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트래블바이크뉴스 Jan 15. 2018

나를 위한 시간, 템플스테이-겨울 강원도 사찰 여행

선물 같은 여행, 강릉·평창·양양의 템플스테이

하얀 눈이 소복하게 쌓인 강원도 사찰에서 아침 해를 맞으며 마음을 정갈하게 가다듬는 템플스테이가 각광을 받고 있다. 사진/ 현덕사

[트래블바이크뉴스=권라희 기자] 새로운 해가 시작되었다.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마음의 묵은 때를 벗겨내는 시간을 가진다. 하얀 눈이 소복하게 쌓인 강원도 사찰에서 아침 해를 맞으며 마음을 정갈하게 가다듬는다. 차를 나눠 마시며 길을 묻는다. 별빛이 내리는 밤, 탑을 돌며 코가 시큰해진다. 또 한해를 살아갈 힘이 생긴다. 나를 위한 시간을 선물하는 템플스테이, 종교의 경계는 사라진다.

나를 향한 여정, 템플스테이
템플스테이는 1700년 한국 불교의 역사와 문화가 숨쉬는 산사에서 수행자의 일상을 경험하는 전통문화체험 프로그램이다. 사진/ 월정사

템플스테이는 1700년 한국 불교의 역사와 문화가 숨쉬는 산사에서 수행자의 일상을 경험하는 전통문화체험 프로그램이다. OECD가 ‘창의적이고 경쟁력 있는 우수 문화상품’으로 선정한 바 있는 대한민국 대표 문화체험 콘텐츠이기도 하다.


푸른 자연 속 맑고 고요한 산사는 우리 민족의 소박한 문화와 예술을 표현하고, 삶의 지혜와 깨달음을 주는 공간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한국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시작된 템플스테이는 33개 사찰에서 시작해 현재는 137개 사찰에서 운영 중이다.

‘아생여당(我生如堂)’이라는 위로·건강·비움·꿈 네 가지 콘셉트의 템플스테이 여행 프로그램으로 발전하면서 이제 연인원 400만 명이 찾고 있다. 사진/ 월정사

‘아생여당(我生如堂)’이라는 위로·건강·비움·꿈 네 가지 콘셉트의 템플스테이 여행 프로그램으로 발전하면서 이제 연인원 400만 명(외국인 42만명 포함, 한국불교문화사업단 통계)이 템플스테이를 찾고 있다. 나라와 민족, 문화적 차이와 벽을 넘어 하나로 잇는 소통과 만남의 장으로 자리잡았다.


커피향과 솔향이 가득한, 강릉 현덕사 템플스테이
현덕사는 커피의 성지인 강릉답게 참숯에 로스팅한 원두를 갈아, 스님이 손수 커피를 내려준다. 사진/ 현덕사

오대산 줄기인 만월산 중턱에 자리한 현덕사는 경내 어디서든 보이는 태백산맥의 풍광이 웅장하다. 주변에 풍채 좋은 소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어 솔향이 가득하다. 1999년 순천 송광사에서 출가한 현종스님이 창건한 사찰로, 주지를 맡은 지정스님이 함께 운영한다.


현덕사는 커피향도 가득하다. 커피의 성지인 강릉답게 참숯에 로스팅한 원두를 갈아, 스님이 손수 커피를 내려준다. 로스팅이나 커피 내리기 체험도 가능하다. 차담을 나누는 방 이름도 ‘가배(커피의 옛말)방’이다. 무엇보다 스님이 건네는 커피 한 잔은 어느 것에 비견할 수 없다. 커피에 담긴 인생 철학은 마음을 울린다.

달밤에 보는 하얀 조팝나무 꽃이 너무나 아름다운 사찰이다. 사진/ 현덕사

커피 볶는 사찰로 이름이 난 현덕사는 2009년 강릉 커피 축제를 시작하던 해에 이 곳이 커피 축제장으로 지정되면서 내력이 시작되었다. 현덕사를 드나드는 바리스타급 신도들이 많았고 스님도 화덕을 들여놓고 커피를 볶고 내려 마시게 되었다.


사찰이 지나온 시간과 규모가 비교적 소박하지만 혼자 조용히 자신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지고 싶은 이들에게 깊이는 충분하다. 달밤에 보는 하얀 조팝나무 꽃이 너무나 아름다운 사찰이다.

현덕사에서는 염주 만들기, 소원팔찌 만들기 등의 체험도 진행한다. 사진/ 현덕사

계절마다 현덕사 경내에는 온갖 꽃들이 자리를 채운다. 봄이면 여인들의 비단주머니를 닮았다는 금낭화가 피고, 볕이 드는 자리에 할미꽃이 들어앉는다. 여름에 박덩굴이 하얀 꽃을 피우고 뒤뜰 약사여래불로 이어진 길에 목화가 싹을 틔운다.


현덕사에서는 염주 만들기, 소원팔찌 만들기 등의 체험도 진행한다. 소원팔찌는 행운을 불러온다는 오방색 실을 엮어서 장수와 행복을 염원하는 마음을 담는다.


