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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준환 Oct 11. 2022

민희진 표 글리터 다이어리

NewJeans ‘Attention’ (2022)

구성과 완급 면에서 화려함을 극대화한 아이브의 'Eleven'과 케플러의 'Wa da da', 그리고 엔믹스의 'O.O' 등 최근 4세대 걸그룹이 선호하던 데뷔 경향과 비교해 보았을 때, 뉴진스의 'Attention'은 매우 차분하고 묵직하다. 마치 자극적인 선공격으로 매체 노출과 각인을 노리기보다는 이미 주어진 이목에 보답하고 양질의 결과물로 만족시키는 데 집중하겠다는 메시지처럼 들린다. 이러한 행보의 당위성은 거대 기획사로 자리 잡은 하이브의 존재와 아이돌 콘셉트 앨범의 혁신을 가져온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민희진' 참여의 공산이 크다. 뉴진스는 별다른 홍보 없이 예고의 순간부터 화제의 대상이었고, 여느 신인 그룹보다 자본과 기획 면에서 유리한 입지와 주도권을 쥐고 있는 팀이다.


1990년대부터 청소년과 함께 번성을 일군 K팝의 존재 의의로 다시 돌아가 초점은 십 대 문화의 고증과 구현, 더 나아가 융합으로 향한다. 2000년대 노스탤지어를 장식하는 피처폰과 고전 포털 사이트 콘셉트, 스케이트보드와 농구, 그라피티 등 전 세계에 통용되는 직접적인 하이틴 키워드, 또한 베이퍼웨이브를 연상케 하는 어리숙한 3D 비주얼라이징과 색감, 폰트 모두 과거의 파편을 차근차근 조립하는 행위와 같다. 하지만 그 결과물은 단순한 아카이빙의 산물이 아닌 Y2K와 MZ 세대를 아우르는 새로운 경향의 탄생이자, 오히려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십 대 문화까지 본인이 결정하겠다는 선언처럼 보인다.

최근 언더그라운드 신에서 각광받는 디제이 250이 참여한 음악의 기조 역시 이와 비슷하다. 박수와 보컬 샘플이 혼합된 듯한 현대식 도입부 사이로 1990년대 알앤비 반주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식, 이 공간에서 현재와 과거의 구분은 더 이상 무의미해진다. 다음으로는 적재적소에 솔로 파트와 화음 구간을 분배하여 자연스럽게 개별 멤버를 소개하는 노련한 완급이 엿보인다. 전반적으로 편한 청취감을 지향하나 결코 심심하지 않다. 여러모로 콘셉트와 데뷔의 의의를 차례로 충족하는 곡이다.


파격적인 '아트 필름'으로 시장의 판도를 바꾼 에프 엑스 < Pink Tape >의 사례를 위시하듯, 음원보다 뮤직비디오를 먼저 공개한 것은 곡과 더불어 전반에 깔린 '아트워크' 전체를 함께 주시하고 즐겨 달라는 의도로 보인다. 이들의 기습 등장을 두고 오고 가던 수많은 담론이 떠오른다. K팝 변혁의 새로운 청사진을 제공할지, 혹은 향수에 깃댄 일차적인 전략으로 남을 것인지. 그 카드가 'Attention'이 된 시점, 민희진 표 글리터 다이어리의 첫 장은 완벽하게 전자에 가까워졌다.


7.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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