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날의 검, 한류
요즘 유난히 한일 커플, 한일 부부 이야기가 많이 들린다.
내가 일본인 아내와 살고 있어서
SNS 알고리즘이 보여주는 걸 수도 있지만,
통계도 이를 뒷받침한다.
2024년, 새로 맺어진 한일 부부만 1000쌍 이상.
역대 최대치다.
그만큼 일본인과의 만남에 관심 가진 한국인이 늘었다는 의미다.
케이팝 덕분에
“한국 남자는 멋있다”, “감정 표현이 적극적이다”는 인식이 일본에 퍼졌다.
하지만 내가 처음 일본에 왔을 때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이미 그때부터 한국 남성은
‘매너 좋고 책임감 있는 사람’으로 통했다.
입사 초반, 선배들과 함께 출근하던 날이었다.
내가 먼저 문을 열고,
뒤따라오는 사람들을 위해 문을 잠시 잡아줬다.
“사스가 또와상, 신사네~!”
‘이게 뭐라고? 그냥 예의 아닌가?’
연수 중 책상이나 의자를 옮길 때도 그랬다.
호텔이라 여직원이 많았는데,
내가 먼저 움직이면 꼭 이런 말이 들렸다.
“사스가 또와상, 친절하네~!”
한국이었다면 ‘그 정도는 당연하지’였을 일이다.
그런데 여기선 작은 행동 하나에도
칭찬이 쏟아졌다.
첫 회식 자리에서도 그랬다.
앞접시를 돌리고, 빈 잔을 챙기자
“사스가 또와상, 이런 것까지 해주는 거야?”
그때 깨달았다.
특히 지방의 직장에서는
남성이 이런 ‘배려’를 하는 게 아직 드물다는 걸.
이 모든 건 입사 후 2주 안에 벌어진 일이다.
그리고 그 후 1년 넘게
나는 거의 매일 비슷한 말을 들었다.
한국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예의가,
여기선 ‘매력’이 된다.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 남성은 어릴 때부터
‘남자는 이렇게 행동해야 한다’는
규범 속에서 자라왔다.
문을 잡아주고,
무거운 걸 대신 들어주고,
식탁을 정리하는 건
‘매너’가 아니라 ‘습관’이다.
하지만 일본에선 그게
‘신사적’이고 ‘센스 있는’ 행동으로 읽힌다.
한국: 그 정도는 당연한 거 아냐?
일본: 역시 한국 남자는 달라!
이 온도차가 생각보다 크다.
재미있는 건 이거다.
‘한국인’이라는 패시브 호감이 이미 깔려 있다.
여기에 사소한 행동이 더해지면
상대가 느끼는 매력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간다.
한국에서 평범하던 내가,
일본에선 갑자기 ‘매력남’이 되는 이유다.
하지만 이건 양날의 검이다.
아무 행동도 안 하거나,
무례하게 굴면 이미지는 더 빠르게 무너진다.
“한국 남자는 신사라더니, 얜 왜 이래?”
그 실망감은 몇 배로 커진다.
한류가 준 점수는, 한순간에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
일본에서 ‘매력적’이란 평가는
외모나 언어 실력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식 기본 예의와 태도의 문제다.
한국에서 해온 걸
그대로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여기선 여전히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다.
결론은 단순하다.
“한국에서 당연한 것을, 여기서도 당연하게 하자.”
이성 간의 친목에 대한 한일 양국의 인식차이를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일본에서의 유학, 취업, 직장생활, 연애, 결혼, 육아까지
풀어내고 싶은 이야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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