500년 수령의 전나무 숲이 우거진 평창 월정사 템플스테이
월정사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강원도 평창군에 자리했다. 사계절 침엽수림이 푸르고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사진/ 월정사

월정사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동산리 오대산 동쪽 계곡에 있다. 이 곳은 사계절 침엽수림이 푸르고 그 앞으로 열목어가 헤엄치는 금강연이 있어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하늘로 쭉쭉 뻗고 거리가 1km에 달하는 500년 수령의 전나무 숲과 오대산은 월정사를 상징한다. 여름이면 전나무 숲에서 즐기는 피톤치드 삼림욕으로 사랑받는다. 겨울이면 하얀 눈꽃 세상이 펼쳐지는 오대산 트래킹도 이곳을 유명하게 한 이유다.

전나무 숲을 지나 천왕문과 누각을 지나면 신라 선덕여왕 12년(643년) 자장율사가 창건하였다는 천년고찰 월정사를 만날 수 있다. 사진/ 월정사

전나무 숲을 지나 천왕문과 누각을 지나면 신라 선덕여왕 12년(643년) 자장율사가 창건하였다는 천년고찰 월정사를 만날 수 있다. 신라 때부터 이름난 선지인들이 머물던 곳이다. 오만보살이 상주하는 불교성지로 신성시 되어 왔다.


월정사는 60여개의 사찰과 8여개의 암자가 있다. 국보 48호인 팔각 9층 석탑 및 보물 139호 월정사 석조보살좌상 등 수많은 문화재도 보유하고 있다. 지금의 월정사는 한국전쟁 이후 재건되었으나 오대산의 기운은 건재하다.

월정사 템플스테이는 혼자서 찾거나 가족과 연인, 외국인 등 배경이 다양하고 폭넓은 연령대의 사람들이 찾는다. 사진/ 월정사

월정사 템플스테이는 혼자서 찾거나 가족과 연인, 외국인 등 배경이 다양하고 폭넓은 연령대의 사람들이 찾는다. 시를 쓰고 명상을 하며 이른 새벽 108배를 하고 맑은 목탁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오대천 옛 길을 따라 물소리도 듣고 산내 암자도 둘러본다. 지혜의 천년 숲 선재 길을 걸으며 일상에 지친 마음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시간을 갖는다.


월정사 주변에는 가장 오래되고 아름다운 동종을 가진 상원사, 대관령, 양떼목장 등 볼거리와 즐길 거리도 다양하다.


그림 같은 일출 보고 소원 빌며, 양양 낙산사 템플스테이
낙산사는 관동 8경 중 하나인 오봉산을 뒤편에 두르고 동해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풍광을 자랑한다. 사진/ 낙산사

양양군 북쪽 바닷가에 위치한 낙산사는 관동 8경 중 하나인 오봉산을 뒤편에 두르고 있다. 동해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풍광을 자랑한다. 산 정상에는 동양 최대의 해수관음상이 광대한 동해를 굽어보고 있다.


671년에 신라 고승 의상대사가 관세음보살의 진신사리를 모셔 세운 통일신라시대 사찰이다. 훗날 의상대사가 수도한 절벽 위에 정자를 세워 의상대라 불렀다. 관음보살이 바다에서 붉은 연꽃을 타고 솟아오른 자리 옆에는 절을 지어 홍련암이라 이름 붙였다. 바닷길 따라 절벽 위로 자리잡은 홍련암은 누구나 한 번은 찾아가는 곳 중 하나다.

낙산사는 일출을 감상하며 희망을 기도하는 소원의 자리로 유명하다. 사진/ 낙산사

이곳은 오늘날 강화 보문사, 남해 보리암과 함께 우리나라 3대 관음성지로서 많은 불교신도들이 찾는다. 의상대사의 유물이 봉안된 의상기념관 등 수많은 문화재가 있다.


낙산사는 일출을 감상하며 희망을 기도하는 소원의 자리로 유명하다. 이 곳을 찾는 이들은 간절한 소원을 담아 기도를 올리는 순례객부터 낙산사의 비경을 보기 위해 찾는 관광객과 산사에서 하룻밤 머물며 템플스테이를 하려는 체험객 등 다양하다.

의상대사가 수도한 절벽 위에 정자를 세워 의상대라 불렀다. 관음보살이 바다에서 붉은 연꽃을 타고 솟아오른 자리 옆에는 절을 지어 홍련암이라 이름 붙였다. 사진/ 낙산사

낙산사의 템플스테이는 체험형과 휴식형으로 나눠진다. 우거진 솔숲길을 걷고 사찰을 탐방하한다. 명상을 하고 스님과 차담을 나누며 생각을 정리한다. 일출을 보며 희망을 품고 새벽 예불을 드리고 해수관음상에 108배를 올리는 등의 프로그램으로 다채롭다. 게다가 한옥 펜션형 템플스테이 공간이 마련되어 편안한 환경을 갖췄다.


권라희 기자  travel-bike@naver.com

<저작권자 © 트래블바이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