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다가올 시간들이 나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기를 바라며
어쩌다 보니 마지막 글을 올린 지 4개월이 되었다. 글쓰기에서 완전히 손을 놓고 있었던 건 아니지만 글쓰기에 대한 열의가 사그라들었던 건 사실이다.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이런 결과를 만들어냈겠지만 2023년의 마무리 회고를 하면서 생각한 결론은 내 마음이 많이 편해졌기 때문인 것 같다. 아마도 나에게 글쓰기는 마음속에 응어리진 것들을 풀어내는 한 방법이었던 듯한데, 물론 아직 모든 것이 다 해소되었다고 말하진 못하겠지만 어쨌든 나 스스로도 내가 많이 나아졌다는 자각이 있고 나쁘지 않은 감각이다. (한편으로 내가 내 상태에 대해 너무 섣불리 판단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지만... 그냥 현재의 감정을 받아들이자)
SNS에서 해가 넘어가는 며칠이 문에 달린 경첩 같다는 글을 보았다. 23시 59분 59초와 0시 0분 0초 사이에 해가 바뀐다는 것이 문을 열고 들어가기 전과 후와 같고 그 사이 며칠이 경첩과 비슷하다는 비유일 거다. 나는 2023년을 보내고 2024년을 맞이하며 날짜가 중요하지 않은 생활을 한지가 오래되어서인지 새삼스럽게 찰나의 시간으로 일 년을 나누는 것이 조금 기이하게 생각되기도 했는데, 한편으로는 쌓여가는 미련들을 흘려보내고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는 계기가 우리에겐 필요하기에 약간은 과하게 호들갑스럽다고 느껴지는 연말연시를 좋게 받아들이자고 생각했다.
2023년을 마무리하며 '1년이 쏜살같이 지나갔다' 거나 '다사다난했던 한 해' 같은 류의 말은 이제 그만하기로 했다. 어느 해는 쏜살같지 않고 다사다난하지 않았던가... 1년 하고 8개월의 쉼을 거치며 마음의 안정을 위해서는 '지금에 있는 것(Be here, now)'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기에 그냥 지금만 생각하고 지금을 살아가는데 집중하자고 다시 한번 다짐한다. 시간의 흐름이 느리게 또는 빠르게 느껴지든,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2024년엔 물러설 곳 없이 다시 복직을 해야 하고 또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아득해지지만(앞서 말한 'Be here, now'를 떠올리며 너무 깊은 생각으로 빠지진 않는다) 휴직 이전의 나보다는 나를 잘 지킬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들을 내려놓고, 모든 것을 '완벽'하거나 '잘'하려 하지 않고, 남들의 기준이 아닌 '내가 만족하는' 나로 살아가는 심지가 흔들리지 않기를.
더불어 글쓰기에 대해서도 방향을 달리해보기로 했다. 앞서 말했듯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의 글쓰기가 나 자신의 한풀이였던 것에서 벗어나 조금은 더 가볍게 글을 써야겠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꾸준히'를 위해서 연재도 시작해볼까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했지만 그 시간들이 분명 나를 나아지는 방향으로 이끌었듯이 앞으로의 다른 시간들도 나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주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