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너를 처음 만나는 길에서

5강. 장면을 감정으로 나타내기 과제

by 회색토끼

https://brunch.co.kr/@without258000/279

의 과제의 일환으로 작성된 글입니다.


썸네일은 드라마 오늘도 사랑스럽개의 공식 스틸컷 중 하나입니다. (출처: https://www.instagram.com/p/CyfQdnhL7_6/)



과제1. 다음의 Tell 문장을 Show 문장으로 바꾸기

1. 그는 피곤했다.

☞그는 그대로 침대 위에 대(大)자로 뻗었다. 손 하나 까딱할 힘조차 없었다.


2. 그녀는 설렜다.

☞그녀는 약속시간이 다가올수록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계속 무언가를 만지작거려야만 버틸 수 있었다.


3. 그는 지루해했다.

☞그는 입이 찢어져라 하품을 하며 한 손으로 턱을 괴었다. 아직 1분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영겁의 시간이 흐르는 느낌이었다.


4. 그녀는 당황했다.

☞순간, 그녀의 얼굴이 화끈거리며 달아올랐다. 어찌할 바를 모른 채 그저 손을 등 뒤로 감추고 꼼지락거렸다.





과제2. 다음의 상황 중 하나를 선택하여 앞뒤 상황의 장면을 감정으로 나타내는 글쓰기 (1,000자 이내)


그는 초조하게 시간을 확인하며 일단 장롱 문을 활짝 열어제꼈다. 이 옷도 꺼내보고 저 옷도 꺼내보며 자신의 몸에 대보았다. 분명히 계절마다 입을 만한 옷을 충분히 사두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그녀에게 처음 선보이는 옷으로서는 적합한 옷이 없어보였다. 하나 같이 어딘가 촌스럽거나 어딘가 성의가 없어보였다. 바닥 위로 옷가지들이 쌓여갈수록 그는 더욱 조바심이 났다. 차라리 아무 옷이나 걸쳐 입고 근처 백화점이라도 들를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아무래도 그럴 시간은 부족했다. 그는 고민 끝에 제일 무난하고 깔끔한 셔츠와 바지 조합을 선택했다.


“너무 힘주면…오히려 부담스러워할지도 몰라.”


사실 그녀는 그가 무슨 옷을 입고 오든 크게 개의치 않을 사람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저 혼자 앞서나가며 사소한 포인트 하나하나 강박적으로 체크해나가기 시작했다. 셔츠 소매 끝단이 애매하게 구겨지진 않았는지, 단추 2개씩 잘 매었는지, 앞지퍼를 확실히 끝까지 올렸는지 꼼꼼하게 확인했다.

다음 타깃은 머리였다. 앞머리를 내렸다가 올렸다가 오른쪽으로 가르마를 탔다가 왼쪽으로 탔다가 그 순간만큼은 손빠른 미용사였다. 결국 이마의 절반만 드러내기로 결심했다. 앞머리로 다 덮자니 자신이 비겁하게 머리카락 뒤로 숨는 것 같았고, 앞머리를 시원하게 까자니 역시 또 부담스럽게 보일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확실하게 포마드로 고정하고나서 그는 박박 문질러가며 깨끗하게 손을 씻었다. 이제 더 수정할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입력시켰다. 머리를 고치려면 이젠 머리를 감아야할 수밖에 없는데 그러면 또 일이 커지게 된다.

준비를 마치고 거울 앞에 서보았다. 크큼하고 헛기침을 해보았다.


“혹시 많이 기다렸나요?”


그는 한 톤 높여가며 이야기해보기도 하고 중저음으로 이야기해보기도 하고 같은 문장을 다양하게 이야기해보았다.


“하…. 근데 내가 왜 이렇게까지 신경쓰지. 그럴 사람이 아닌데.”


그는 한숨을 내쉬며 현관문을 나섰다. 여자와 단둘이 만나는 것이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은 분명히 아니었음에도 모든 것이 다 처음이고 생소한 일이었다.



[과제보다 더 재미있는 후기 이야기] 과연 깡총깡총 토끼는 어떤 걸 골라서 과제를 했을까요?

1) 중요한 시험 결과를 기다리는 학생

2) 오랜만에 고향에 돌아온 사람

3) 첫 데이트를 앞둔 사람

4) 직장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은 사람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