자인데, 오두막집 또는 병영의 의미를 띠는 철자는 -beuf로 끝나는 몇몇 지명에서 발견됩니다. Daubeuf(뇌부르그의 초원에 속한 마을로써 옛 철자는 ‘Dalbuth’였으며, 이 말은 dalr, 즉 계곡이란 뜻이다) 또는 Elbeuf(루앙 지역에 속하는 마을로써 옛 철자로 ‘Wellebof’, ‘Wellebou’라 표기했으며, vella, 즉 부글부글 끓기 또는 원천이란 뜻)가 이에 해당합니다.


스칸디나비아 인들에 의해 식민화가 이루어졌다는 역사적 사실을 증거 하는 또 다른 지표는 개간지들입니다. 바이킹들은 개간지들을 표기하기 위하여 þveit라는 말에서 비롯한 -tuit라는 접미사를 붙여 지명을 만들어 썼습니다. 이 숫자가 100여 개가 넘습니다.


브래 지역에 소재한 Regnetuit(Ragnarr) 마을 이름에서 보듯이 간혹 인명과 관계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총칭명사에 해당하죠. 이러한 총칭명사는 식물 이름들입니다. 예를 들어, 코 지역에 속한 Bractuit(brakni, 고사리란 뜻), 오쥬 지역에 속한 Tontuit(옛 철자로는 ‘Tornetuit’라 표기했다. Þorn, 식물의 가시라는 뜻)가 그러합니다.


이러한 지명들은 독특하게도 노르망디 동쪽 지역에만 분포해 있습니다. 노르망디 동쪽 지역이라 함은 루앙을 중심으로 한 지역(Roumois)인데, 이곳은 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룬 곳이죠. 바이킹들은 이 지역을 아주 조금씩 개간하면서 정착했으리라 짐작됩니다.


더해 ‘thuit’이란 단어는 개간지 또는 개간 예정 삼목림을 뜻하는 말로써 이미 노르망디 방언에서 사용하던 어휘입니다. 이 단어는 le Thuit에서 보듯이 앞에 관사를 붙여 단독으로 활용하였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로마 제국시절 활용되던 방식으로 표기하기도 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Le Thuit-Hébert나 Le Thuit-Signol(북유럽의 인명과는 하등 관계가 없음)의 경우가 그러합니다. 이러한 지명들은 11세기말까지 개간이 이행되었음을 반증합니다. 위에서 예시한 두 마을이 자리 잡고 있는 엘뵈프의 숲과 롱드 숲은 이들에 의해 개간이 이루어진 곳입니다.


서쪽 지역에서는 -tuit란 말 대신 프랑스 어에 해당하는 ‘개간(essart)’이라는 어휘로 직접 지명을 표기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tuit란 총칭명사는 여전히 지명들로 쓰였고(특히 루앙 지역과 코 지역), 프랑스 어로 지명을 표기(Les Essarts의 형태로)한 지역들은 오쥬와 브쌩 그리고 코탕탱 지역에서였습니다.


또한 ‘vaast’(중세 라틴어로는 vastum, 즉 숲 속의 빈터를 가리키는 임간지, 황무지란 뜻)란 총칭명사로 대체되기도 했습니다.


코탕탱 북쪽에서는 소뜨바스트(Sottevast)나 바르나바스트(Barnavast)에서 읽히듯이 Sóti나 Barni와 같이 스칸디나비아 인명에 해당하는 접두사가 앞에 자리하는 지명들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같이 숲을 개간하여 거주지를 늘려가는 방식은 바이킹들의 침공이 끝나갈 때까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는데, 그 비약적 발전을 이룬 시기가 대략적으로 10세기와 11세기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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