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행: 호주워킹홀리데이
호주를 도착하고 한 일주일이 지날때였나, 내 이층침대에서 자고 일어났는데 몸이 으슬으슬했다.
평소에 무척 건강하던 나에게 무슨일이?
사실 일을 하는것도 아니고 무리를 한것도 아니였는데, 장거리 비행을 하고 일본에서 11시간 대기를 하며 공항에서 웅크리고 졸아서 이제 긴장이 풀려 그런가 몸살이 크게 난 듯 했다. 일어날 수가 없었고, 그렇게 계속 침대에서 누워 있었다.
집주인 오저씨는 (오빠+아저씨) 아침 일찍 일을 가시고 집에는 언니와 나 두명이 사는데 부엌에서 사부작 사부작 소리가 들려서 나가보니, 룸메 언니가 요리를 하고 계셨다. 어떻게 알고 아픈 나를 위한 아침상을 차리고 계셨다.
평소에 건강식을 즐겨드시는 언니는 냉동실에서 보관되어 있던 사골곰탕과 호박밥을 준비하고 계셨다. 이럴수가. 언니도 피곤하실텐데 아픈 나를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나 요리를 하고 계셨다니. 너무 감동적이였다.
조촐했지만, 엄청난 사랑이 담겨있는 아침상.
이 아침상은 내가 퍼스에 도착해서 먹었던 어느 음식보다, 진수성찬보다 맛있었고 감동적이였다. 언니도 호주 워홀을 오시고 한번은 몸이 엄청 아팠던적이 있었다고 했다. 그때 같이 살던 언니가 아픈 룸메 언니를 위해 식사를 챙겨주셨고 언니도 엄청난 감동을 받아 자신도 나중에 이런 경우가 생기면 도와주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그런 이쁜 마음을 받아, 나도 나중에 내가 어느정도 자리를 잡으면 힘든 누군가를 꼭 도와줘야지 다짐을 했다. 이 마음이 변하지 않길-
나는 그날 맛있고 건강한 아침을 먹고 집에서 푹 쉬고 기운을 차렸고, 저녁에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언니는 어떻게 기억을 다 하시고 내가 그렇게도 먹어보고 싶어하던 울워스 로스트 치킨과 콜라를 사오셨다. 그 날 나는 어느 누구보다도 배부른 하루를 보냈다. 언니의 따뜻한 마음에 너무나도 감사했다.
곁에 아무도 없었으면 너무나 외롭고 슬픈 날이였겠지만, 나는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