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린이를 위한 좌충우돌 실전 생존기"나도 궁금했어!"

바이어의 "이것만 바꿔주세요", 100% 선금 없이는 절대 금지

by 장재환

수출 계약이 성사되기 직전, 바이어가 달콤한 제안을 해온다.

"제품은 정말 마음에 듭니다. 그런데 저희 시장에서는 빨간색이 행운의 색이니, 제품 색상만 빨갛게 바꿔주실 수 있나요? 로고도 저희 것으로 넣어주시고요." 이제 막 수출에 뛰어든 초보 대표는 '드디어 계약이 성사되는구나!' 하는 생각에 기쁘게 "네, 물론입니다!"를 외친다. 하지만 이 한마디가 사업을 통째로 위기에 빠뜨리는 재앙의 시작이 될 수 있다.


OEM 주문, 달콤하지만 위험한 유혹

바이어의 요청에 따라 기존 제품의 사양(스펙), 디자인, 색상, 포장 등을 변경하여 생산하는 방식을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이라고 한다. 이는 분명 대량 수주로 이어질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하지만 여기에는 수출 초보가 반드시 알아야 할 치명적인 함정이 숨어 있다.

문제는 '결제 조건'이다. 많은 초보 셀러들은 계약금 30%를 받고 생산을 시작한 뒤, 선적 시점에 잔금 70%를 받으면 된다고 안일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바이어 맞춤형으로 제작된 OEM 제품에 이 공식을 적용하는 순간, 모든 리스크는 고스란히 당신의 몫이 된다.


사례: '빨간색 티셔츠'의 비극

수출업자 A 씨는 중국 바이어에게 파란색 티셔츠 1만 장을 수출하기로 했다. 계약 직전, 바이어는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강렬한 빨간색'으로 색상을 바꾸고 자신들의 브랜드 로고를 인쇄해 달라고 요청했다. A 씨는 흔쾌히 수락하고 계약금 30%를 받은 뒤 공장에 생산을 지시했다.

한 달 후, 1만 장의 '빨간색 맞춤 티셔츠'가 창고에 가득 쌓였다. A 씨는 바이어에게 선적 준비가 완료되었으니 잔금 70%를 보내달라고 연락했다. 하지만 바이어는 갑자기 현지 시장 상황이 변했다며 트집을 잡기 시작하더니, 물건부터 받고 나중에 결제하겠다고 한다.

A 씨의 손에 남은 것은 무엇일까? 중국 바이어의 로고가 박힌 1만 장의 빨간 티셔츠. 이 제품은 대한민국 그 어디에도, 다른 어떤 나라에도 팔 수 없는 '악성 재고'가 되어버렸다. 받은 계약금 30%로는 생산 원가조차 감당할 수 없었다.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철칙: '100% T/T in Advance'

이런 최악의 상황을 피할 방법은 단 하나뿐이다. 바이어가 제품의 사양 변경을 단 하나라도 요구하는 OEM 주문의 경우, 반드시 생산에 들어가기 전 대금 100%를 선금으로 받아야 한다. 이는 절대 타협하거나 양보해서는 안 될 무역의 철칙이다.

표준품(Standard Product): 당신이 원래 팔던 파란색 티셔츠는 A 바이어가 계약을 취소해도 B 바이어나 C 바이어에게 팔 수 있다. 리스크가 분산된다.

주문품(OEM Product): 하지만 바이어 맞춤형 '빨간색 로고 티셔츠'는 그 바이어가 아니면 아무도 사주지 않는다. 모든 리스크를 당신 혼자 짊어져야 한다.

따라서 제품을 '맞춤 제작'해주는 대가로, 바이어는 '대금 100% 선지급'이라는 리스크를 부담해야 하는 것이 공평한 거래다. 만약 바이어가 이를 거부한다면, 그 거래는 처음부터 당신에게 불리한 계약이거나 혹은 사기일 가능성이 높다.

바이어의 친절한 미소와 달콤한 요청에 현혹되지 마라. 당신의 소중한 사업을 지키는 것은 계약서상의 냉정한 원칙이다. '맞춤 제작'에는 '100% 선금'. 이 공식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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