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꺼진 정원

성탄을 앞두고

by 오래된 타자기


불 꺼진 정원엔

찬바람만 붑니다.

아무래도 당신이 오시기엔

너무 늦은 밤인 것 같습니다.


세상을 구원하러 오신 당신

내 맘에 깃든 이여!


불 꺼진 정원에 부는 찬바람을 맞으며

읊조리는 목소리엔 메마른 침만 겉돕니다.


세상을 구원하러 오셨다가

세상 사람들에게 버림받고 죽으신 당신


한기에 오들오들 떨리는 손을

호주머니 깊숙이 찔러봐도

세상의 온기는 오갈 데 없습니다.


세상을 구원하러 오신 당신

십자가에 피 흘리며 죽어가신 주님


내 얼어붙은 가슴팍을 여미시고

뜨거운 눈물을 흘리게 하신 이여


세상의 평화가 간절한 이 마당에

뿌리째 드러내고 누우신 이여


사흗날에 부활하실 것을 믿고 간청 드리오니

이 죽음과 이 헛된 망상을 쫓아내시고

어둠 속에 광명 깃들기를 원하옵나이다.


모두가 살고

모두가 힘내어

서로를 부추기며 새로이 열어가는

환한 세상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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