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색다른 여행, 건강도 즐거움도 챙긴다
[트래블바이크뉴스=권라희 기자] 눈만 즐거운 여행은 더 이상 재미없다. 젊은 세대를 출발점으로 여행 방식이 달라졌다. 내 몸으로 직접 해보고 느끼는 여행, 유명한 관광지가 아니라 내가 중심이 되는 여행을 찾는다.
여행 신인류에게 꼭 맞는 태국 무에타이 체험 여행에 올랐다. 태국 현지에서 보고 듣고 겪은 이야기를 전한다.
자신이 알지 못했던 세계를 만나는 기쁨은 크다. 태국이라는 나라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했다. 그간 태국은 스파, 골프, 요리강습, 의료 및 치료 등을 위해 찾는 나라로만 알았다. 한국에 태권도가 대표적이듯, 태국에서 무에타이는 태국의 혼이 담긴 무술이자 국민스포츠다.
태국 방콕에 있는 무에타이 아카데미 RSM을 찾았다. 체육관에 힘찬 목소리가 들린다. 곳곳에 흩어져 무에타이를 배우고 훈련하는 여성들이 보인다. 코치와 연습생이 기합과 액션을 주고받으며 합을 맞추고 있다.
아이가 둘 있는 주부 Nune씨는 무에타이를 시작한 지 8개월 되었다고 했다. 사진 촬영을 요청하니 쑥쓰러워 하지만 흔쾌히 응해준다. 꽤 안정된 자세를 갖춘 모습이다.
왜 무에타이를 하느냐는 질문에 "건강해져서요. 스트레스도 풀리고. 특히 허리 근육에 좋아요. 킥을 하려면 허리를 잘 틀어야 해요. 그냥 혼자 운동하는 짐(gym)은 지겨워요. 주고받는 게 없으니까. 무에타이는 코치와 함께 하니까 훨씬 재미있죠." 라고 말한다.
링 쪽에서 훈련 중인 또 다른 연습생을 만나봤다. 국제경영학을 전공한다는 대학생 Tuangtanaporn씨는 체육관이 학교 근처라 자주 오고 있다고 했다.
무에타이를 한 지 1년 되었다며 "운동 삼아 해요. 선수가 될 건 아니고. 재미있으니까요. 무에타이는 배 근육을 키우기에 좋아요. 허리 근육도 튼튼해져요" 라며 다시 훈련에 집중한다. 가녀린 몸이지만 활기가 넘친다.
링 위에서 코치와 훈련 중인 연습생이 있었다. 또렷한 얼굴과 균형잡힌 몸매가 단번에 시선을 잡는다. 알고 보니 태국의 유명한 배우였다. Praya Suandokmai 라고 그녀의 이름을 검색해보니 아름다운 모습의 사진이 줄줄이 뜬다.
그녀는 계속된 훈련에 숨차하면서도 집중을 놓지 않았다. 스케줄에 따라 유동적으로 체육관을 찾는다고 한다. 운동 일지를 쓰느라 인증샷을 찍으며 포즈를 취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무에타이에서 '무에(Muay)'는 4가지를 묶는다는 의미를 지닌다. 첫째, 머리에는 몽콘(머리띠)를 둘째, 팔에는 프락씨앗(팔에 매는 띠), 셋째 주먹에는 팔무(붕대), 넷째로는 자신의 마음을 묶는다는 뜻이다. '타이(Thai)' 는 전사를 의미한다.
태국 제국의 나레수완 국왕이 1560년 무렵부터 군사훈련 목적으로 무에타이를 적극 육성했다. 그 결과, 미얀마 점령에 성공하며 국왕과 병사들은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고 무에타이는 모든 계층이 즐기는 무예로 자리잡았다.
무에타이는 주로 주먹과 다리, 무릎, 어깨, 엉덩이를 이용한 맨손 격투기 기술이다. 이에 자주 비교되는 킥복싱은 무에타이의 기본 동작에 일본의 가라테 동작을 더해 변형하고 확장시킨 운동으로 알려져 있다.
