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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의 힘을 극대화시켜라

논리학, 탐구의 이론

by 정의석

비판적이라는 말은 대개 부정적으로 인식됩니다. 진행되는 일에 브레이크를 걸고, 상대방의 꼬투리를 잡는다는 이미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학교에서 질문을 많이 하는 학생의 경우 급우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쓸데없이 나서며 잘난 척을 한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질문을 하고 싶은 학생들은 쉬는 시간을 찾아가서 몰래 물어보거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인터넷을 검색하며 궁금증을 해결합니다.


하지만 저는 비판적 사고력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이 능력은 기존의 체제를 근본적으로 뒤흔들 수도 있지만 새로운 기준을 제시해주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비판적 사고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비판적 사고력을 올바른 방식으로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논리를 이해하는 일'입니다. 생각한 것을 올바른 형식에 의거하여 끌어내지 못한다면 이는 머릿속에만 남는 공허한 상상이 될 것입니다. 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참고해야 될 사람으로 존 듀이를 꼽고 싶습니다. 기능심리학을 주장하며 미국의 학교제도에 막대한 영향을 준 교육학자인 듀이는 “모든 과학적 발견은 새롭고 뻔뻔한 상상력으로부터 나온다 (Every great advance in science has issued from a new audacity of imagination).”라는 말을 남기며 우리에게 비판적 사고와 창의력을 강조했습니다. 이를 자세히 알 수 있는 그의 저서는 ‘논리학 - 탐구의 이론’입니다. 그는 책에서 사고력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모든 사고는 불확실한 것을 명확한 것으로 바꾸는 노력, 곧 탐구이며 논리를 통해 모든 분야에서의 탐구 규범을 분명히 할 수 있다."


위의 말을 종합해보면 논리학은 ‘의심이 가는 현상을 끊임없이 탐구하여 이에 대한 법칙을 수립하는데 필요한 학문’입니다. 법칙이 세상에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모두의 공감을 이끌어내야 합니다. 만약 이때 누군가가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한 독창적인 방법으로 법칙을 정리할 수 있을 경우 우리는 그 사람을 창의적인 인재라고 말합니다. 자신만의 경험으로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게 됩니다. 이처럼 논리학은 생각하는 방법과 관련이 있습니다.


혈관 봉합술과 장기이식에 대한 연구로 1912년 노벨상을 수상한 프랑스의 의학자 알렉시 카렐은 ‘관찰하지 않은 채 생각에만 몰두하면 실수가 많아진다. 그러므로 진리를 찾으려면 이와 정확히 반대로 해야 한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이 말은 논리적으로 생각하려면 의문이 나는 현상을 오랫동안 관찰해야 한다는 사실을 의미합니다. 관찰은 정보를 모으는 과정입니다. 너무 많은 정보는 머리를 혼란스럽게 만들지만 연구자가 스스로 선별한 것들을 관찰하며 얻은 정보의 경우 비판적 사고력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됩니다.


저는 문제 해결에 필요한 가장 중요한 능력으로 논리에 근거한 비판적 사고력을 꼽고 싶습니다. 물론 비판적 사고력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데일 카네기가 인간관계론에서 강조했던 것처럼 사람들은 논리보다는 자존감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저는 그렇기 때문에 비판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들에게 사람을 따뜻하게 만드는 힘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다른 사람들에게 반감을 갖지 않도록 하면서도 자신의 생각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꿈이 없는 사람들은 대부분 똑같은 일상을 살아갑니다. 주어진 일을 하긴 하지만 이를 통해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무언가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이죠. 이런 분위기는 전염성이 있기 때문에 오늘날 자신의 꿈을 지키며 이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는 우리가 최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할 중요한 요소가 되었습니다. 누구도 대신 내 인생을 살아주지 않기 때문에 수동적인 태도보다는 능동적인 태도가 훨씬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능동적인 삶의 방식이 한국에서는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데 있습니다. 일례로 기업에서는 입사 지원자들에게 자사의 기준에 맞춰진 다양한 스펙을 요구합니다. 학점, 어학점수, 해당 직무 인턴경험, 공모전 수상경력도 모자라 요즘에는 인문학적 소양을 측정한다는 명목 하에 한국사 시험까지 실시합니다. 인문학의 특성인 다양성을 존중한다는 모토에 비교해 볼 때 이는 좀 어폐가 있습니다. 모든 방식이 하나의 기준으로 평가되기 때문입니다. 바로 수치화된 성적이죠.


비판적인 사고가 습관화된 사람은 자신이 이런 상황에 처해있을 때 ‘왜 이렇게 해야만 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을 가질 것입니다. 만약 그 가운데 나름대로의 해답을 찾게 된다면 그 사람은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원동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말을 꼭 사업을 해야 한다는 것으로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합니다. 우리가 변하지 않으면서 세상이 불합리하다고 비난하는 것은 그다지 효율적인 게 못됩니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을 더 발전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비판적 사고력을 갖기 위해 노력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앞서 언급된 사례들을 바탕으로 이 능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한다면 우리의 성공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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