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지옥이 되어가는 세상

제정신으로 살기가 힘들다...

by 애나

최대한 뉴스들을 멀리하고 싶어도 이 세상과 단절되지 않는 이상 여러 가지 소식들은 내 귀에까지 전해진다. 특히 최근 강력범죄 뉴스가 자주 들려오는데, 진짜 문제는 이 사건들 중 상당수가 '묻지마 폭력 또는 살인' 즉, 불특정 사람들을 상대로 우리가 평범하게 일상을 영위하는 곳에서 일어나는 범죄이며, 설상가상으로 이런 사건들이 하루 걸러 한 번씩 일어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까지도 묻지마 폭력/살인 사건이 없진 않았다. 하지만 간간이 들려오던 그러한 사건들이 주로 일어나는 시간은 밤이었고 장소는 인적이 드문 곳이었다. (물론 모든 묻지마 범죄가 그런 것은 아니겠으나...) 그런데 최근 신림역 사건은 한낮의 대로에서 일어났고, 이 사건의 범인은 이런 일을 벌인 이유가 열등감과 사회에 대한 불만 때문이고 특정한 대상이 있던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리고 며칠 전 또 하나의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한 20대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다)이 분당의 서현역 주변에서 자동차로 여러 명의 행인들을 친 후 역과 연결된 쇼핑몰에 들어가 흉기를 무차별적으로 휘둘러 10명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거기다 신림동 사건부터 서현역 사건 이후 비슷한 범죄를 저지르겠다는 예고장들이 계속해서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온다고 하는데, 도대체 이런 짓을 하는 벌이는 인간들은 무슨 생각으로 사는 것인가.


사실 모두에게 말하고 싶지만 차마 하지 못하고 친한 지인들에게만 피력했던 나의 생각이 있다. 모두에게 말하지 않는 이유는 내가 특별히 사회문제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지도, 그에 대한 상세한 자료 조사를 해본 적도 없으며 그저 우리나라 공교육 수준의 지식을 토대로 한 생각이었기 때문이라 충분히 편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생각은 지금과 같이 극단적인 사회 양극화가 계속된다면 사회약자들은 점점 더 극한으로 몰리게 될 것이고, 그들 중 몇몇은 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를 물듯이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최악의 선택을 할 수 있으며, 이것이 범죄로 발현되어 범죄율이 상승하면서 결국 큰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더불어 그 범죄의 대상이 바로 나 또는 당신이 될 수도 있다는 것. 누군가는 자신과 그런 사람들의 접점이 없으므로 본인은 그런 일을 당할 리 없다고 주장할 수도 있겠지만 당신이 아무리 고위직에 돈이 많아도 히키코모리가 아닌 이상 타인과의 접촉이 0이 되긴 불가능할 테니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다.


그리고 이런 사회적 문제를 가속화하는 것 중 하나가 SNS라고 생각한다. 어느 순간 SNS는 네트워킹보다 소위 '자랑질'에 초점이 맞춰진 것 같다. SNS 세상의 사람들은 돈도 많고 행복해 보인다. 그들은 옆집 드나들듯 해외에 여행을 가고 값비싼 음식만 먹으며 명품을 가볍게 사는 듯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 사진들을 보면서 박탈감을 느끼고 특히 그 SNS의 주인공이 나와 비슷한 또래라면? 그 박탈감이 더 커지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SNS에 올려진 그 사진들은 전시된 것일 가능성이 크며, 사진 몇 장만으로 그 사람의 사정에 대해 모두 다 알기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런 것들을 생각하기보다 자랑질 SNS로부터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에 더 집중하고, 결국 그것들이 내상이 되어 그 상처들이 곪다 못해 개인의 정신적인 문제로까지 발전하다가 때로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표출되기도 하는 것 같다.


사람들은 점점 이기적이 되어가고 나의 부와 명예를 위해서는 남을 짓밟는 것을 서슴지 않는다. 나 자신, 내 가족, 내 자식은 무슨 일이 있어도 최상의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최근 일련의 여러 가지 사건들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키워진 아이들은 선생님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많은 이들은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 폭력을 휘두르거나 사람을 죽인다) 도대체 뭘 얼마나 잘 먹고 잘살고 싶어서, 손해는 0.00.........1%도 보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나의 기분을 조금이라도 상하게 하면 몇 배로 꼭 되갚아주겠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는 것인지. 때때로 이런 마음을 투명하게 내보이는 사람들을 만나면 정말 저들이 악마가 아니고 무엇일까 생각하게 되는데, 날이 갈수록 이런 사람이 더더욱 많아지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그리고 별생각 없던 사람들도 그런 사람들에게 나쁜 일을 당하면 왜 나만 당해야 하는가 라며 악한 마음을 가지게 되는 악순환. 결국 악마만 늘어나 서로를 죽이는 그곳이 바로 지옥이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오랜만에 쓰는 글이 이런 내용이 되어 안타깝다. 사실 이 주제에 대해서는 여러 번 쓰고 싶었지만 나의 시각이 편협하지 않을 리 없기에 쓰는 것이 망설여졌다. 하지만 서현역 사건의 뉴스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아 내 생각을 꼭 한 번쯤은 글로 남겨두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악인들보다 더 많이 존재할 선량한 사람들의 마음이 세상을 더 나은 방향을 이끌게 되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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