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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공자는 AI를 할 수 없나요?

개발 지식이 없는 비전공자에서 프롬프트 엔지니어가 되기까지

by 도리

이런 걸 알려드려요

• 30대에 직무 변경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낸 방법
• 혼자 AI를 공부하고 경험을 쌓을 수 있을까?
• AI를 사랑하는 당신도 AI 엔지니어가 될 수 있다.


AI는 석·박사 전공자의 전유물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대답은 'NO'.

나는 컴퓨터와는 아주 거리가 먼 의료 전공을 했고 AI를 시작한 지 딱 1년이 됐다. 그리고 나는 얼마 전에 프롬프트 엔지니어로 합격해서 면접만 남았다.

IMG_7370.JPG 프롬프트 엔지니어로 코딩테스트까지 넘어갔다. ©도리

인공지능(AI)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많은 사람이 AI 관련 직업에 관심을 가지지만, 동시에 ‘나는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도 하게 된다. 특히, 비전공자는 AI를 배울 수 없다는 편견이 여전히 존재한다. 심지어 전공을 한 사람도 요즘은 석·박사가 아니면 취업이 힘들다고 말한다. (이 부분은 어느 정도 맞는 말이다. 네카라쿠배에서 AI를 하려면 석사 학위를 기본으로 요구하더라.)

그러나, 나는 30대 비전공자 여성이 독학으로 AI 프롬프트 엔지니어가 된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비전공자도 AI 분야에서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하고자 한다. 구글의 AI 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적절한 프롬프트를 설계하는 것만으로도 모델의 성능을 20~30% 향상할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비전공자가 어떻게 AI 전문가로 거듭날 수 있을까?




1️⃣혼자서도 시작할 수 있다 – 독학의 첫걸음

내가 AI를 처음 접한 건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 입사하면서였다. 어쩌다 보니 AI팀 업무를 보조하게 되었는데 이럴 수가. AI가 이렇게 재밌는지 몰랐다. 사실 백수 시절에 '백엔드 개발자 부트캠프'와 같은 강의를 들을까 고민도 했었다. 개발자가 취직이 잘 된다던데.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나는 컴퓨터와 그다지 친한 사람이 아니었고 이미 개발자 포화상태에 내가 끼어든다고 한들, 경쟁력이 없다고 생각해서 듣지는 않았다.

회사에 입사하고 AI와 개발에 대해 막연한 흥미를 느꼈지만, 다시 비전공자라는 이유로 망설였다. 하지만 개발 지식이 없어도 생성형 AI로 코드를 작성하는 동료를 보면서 머리가 띵했다.


코드를 못 짜도, AI가 짜게 만들면 되잖아?

물론 실제 개발자가 듣는다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비웃을 수도 있다. 그 순간, 막연한 자신감이 생겼다. 나는 번역가로 일하면서 언어를 배치하고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법을 익혀왔다. 프롬프트도 마찬가지다. 언어를 차곡차곡 쌓아 설계하는 일이다.


가보자고.


나는 점심시간이나 퇴근하고 따로 시간을 내서 패스트 캠퍼스, Udemy 강의를 들으며 기본 개념을 익혔다. 회사에서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스터디에 참여해서 강수진 박사의 책을 공부했다.


강수진박사.jpg 프롬프트 엔지니어의 업무일지 : 국내 1호 프롬프트 엔지니어가 꺼내 놓은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진짜 실무 이야기


솔직히 책은 실망스러웠다. 나는 실제 프롬프트 엔지니어가 쓰는 프롬프트 예시를 보고 싶었는데, 책은 생성형 AI를 만드는 프롬프트 엔지니어의 입장에서 쓴 일지였으니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패스트캠퍼스에서 강수진 박사의 강의를 발견했고 속는 셈 치고 결제했다.

