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린 이를 위한 좌충우돌 실전 생존기"나도 궁금했어!"

"내가 대기업 출신이야" 이 말에 아직도 맹신하나요?

by 장재환

"내가 LG 지사장 출신이야" 이 말에 속아 '독점 계약' 맺어주면 벌어지는 일

"과거 대기업 또는 기관장 출신이라고 거들먹거리면서 수출 대신 해주겠다는 사람!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좋은 일보단 나쁜 일이 더 많죠?"

혁신적인 신제품을 개발한 당신. 기술력과 품질만큼은 자신이 있는데, 막상 해외로 팔려니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 바로 그때, 구세주처럼 한 사람이 나타납니다. 말쑥한 차림에 자신감 넘치는 태도, 그리고 그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화려한 과거.

"제가 왕년의 LG전자 베트남 지사장이었습니다. 현지 네트워크는 저만 한 사람이 없죠. 대표님 제품, 제가 보니 물건 좋네요. 저한테 1년만 '독점 판매권'을 주시면, 제가 책임지고 동남아 시장에 쫙 깔아드리겠습니다."

가슴이 뛴다. 이런 대단한 경력의 인물이 내 제품의 가치를 알아봐 주다니. 이제 고생은 끝나고 성공 가도를 달릴 일만 남은 것 같지만 안타깝게도, 이는 당신의 사업을 1년간 통째로 마비시킬 '지옥행 계약서'에 사인하는 것과 다르지 않을 수 있다.


‘독점권’이라는 달콤한 독약

왜 이런 '전문가'를 경계해야 할까? 특히 그들이 요구하는 '독점권'은 왜 위험할까? 그들은 당신의 제품을 진심으로 팔 생각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 그들의 진짜 목적은 따로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포트폴리오 채우기: "내가 지금 이런 유망한 한국 제품의 동남아 독점권을 가지고 있다"라고 다른 비즈니스 미팅에서 과시하며 자신의 몸값을 높이는 용도로 당신의 제품을 활용.

경쟁사 진입 차단: 당신의 경쟁사로부터 커미션을 받고, 의도적으로 당신 제품의 시장 진입을 1년간 막아버리는 최악의 경우도 비일비재함.

단순한 '문어발' 관리: 여러 개의 독점권을 문어발처럼 쥐고 있다가, 그중 가장 팔기 쉬운 것 하나만 집중하고 나머지는 방치.

결국 당신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1년이라는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 세상에 갓 나온 '신제품'이 창고에서 먼지만 쌓인 채 '구제품'으로 늙어가는 끔찍한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사례: '왕년의 지사장' 믿었다가 1년 동안 발 묶인 김 대표

스마트 반려동물 급식기를 개발한 스타트업 '펫케어'의 김 대표. 그는 해외 교포가 운영하는 한 무역 컨설팅 업체와 계약했다. 자신을 '과거 대기업 동남아 총괄'이었다고 소개한 컨설턴트는 김 대표의 제품을 극찬하며 "1년 독점 계약"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책임지고 현지 최대 펫용품 유통사에 입점시키겠다"는 약속에 김 대표는 두말없이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1~3개월 차: "현재 유통사 상품기획팀(MD)과 긴밀하게 협의 중입니다. 긍정적인 신호가 오고 있습니다."라는 희망적인 보고가 이어졌다.

4~6개월 차: "담당 MD가 휴가를 가서 일정이 조금 지연되고 있습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죠."라며 연락이 뜸해지기 시작했다.

7~12개월 차: 김 대표가 먼저 연락하지 않으면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어쩌다 연락이 닿아도 "현지 시장 경기가 안 좋다", "경쟁 제품이 너무 많다"는 핑계만 늘어놓았다.

결국 1년이 지났고, 수출 실적은 '0'이 되었다. 그사이 경쟁사들은 아마존과 동남아 온라인 쇼핑몰에 발 빠르게 진출해 시장을 선점해 나갔다. 김 대표는 1년 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경쟁사들이 커가는 것을 손 놓고 지켜봐야만 했다. 그에게 '독점 계약'은 기회의 문이 아니라, 성장의 발목을 잡는 족쇄였던 것이다.


당신의 사업을 지키는 법: '거절할 용기'와 '직접 할 각오'

이런 사기꾼 같은 제안을 어떻게 걸러낼 수 있을까?

화려한 과거보다 구체적인 '현재'를 요구하자: "그래서 지금 당장 제 제품을 위해 어떤 액션을 하실 건가요? 첫 3개월의 상세한 실행 계획을 보여주십시오."

'독점'이라는 단어에 경계심을 갖자: "독점은 어렵습니다. 대신, 3개월 안에 초도 물량 계약을 성사시키면 그때 독점 계약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습니다."와 같이 성과 기반의 조건을 역제안할 필요가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하는 것이다: 겉으로 보기엔 그들이 가진 네트워크가 뭔가 대단해서 탐나는 경우도 분명 있다. 그러나 막상 보면 그들이 가진 정보는 대부분 당신이 조금만 노력하면 얻을 수 있는 것들이다. 그들에게 의존하는 순간, 당신의 사업은 당신의 것이 아니게 된다.

누군가 당신에게 나타나 "내가 왕년에..."라며 달콤한 제안을 건넨다면, 딱 한 가지만 기억하자. 진짜 전문가는 말로 증명하지 않고, 행동으로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당신의 사업을 당신보다 더 절실하게 성공시키고 싶은 사람은 이 세상에 당신 자신밖에 없다는 것이다.


https://youtube.com/shorts/J9tzah5xi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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