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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대금 떼여 화물 회수? 진짜 문제는 '가져와서 어쩔 건데'다

by 장재환

수출 비즈니스에서 가장 두려운 악몽 중 하나는 바이어가 잔금을 치르지 않고 버티는 상황이다. 이럴 때 많은 수출업자들이 가장 먼저 걱정하는 것은 '과연 저 멀리 가 있는 내 화물을 다시 한국으로 가져올 수 있을까?'이다.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쉽백(Shipback)'을 고민하지만, 사실 이건 문제의 본질이 아니다.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


화물 회수는 방법의 문제, 진짜 재앙은 그 이후다

결론부터 말하면, 어떻게든 화물을 다시 가져올 방법은 존재한다. 포워더와 협력하고 법적인 절차를 밟으면 시간과 비용이 들더라도 내 물건을 되찾을 수는 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간과하는 진짜 질문은 바로 이것이다. "그래서, 그 화물 다시 가져와서 어쩔 건데?"

이 질문 앞에 서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어렵게 되찾아온 그 수출 물량은 이제 당신의 창고를 가득 채운 거대한 '골칫덩어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그 제품이 표준품이 아닌, 특정 바이어의 요구에 맞춰 제작된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제품이라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사례: 다시 돌아온 컨테이너, 그리고 악성 재고의 비극

당신이 한 바이어의 요청에 따라 특별히 제작한 디자인과 로고가 새겨진 상품 1만 개를 컨테이너에 실어 보냈다고 상상해 보자. 바이어가 대금을 지급하지 않아 우여곡절 끝에 1만 개의 상품을 모두 한국으로 다시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 당신은 안도할 수 있을까?

아니다. 재앙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그 1만 개의 상품은 국내 시장에서는 팔 수 없다. 다른 나라의 바이어에게도 팔 수 없다. 오직 그 계약을 파기한 단 한 명의 바이어만을 위해 만들어진 제품이기 때문이다. 결국 엄청난 운송비를 들여 되찾아온 상품은 고스란히 '악성 재고'가 되어 창고 임대료만 잡아먹는 애물단지로 전락한다. 대량 주문을 받았다고 기뻐했던 순간은 처참한 실패의 기억으로 남는다.


대량 수주의 기쁨보다 리스크 관리가 먼저다

이것이 바로 대량 수출 오더를 받았다고 해서 무조건 기뻐할 수만은 없는 이유다. 계약의 규모가 클수록, 리스크 또한 눈덩이처럼 커진다. 특히 1인 기업이나 소규모 무역회사에게 악성 재고는 회사의 존폐를 위협하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수출을 진행할 때는 항상 최악의 시나리오, 즉 '이 물건이 고스란히 나에게 다시 돌아왔을 때, 나는 이것을 감당하고 다른 곳에 처분할 수 있는가?'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 리스크를 피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이전 글에서 강조했던 원칙으로 돌아간다. 바이어가 단 하나의 스펙 변경이라도 요구하는 OEM 주문이라면, 생산 전 대금 100%를 선금으로 받아야 한다. 이것만이 당신을 악성 재고의 비극으로부터 지켜줄 수 있는 유일하고 가장 강력한 안전장치다. 화물을 다시 가져올 수 있느냐 없느냐는 부차적인 문제다. 진짜 핵심은 '가져올 필요가 없는 상황'을 처음부터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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