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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도윤 Sep 27. 2018

홍채 미인

언제부터 서로의 얼굴이 가까워진 것일까. 가깝다고 느끼지 할 정도로 대화에 깊이 빠져있었나 보다. 비좁은 열차의 좌석에 나란히 앉아있던 우리는 누가 봐도 자연스러운 열차 안 상황이지만, 새삼스럽게 당황해버린 나는 그렇다고 머리를 뒤로 빼지 못하고 바라보고 있던 눈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그때 비로소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눈이 아닌 눈동자였다. 깊은 동공을 감싸고 있던 신비로운 홍채의 색과 무늬였다. 대화는 계속되었지만, 예술가가 예리하게 조각해 놓은 것만 같은 세상에 단 하나뿐인 홍채에서 빠져나오지 못 했다. 이토록 치명적인 눈은 내 앞의 사람은 물론 모두가 가지고 있는 선물인 것이다.

오늘 커다란 눈의 아기 사진을 보고, 오래전 홍채가 아름다웠던 사람이 생각났다. 거울을 한 번 보시라 당신의 홍채도 무한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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