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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레일스앤 Oct 07. 2019

[육아 에세이, 967일]19년 10월 6일. 맑음

요즘 일요일 일과, N서울타워

일요일은 아빠에게는 하늘이와 함께 할 수 있는 날이란다. 엄마가 '육아 숲 해설사'교육을 가는 날이라 아빠는 요즘 하늘이와 일요일을 함께 한단다. 이번 주는 직장동료 결혼식이 있어 강남에 있는 예식장으로 점심때쯤 출발했단다. 


하늘이는 동네 친구인 유준이 집에 가는 줄 알고 차에 탔지만 아빠는 강남으로 향했단다. 하늘이를 밖에 데리로 나가려면 이제는 어디 가는지 설명을 해주어야 할 만큼 하늘이가 부쩍 커버렸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차가 밀리지 않고 강남으로 갈 수 있었다. 결혼식장에 도착해서 낯선 사람들과 낯선 환경에 결혼식장에서 울기 시작했단다. 겨우겨우 달래서 결혼식 피로연 장소에서 점심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물론 유튜브가 큰 힘이 되었다. 

정말 힘들었던 점심식사 하늘이가 가자보 보채는 바람에 겨우겨우 달래서 점식식사 완료. 

식사를 마치고, 엄마가 수업을 하는 남산으로 향했다. 엄마가 가르쳐준 곳으로 가야 했지만, 여차 저차 해서 엉뚱한 남산 근처 국립극장 옆 한국 자유 총연맹이라는 건물 앞에 주차를 하고 엄마가 있는 곳으로 하늘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출발했다. 날씨는 저번 주와는 달리 완연한 가을 초입 날씨로 선선하고 나무들은 곧 다가올 가을을 대비해서 마지막 녹음을 불태우듯이 푸르렀다. 네비에서 알려주기로는 이곳에서 유아 숲 체험장을 갈 수 있다고 했는데 올라가다 보니 아빠와 하늘이는 남산타워로 향하고 있었다. 


가파른 남산 둘레길을 따라 유모차를 끌고 가는 아빠는 힘들었지만, 운동삼아 걷은 이 길이 너무 좋았단다. 쾌청한 날씨였지만, 약간의 운무로 시야가 조금 흐렸지만, 남산에서 보는 한강 이남의 경치가 눈에 들어오고 나쁘지 않았다. 도심 한가운데 이렇게 숲과 둘레길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항상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을 꿈꾸는 아빠에게는 남산의 또 다른 매력에 빠져 버렸다. 



시야가 나쁘지 않아 서울의 전경을 조망할 수 있었다. 

아빠 욕심에 중간 전망대에서 사진을 찍고 하여 하늘이는 입이 나올 때로 나왔단다. 겨우겨우 힘들게 남산타워 근처에 다다르니 외국인 관광객이 너무도 많았단다. 중국인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아무래도 일본보다는 최근 정치상황을 고려할 때 중국인이 더 많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었다. 




오랜만에 찾은 남산은 예전 엄마와 데이트할 때 남산 하고는 많이 바뀌었단다. 음식점도 더 늘어나고, 관광 콘텐츠도 더 늘어나고 서울의 남산은 이제 한국사람만의 남산이 아닌 전 세계인의 남산이 되어버린 것 같아 내심 섭섭하기도 했다. 중국 이외에 외국인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가족단위의 산책을 나온 사람들과 관광을 온 사람들, 데이트를 하는 젊은 연인 등 수많은 사람들이 어울려 그곳에서 저마다의 추억을 만들며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어제 파마한 머리가 너무 귀여운 하늘이.

엄마는 교육이 끝난 곳에서 힘들게 다시 남산타워 쪽으로 걸오 온다고 화를 내었단다. 요즘 아빠가 길을 잘 못 찾는 것 같아 미안했지만, 아빠는 엄마에게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고 오히려 역정을 내었단다. 부부가 살아가는 현실이니 이해해주길 바란다. 


어렵게 엄마를 만났고, 피곤한 엄마는 바로 집에 가자고 하여 남선타워 앞에서 버스를 탔는데 또 잘못 타서 1시간 정도 강제로 서울 버스투어를 하고 처음 주차한 국립극장 앞에 내릴 수 있었단다. 하늘이는 처음 남산을 방문해서 그런지 재미있어하고 신이 났었다. 요즘 하늘이가 사람 많은 곳을 가면 꼭 사달라는 달콤한 팝콘을 먹으로 남산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니 아빠도 좀 행복했다.  


그렇게 일요일은 남산에서 보내고 집에 오자마자 엄마는 밀린 음식이며 하늘이 일주일 반찬을 하느라 주방에서 나오지 않고 하늘이는 소방차와 경찰차를 가지고 와서 아빠하고 놀자며 연신 이방 저 방 소방차를 끌고 밀려 큰소리로 떠들며 다녔단다. 멈출 줄 모르는 체력에 다시한번 놀라며 하늘이는 10시가 넘어서 엄마의 품에서 소방차를 끌어안고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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