thumb---sns---200kb-png---1-.png 엔지니어를 위한 실무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기대를 안 하고 구매를 해서 그랬을까?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사실 책과 중복되는 내용이 많았는데, 오히려 나에겐 더 도움이 됐다. 책에서 이해가 잘 안 가던 부분도 강의에서 디테일하게 말씀해 주셔서 퍼즐을 맞추듯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에 대한 개념을 잡았다. 강수진 박사의 강의에서 얻은 인사이트는 '프롬프트는 끝없는 실험의 연속이고, 그 실험을 모두 기록해라.'였다. 그땐 기록을 왜 그렇게 강조하는지 몰랐는데 이제는 이해할 수 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스크린샷 2025-02-19 090736.png 실제 내가 기록하고 있는 프롬프트 실험 ©도리

프롬프트는 온점 하나가 없어도 다르게 답변이 나온다. 최적의 프롬프트를 찾기 위해서는 여러 파라미터를 만지고 단어를 하나씩 바꿔가며 실험해야 하는데 기록이 없으면 비교할 대상이 없어서 난감해진다.


2️⃣실전에서 배우다 – 회사에서 AI 프로젝트 참여

사실 나는 AI 공부하는 데 있어서 회사의 도움을 굉장히 많이 받은 편이다. 같은 프로젝트를 하는 동료로 유명한 AI 연구원, 능력이 뛰어난 개발자, 최고의 기획자가 있었다. 클라우드 기반 AI이 아닌 로컬에서 돌려보고 싶을 땐 AI 연구원 동료가 모델을 추천해 주었고 (이때 Hugging Face를 처음 알았다.), 개발자 동료는 개발 지식을 거리낌 없이 나누어주었다.


그렇게 모두의 도움을 받아 AI를 배우고 있을 때, 내 커리어에 중요한 일이 일어난다.

f10806cb019300001.jpeg 2024년 AI해커톤

우리는 개발자 없이 AI 해커톤에 참여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으로 멀티모달도 써보고 Xcode, React 애플리케이션도 처음 만들어봤다. 내 지분은 30%도 안 될 것 같지만, 그래도 나는 선배들이 어떻게 AI를 사용하고, 프롬프트를 쓰는지 배울 수 있었다. 결과는 어땠을까?


우리는 결승에 진출했다.

우승은 못 했지만, 해커톤에 개발자 없이 참가해서 1차, 2차를 통과하고 결승까지 가다니!

해커톤을 통해서 나는 AI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건 개발 지식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라는 걸 배웠다.


3️⃣비전공자도 엔지니어가 될 수 있다

AI 시대에서는 기존의 ‘개발자’ 개념이 변화하고 있다. 전통적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이 아닌, AI를 다루고 최적화하는 능력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AI 관련 직업 보고서에 따르면 AI 산업 내에서 개발자 비율이 점차 낮아지고 있으며, 프롬프트 엔지니어와 같은 직무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당신이 자연어 처리를 배우지 못하고 석·박사가 아니라도 AI를 할 수 있다.

내가 배운 교훈은 세 가지이다.

• AI 시대에는 개발보다 창의성과 논리적 사고가 중요하다.
• 비전공자도 충분한 실습과 경험을 통해 전문가가 될 수 있다.
•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계속해서 도전하는 것이 핵심.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비롯한 AI 분야는 이제 막 개척되기 시작한 영역이다. 그래서, 비전공자라도 빠르게 학습하고 실력을 쌓으면 충분히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기죽지 말자.


비전공자라는 이유로 AI를 포기할 필요는 없다. AI는 더 이상 ‘코딩을 잘하는 사람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더 잘할 수 있는 분야다. 지금 당장 AI 공부를 시작하고, 작은 실험을 반복하며 성장하다 보면 기회는 온다.

당신이 노력하는 만큼, 그만큼 누구나 충분히 AI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런 AI 독학 루트를 추천드려요

• Udemy, 패스트캠퍼스 같은 AI 기초 강의 → 개념 익히기
• ChatGPT, Hugging Face 실습 → 간단한 프로젝트 해보기
• AI 해커톤 참가 → 실전 경험 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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