방콕에 있는 RSM은 무에타이, 필라테스, 싸이클링 클래스 등 크게 3부문으로 나누어 운영중이다. 무에타이 교육을 비기너, 키즈, 어드밴스, 개인지도, 프로 선수 훈련 등으로 나누어 체계적으로 가르치고 있다. 이 곳은 도심에 있어 접근성이 좋고 체육관 내 각종 편의 시설도 깨끗해서 잘 관리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방콕 시내에 있는 무에타이 체육관은 100여 개가 넘는다. 그중 이번 취재에는 방콕 내에서도 RSM, Fit FAC, Muay Thai Mania, Krudam 체육관을 대표적으로 집중 취재했다. 각각의 체육관마다 내세우는 강점과 환경적 장점이 있다.
교육 방식에서도 워밍업이나 마무리 운동 프로그램을 다르게 연구 개발한다. 무에타이 동작 지도나 스파링 방식도 약간의 차이가 있다. 심지어 원래 팔무라고 불리는 무에타이 밴드를 손에 감는 방식도 다르다.
태국 내 각 지역마다 전해지는 무에타이의 형식이 조금씩 다르다고 하니, 훈련 방식이나 방점을 두는 훈련도 다를 수 있다. 무에타이 체험을 통해 타국 문화를 알아가는 과정으로써 태국 지역마다의 무에타이 방식 차이를 비교해보는 것도 여행의 재미일 것.
환율상으로도 부담없는 수업료라서 과감하게 시도해 보아도 좋다. 태국 여행 관련 인터넷 카페 등에 종종 무에타이 클래스 후기가 올라온다. klook 사이트나 트립어드바이저, 리얼마이트립 등에서 시간대별, 위치별로 검색해 무에타이 클래스를 예약할 수 있다.
태국관광청 서울사무소장 Siriges-a-nong은 자신도 어린 시절에 무에타이 기초 과정을 학교에서 배웠었다며, "무에타이로 유명한 스타도 있고, 현재 체육관의 코치들도 무에타이 선수 출신 실력자들이 포진해 있어 여행객들이 양질의 교육의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태국관광청 이광우 이사는 "지난 해 8월, 서울 청계광장에서 '서울-방콕 자매결연 10주년 기념 방콕의 날' 행사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태국 전통춤과 함께 무에타이를 선보여 관람객들의 많은 관심과 호응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태국관광청에서는 "태국 여행객들이 기존에 원하던 여행 코스에 새롭게 무에타이 체험 코스를 연결한 여행을 연구해 다각도로 제안하는 중"이라 밝혔다.
태국에서는 매년 4월 전세계 무에타이 축제(World WaI Kru Muay Thai Ceremony)가 열린다. 올해로 14회째를 맞는다. 52개국 1400여 명의 무에타이인들이 모이는 큰 축제다. 이 때 일정을 맞추어 태국 여행을 계획해도 흥미로울 것이다.
무에타이 운동으로 땀을 흘리고 난 뒤에 먹는 맛있는 태국 음식은 입맛을 돋운다. 이날 점심 식사를 위해 찾은 곳은 ‘At-Ta-Rote’ 라는 타이 음식점이다. 자연식 타이 요리를 중심으로 건강한 식사를 표방한다. 정갈한 요리에 정성이 가득 담겨 있다. 합리적 가격으로 알찬 식사를 내놓는 곳으로 손님들의 칭찬이 자자한 곳이다.
태국 미식 투어에서 빠질 수 없는 크랩 요리와 연꽃잎 위에 다양한 야채를 얹은 쌈, 새 모양을 한 찹쌀떡, 열대 지방의 채소와 과일에 양념을 한 반찬류, 새우를 베이스로 한 생선탕류, 태국의 풍성한 과일을 갈아 만든 각종 음료, 후식으로 타이식 아이스크림까지. 완벽한 한 끼 식사다. 태국의 미식투어는 역시 가치가 있다.
태국의 전통 소품 디자인을 차용한 내부 인테리어가 아름답다. 새잡이 전등갓이나 대나무로 엮은 그릇 등 생활 소품이 벽면에 장식품으로 걸려 있다. 음식을 담은 배 모양의 그릇이나 도자기 그릇은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식당 내외부는 각종 화초로 가득 둘러싸여 있어 자연 속 공간과 같다.
이러한 여러가지를 계기로 태국 현지에서 접하는 '진짜배기' 무에타이 체험과 미식 기행을 더한 나만의 태국 여행을 설계해보면 어떨까.
권라희 기자 travel-bike@naver.com
<저작권자 © 트래블바이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