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대행사에 맡기면 당신이 ‘토사구팽’ 당하는 이유
"수출이 힘들어서 중간 무역 회사나 에이전트에게 맡기고 싶죠? 잘되면 잘되는 대로, 안되면 안되는 대로 그들은 장난을 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자생력을 키워야 합니다."
큰 꿈을 안고 시작한 수출. 하지만 막상 부딪혀보니 언어의 장벽, 복잡한 서류, 막막한 바이어 발굴까지...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닐 것이다. 바로 그때, "저희에게 맡겨만 주십시오. 알아서 다 뚫어드립니다"라고 말하는 무역 회사나 에이전트의 등장은 가뭄의 단비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그 달콤한 제안이 결국 당신의 사업을 통째로 집어삼킬 '독이 든 사과'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
많은 대표님들이 '전문가'에게 맡기면 더 빠르고 확실할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그 믿음의 끝에는 대부분 쓰디쓴 배신감이 기다리고 있다. 그들은 당신의 성공을 위해 일하지 않는다. 그들은 오직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당신을 '이용'할 뿐이라다.
그들의 작동 방식은 교묘합니다.
"여러분들 덕에 바이어를 세팅한 거예요. 그런데 그다음부터 여러분은 의미가 없죠. 그저 여러 옵션 중 하나(One of them)일 뿐입니다."
이게 무슨 뜻일까요? 그들은 당신의 좋은 제품을 '미끼' 삼아 그토록 뚫기 어려웠던 해외 바이어와의 거래를 성사시킨다. 관계가 한번 형성되고 나면, 그들에게 당신은 더 이상 유일한 존재가 아니다. 이제 그 바이어에게는 당신의 제품이 아닌, 더 싸고 마진이 많이 남는 다른 회사의 비슷한 제품을 얼마든지 제안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당신은 결국 사냥이 끝난 뒤 버려지는 사냥개, 즉 '토사구팽(兎死狗烹)' 신세가 되고 만다.
프리미엄 떡볶이 밀키트를 개발한 이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1단계: 구세주의 등장
국내 시장에서 반응이 좋자, 이 대표는 미국 수출을 결심하고 한 무역 에이전트와 계약했다. 에이전트는 놀라운 수완을 발휘해 3개월 만에 LA의 한인 마트 체인과 첫 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 대표는 "역시 전문가는 다르다"며 에이전트를 전적으로 신뢰하기 시작했다.
2단계: 미묘한 신호들
몇 차례 순조롭게 수출이 진행되던 어느 날부터, 에이전트는 "바이어가 가격 인하를 계속 요구한다", "요즘 경기가 안 좋다"며 납품가를 깎으려 했다. 물량을 늘려주겠다는 약속에 이 대표는 어쩔 수 없이 마진을 줄여가며 공급했다.
3단계: 갑작스러운 이별 통보
1년쯤 지났을까, 에이전트는 "바이어가 더 이상 주문을 하지 않는다. 다른 곳을 알아보겠다"며 갑자기 거래 중단을 통보했다. 어렵게 뚫은 유일한 수출길이 막힌 이 대표는 눈앞이 캄캄해졌다.
4단계: 충격적인 진실
몇 달 뒤, 이 대표는 미국 출장길에서 충격적인 사실을 마주한다. 자신이 거래했던 바로 그 LA의 한인 마트에서, 자신의 제품과 패키지까지 거의 흡사한 다른 회사의 떡볶이 밀키트가 팔리고 있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수소문 끝에 알아낸 사실은 더욱 기가 막혔다. 그 제품을 공급한 것은 다름 아닌 자신과 계약했던 바로 그 에이전트였다.
에이전트는 이 대표의 제품으로 시장의 문을 연 뒤, 더 싼 가격에 제품을 공급해 줄 다른 제조업체를 찾아 이 대표를 버리고 갈아탔던 것이다. 이 대표는 자신의 제품과 노력으로 남 좋은 일만 시켜준 꼴이 되었다.
이 대표의 이야기가 남의 일 같지 보일 것이다. 그러나 절대 그렇지 않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비슷한 일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하나다. 힘들고 오래 걸리더라도 당신만의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
바이어와의 관계는 직접 만들자. 중간에 누군가를 끼우는 순간, 그 관계는 당신의 것이 아니다.
당신의 제품을 대체 불가능한 존재로 만들자. 끊임없이 소통하며 왜 '당신의 제품'이어야만 하는지를 바이어에게 각인시켜야 한다.
하나의 유통 채널에 의존하지 말자. 직접 발로 뛰어 두 번째, 세 번째 판로를 계속해서 개척해야 한다.
물론 이 과정은 외롭고 고되다. 하지만 내 손으로 직접 잡은 물고기만이 진짜 내 것이 되듯, 직접 뚫은 수출길만이 당신의 회사를 흔들리지 않는 반석 위에 올려놓을 것이다.
지금 당장은 잘되는 것처럼 보여도, 남에게 기댄 사업은 결국 모래성과 같다. 더 멀리, 더 오래 가고 싶다면 오늘부터라도 직접 노를 젓는 선장이 되자. 그것이 당신의 소중한 사업을 지키는 유일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