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모다란의 투자 전략 바이블> / 애스워드 다모다란
※ 시장 데이터를 통해 흔히 통용되는 주식투자 전략을 분석하고, 장단점을 제시하는 책입니다. 주식투자에 대한 안목을 기르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합니다.
이 책은 지금까지 제기된 모든 질문에 답하지 않는다. 그런 통찰을 갖춘 사람은 아무도 없다. 대신 누군가 투자 전략을 권유할 때 올바른 질문을 던질 수 있도록 무기를 제공한다. 이 책은 종목 선정이 쓸모없다고 확신하는 비관론자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대신 투자 전략을 신중하게 사용하면 보상받는다고 확신하는 낙관론자에게 적합하다.
- 애스워드 다모다란(저자)
1장. 실패하지 않는 투자 전략은 없다
2장. 고배당주는 가격이 상승하는 채권?
3장. 이 주식 정말 싸다! 저 PER주 이야기
4장. 장부가치보다 싸다고? 저 PBR주 이야기
5장. 이익이 안정적인 회사가 더 유리할까?
6장. 우량 기업이 투자에 유리할까?
7장. 아가야, 무럭무럭 자라라! 성장주 이야기
8장. 최악은 지나갔다! 역발상 투자
9장. 다음 대박을 노려라! 신성장 회사와 신생 회사
10장. 다 집어삼켜라! 인수 합병 거물
11장. 확실한 한 방! 무위험 절대 수익
12장. 달리는 말에 올라타라! 모멘텀 투자
13장. 전문가를 따르라!
14장. 장기적으로는 말이야, 전체 시장에 대한 미신
15장. 열 가지 교훈
뉴욕대학교 스턴경영대학원 재무학 교수. MBA 과정에서 기업 금융과 주식 가치 평가를 가르친다.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캠퍼스에서 경영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6년부터 뉴욕대학교에 재직 중이며 뉴욕대 명강의상을 비롯해 많은 상을 받았다. 1994년에는 <비즈니스위크>의 미국 최고 경영대학원 교수 12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되었다. ‘가치평가의 세계적 석학’이라는 평을 듣고 있으며, 월가의 투자은행들도 그의 가치평가와 분석을 참고 자료로 많이 활용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다모다란의 투자 전략 바이블>, <투자철학>, <주식 가치평가를 위한 작은 책>, <내러티브 앤 넘버스>, <Applied Corporate Finance>, <Investment Valuation>, <Damodaran on Valuation> 등이 있다. 이외에도 기업 금융, 가치 평가, 포트폴리오 운용에 관한 책을 다수 저술했다.
발이 바닥에 닿을 때마다 자신의 위치를 모두에게 알릴 수 있을 정도로 내장재가 비어있는 가설 건축물인, 지금 내가 있는 건설사무실에서 있었던 일이다. 지난날 자신의 ETF 투자 수익률이 꽤 좋았다며, 우리들에게 ETF 투자를 권하던 윤 부장님은 그날따라 본인 자리를 벗어나질 않았다. 평소 같았으면, 진즉이 담배라도 피우러 나갈 시간이었다. 저 인간이 오늘은 어떤 작당모의를 할까 궁금해 슬쩍 그의 자리로 향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두 눈 사이에 내 천(川) 자를 그리며 스마트폰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바닥에서 느껴지는 진동의 크기가 점차 세지는 것을 느꼈는지 그는 자세를 고쳐 않으며 시선을 내 쪽으로 옮겼다. 그가 말을 할 때 스마트폰 화면에는 파란색과 빨간색이 뒤엉킨 차트가 떠있었다.
- 박 차장 비트코인 샀나? 요즘 비트코인 많이 올랐던데, 지금이라도 사야 되는 거 아니야?
- 저는 계속 조금씩 모으고 있었어요. 부장님 비트코인 사시려고요?
- 많이 오른 것 같긴 한데 지금이라도 사는 게 좋지 않을까?
대체 나보고 어쩌라는 것인가. '살 거면 사고 말 거면 마세요'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치고 올라왔지만, '그래도 내가 형이야' 라며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하던 나의 친구이자 형님의 말이 떠올라 차마 입 밖으로 뱉을 수는 없었다. 어차피 투자는 본인의 선택이 아니던가. 자본시장의 냉혹함이 고스란히 담긴 말이긴 해도, 이 말보다 더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가 담겨있는 것을 나는 본 적이 없다. 나는 그에게 평소처럼 투자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뉘앙스로 답을 했다. 그리고 며칠 뒤 부장은 내게 자신의 스마트폰을 들이밀며 말했다.
