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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할 때 인보이스 2개 쓰는 거, 불법일까 편법일까?

by 장재환

바이어의 위험한 제안, '언더밸류 인보이스'의 함정

수출 거래에서 상업송장(Commercial Invoice)은 ‘돈’에 관한 모든 것을 증명하는 핵심 서류다. 수출자는 이 인보이스에 기재된 금액을 기준으로 한국 세관에 수출 신고를 하고, 수입자는 동일한 서류를 자국 세관에 제출하여 수입 신고를 하고 관세를 납부한다. 이것이 바로 국제 무역의 기본 원칙이다.

그런데 어느 날, 바이어에게서 솔깃하면서도 찜찜한 제안이 들어온다. “실제 거래 대금을 송금할 인보이스와 별개로, 수입 통관에 사용할 금액을 낮춘 인보이스를 하나 더 만들어 줄 수 있나요?”

이것이 바로 실무에서 흔히 접하게 되는 ‘언더밸류(Undervalue)’의 유혹이다.


◇ 하나의 거래, 두 개의 인보이스

수출 통관 시 제출하는 인보이스와 수입 통관 시 제출하는 인보이스의 금액이 다른 이중 계약.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수입자는 수입하는 물품 가격에 따라 관세와 부가세를 납부한다. 따라서 인보이스 금액을 실제보다 낮게 신고하면, 당장 내야 할 세금이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바이어 입장에서는 세금 부담을 줄여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으니 매력적인 제안처럼 보이고, 수출자 입장에서는 바이어의 편의를 봐주면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에 고민에 빠진다.


◇ 언더밸류, 편법이 아닌 명백한 ‘불법’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언더밸류는 결코 용인될 수 있는 편법이나 관행이 아닌 명백한 ‘불법’이다. 이는 세관을 속여 세금을 탈루하는 ‘관세 포탈’ 행위에 해당한다.

만약 수입국 세관에서 언더밸류 사실이 적발될 경우, 그 책임은 일차적으로 수입자인 바이어에게 돌아간다. 부족한 세액을 추징당하는 것은 물론, 거액의 벌금과 함께 화물이 압류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서류를 만들어준 수출자는 안전할까? 천만의 말씀이다. 수출자는 관세 포탈의 ‘공범’으로 간주된다. 해당 국가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향후 수출길이 막히는 것은 물론, 국제적인 신용도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 더 무서운 진짜 위험: 사고 발생 시 보상 불가

언더밸류의 가장 무서운 점은 따로 있다. 만약 운송 중 화물이 파손되거나 분실되는 사고가 발생해 보험 처리를 해야 할 경우, 보험사는 어떤 금액을 기준으로 보상해 줄까? 당연히 세관에 공식적으로 신고된 ‘낮은 가격의 인보이스’다. 실제로는 10만 달러어치 물건을 보냈지만, 통관용 인보이스에 5만 달러로 신고했다면, 사고 발생 시 최대 5만 달러밖에 보상받지 못한다. 바이어와의 대금 분쟁이 발생했을 때도 법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금액은 세관에 신고된 금액뿐이다.


결국 바이어의 요청을 들어주는 작은 ‘편의’가 부메랑이 되어 돌아와 막대한 손실을 입히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 무역의 모든 과정은 ‘신뢰’를 기반으로 하지만, 그 신뢰는 ‘원칙’의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원칙은 단 하나다. 실제 거래 가격을 정직하게 신고하는 것. 이 원칙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장기적으로 나의 사업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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