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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야 Oct 09. 2021

외국에 산다는 슬픔

가족

외국에 산다는 슬픔과 소외감 그리고 미안함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해도 해도 너무 부족하므로.

나는 결혼을 하자마자 외국에서 살기 시작해서 사실 시댁이 뭔지도, 명절 증후군을 겪어보지도 못했다. 일 년에 한 번 만날까 말까 하는 가족들은 우리를 가족보다는 손님처럼 대해주고, 우리는 늘 즐거운 모습만 공유하며 살고 있다.



너무 그리운 한국



작년 코로나가 터짐과 동시에 외갓집이 뒤집어졌다. 할머니가 쓰러지시고, 큰 뇌수술을 하면서 몸의 거동이 힘들어지고 말을 잃으셨다. 그리고 몇 개월 뒤 할아버지도 갑자기 돌아가셨다. 엄마와 이모들은 한꺼번에 온 슬픔과 현실을 버티고 있었고, 나는 코로나라는 장벽에 못 이겨 한국을 들어가지 못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행복하자고 왔는 이곳에서 나는 충분히 행복했지만, 가족들의 슬픔은 나누지 못하니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렇다고 내가 당장에 한국에 들어갈 처지도 아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고작 영상통화와 위로의 말 몇 마디뿐.



한국에 있는 남동생에게 엄마를 잘 부탁한다 했더니 돌아오는 답변이

"누나는 여기 있지도 않으면서 나한테만 왜 맨날 이런 부탁하는 거야? 나도 부담스럽고 힘들다고!"

대답을 듣고 순간 멍 해졌다.

그리고 너무 화가 났다.

"넌 왜 그렇게 이기적이니? "

 이기적인  스스로에게 너무 화가 나서 괜히 동생에게  화를 냈다.



동생말이 맞다. 난 엄마가 힘들 때 한순간도 엄마 옆에 있지 않았는데 말이다. 이런 불효자식이 어디 있나. 너무 슬펐다. 나의 행복만을 붙잡고자 여기서 꿋꿋이 버티고 있는  자신이 가장 이기적인걸 알면서도   행복을 위해 살아간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외국에 산다고 다 좋은 것만은 아니다. 특히 가족과 관련된 모든 것들이 나는 을의 입장이고 늘 미안한 마음뿐이다.


오늘따라 우리 가족이 너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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