- 봐바 박 차장 100만 원만 했거든? 벌써 5% 상승이야
- 우와. 축. 하. 드. 려. 요.
평소 그의 행실로 말미암아 우리들은 암묵적으로 그를 인간지표(그가 매수를 하면 매도를 하고, 그가 매도를 하면 매수를 하라)로 여기고 있었건만, 그런데 뭐? 5만 원을 벌었으니 점심을 사주겠다고? 일단 밥을 사주신다니 반가우면서도 마음 한 편으로는 속이 쓰렸다. 그의 투자 방법은 뇌동매매(생각하지 않고 하는 거래)가 아니라 치밀한 전략에 기반했던 것일까. 타인을 무시했던 나의 무지를 반성하며, 인간은 겸손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는 순간이었다.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투자전략이 존재한다. 오죽하면 시장에 참여하는 투자자 수만큼 투자 전략이 있다고 하겠는가. 그렇지만 대부분의 것들은 대략 십여 개의 기본 투자 전략에서 변형된 것들이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이름과 주제가 달라지며 새로운 투자 전략이라고 소개되었던 것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전략이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엄밀하게 살펴보면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좋은 기업의 주식을 사면 수익은 따라온다.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 장기 투자는 반드시 승리한다. 존버는 승리한다. CEO가 훌륭한 기업에 투자하라. 가격이 크게 하락한 주식을 사라. 이 외에도 고수익을 종용하는 그럴싸한 전략은 무수히 많다.
우리 부장의 투자를 잠깐 들여다보자. 그의 전략은 가격이 급등하는 종목, 그러니까 상승 모멘텀이 있는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었다. 일반적으로 어떤 종목이 가격이 급등한다는 것은 둘 중 하나다. 주식의 실질 가치가 올라감에 따라 강력한 매수세가 있는 것이거나, 세력의 개미 털기(세력이 종목을 저가에 매수하기 위해 개인의 매도를 유도하는 전략) 거나. 그런데 잘 알다시피, 주변에서 들리는 주식으로 망했다는 케이스는 대부분 후자다. 단, 선물이나 옵션을 제외하고. 그렇다 보니 가격이 급등한 종목을 뒤따라 추격 매수하는 전략은 리스크가 크기에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은 아니다. 그래서 금융기관에 30년 이상 몸담았던 자칭 종목왕 김정수 작가는 가격 상승뿐 아니라, 거래량도 함께 급등했는지 확인하라고 조언한다. 물론 나는 그가 개인적인 경험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보기에 신뢰하지 않지만 말이다. 그런데 이 전략은 차트의 모양을 분석해서 투자하는 차티스트들에게는 유명한 전략이기도 하다. 그들이 이 지표를 눈에 불을 켜고 찾는 이유는 그들은 이것을 아주 강력한 상승 신호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부장의 투자 전략은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니었지만, 자산의 가치가 올랐으니 성공적이었다고 볼 수 있겠다.
대표적인 기본 투자 전략에는 저 PER주, 저 PBR주, 고배당주, 이익이 안정적인 기업, 우량주, 성장주, 역발상, 소형주(IPO), 인수합병, 모멘텀 투자, 전문가 따라 하기 등이 있다. 투자를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만한 전략일 것이다. 가치평가의 대가인 애스워드 다모다란 교수는 자신의 저서인 <투자 전략 바이블>에서 대표적인 기본 투자 전략의 원리를 파악하고 장단점을 분석하여 독자에게 제시한다. 아쉬운 것은 이 책이 만들어진 지 20년이 지났기 때문에 데이터의 정합성이 조금은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 될 것은 없다. 그의 분석은 그가 실제 시장 데이터를 활용함으로써 충분히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독자들은 그의 분석 방법론에 대한 지식만 가져가더라도 오늘날 넘쳐나는 데이터에 대입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이 책의 목표는 단순하다. 주변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다양한 투자 전략을 검증해 보고 어떻게 하면 잠재적인 위험을 줄일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그리고 분석의 결과는 독자에게 명확한 한 가지 사실을 알려준다. 백전백승 완전무결한 투자전략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업의 주가와 내재 가치, 그리고 전 세계적인 경기 흐름은 지금 이 순간에도 변화무쌍하게 움직이고 있다. 따라서 어느 순간에 성공적이었던 전략은 언젠가 실패하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이 모든 것을 고려하여 계속해서 승리하는 전략은 존재할 수 없다. 만약 그것이 존재하게 되는 때가 온다면, 그때 인류는 날씨를 오차 없이 예측하고, 모든 곳에 쓰이는 범용 인공지능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고도화된 문명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투자 전략을 잘 알고 적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각 전략의 장단점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T(Time), P(Place), O(Occasion) 즉, 시간과 장소와 경우에 맞는 전략을 활용해야 한다. 굳은 심지를 갖고 한 가지 전략을 끝가지 고수하는 것도 좋지만, 기약 없는 기다림을 하게 될 가능성도 있으니 상황에 맞는 유연한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투자의 리스크를 더욱 줄일 수 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전략에 끌려다니는 것이 아니라, 전략을 좌지우지할 수 있어야 하고 우리가 필요로 할 때 해당 전략이 승리하는 것이다.
필자는 굳이 따지자면 저 PER주, 저 PBR주, 역발상 투자가 혼합된 전략을 선호하는 편이다. 재무이론에 근거한 가치평가가 수반되면서도 약간의 위험을 즐기는, 나름대로는 텐베거(tenbagger, 10배)를 노리는 전략이다. 왜 이런 전략을 가지느냐고 묻는다면, 그냥 개인적인 성향이 그렇다고 답할 수 있을 것 같다.
인생은 그 자체로 리스크다. 인간은 안정적인 것을 선호하지만, 실제로 우리 주위에 안정적인 것은 단연코 아무것도 없다. 그냥 그렇게 믿고 싶은 것이다. 변하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인간의 몸도 태어남과 동시에 소멸을 향해 달려간다. 그러므로 리스크가 없는 것은 애초에 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이러한 믿음은 내게 리스크를 적극 짊어질 수 있는 용기를 주었다. 그러나 다만, 합리적인 판단에 기초한 투자를 하기 위해, 이익은 최대화하면서 리스크는 최소화할 수 있는 재무적인 분석을 겸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주식 시장은 어떻게 될까? 상승이냐 하락이냐 말이 많던 시장의 분위기는 최근 갑작스러운 파월 의장의 금리인하 가능성 발언으로 인해 더욱 혼란이 가중된 것 같다. 분명 경기침체가 올 것 같으면서도 실질경기를 체감하자니 경기침체는 아닌 것 같고, 자산가치의 거품이 빠지려면 한참이나 더 지표가 하락해야 할 것 같으면서도 지표는 하락하지 않고 있다. 또, 현 5% 금리 수준을 유지하니 실제로 소비자물가지수는 연준이 유도한 수준보다 더 낮게 나왔으며, 금리인하를 예상하더라도 당분간 금리가 유지되는 것을 감안하면 자산가치는 더 하락할 것 같지만, 선반영을 감안하면 가치가 올라갈 것 같기도 하고. 우리나라는 또 어떠한가. 전국적으로 전세사기가 만연하고, 그동안 자금이 몰렸던 부동산 시장에 유동성이 떨어지자 이를 감당하지 못한 업체들이 하나 둘 나가떨어지고 있다. 여러모로 복잡한 요즘의 상황이다.
인간이 시장을 이기려는 시도는 주식 시장이 탄생한 이래 계속되고 있다. 비록 인간은 시장이 내포하고 있는 모든 변수를 알지 못하지만,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처리하는 과정을 통해 최선의 판단을 내리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인간은 실수를 한다. 나도 그렇고 당신도 그렇다. 하루에도 셀 수 없이 많은 정보가 쏟아지는 세상이다. 우리는 결코 절대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정보에 기초한 의사결정이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의사결정을 위한 본인만의 투자철학이 있는지 여부다. 만인에게 동등하게 주어진 정보 이외의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우리에게 주어진 여러 가지 무기를 나름대로 조합하여 본인에게 맞는 최선의 것을 찾아내는 일일 것이다. 그 과정에 애스워드 다모란의 책 <투자 전략 바이블>이 도움을 줄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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