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발리, 무계획 여행이지만 괜찮아.
회사에서 갑자기 받은 휴가로 발리행이 급하게 결정되었다.
급하게 인터넷 검색창을 켜서 '발리'에 대한 정보를 찾아본다.
한참을 찾아보다 '에이, 가면 다 되겠지!'하고 나 자신을 위로하고 발리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렇게 발리 응우라라이 공항에 도착하게 되었다.
발리에서 택시는 무조건 블루 버드(Blue Bird)를 타야 한다고 해서 공항에 내리자마자 블루 버드를 찾았다. 공항에 내리면 현지 드라이버들이 호객행위를 시작한다. 파란색의 유니폼을 입은 한 아저씨가 따라오며 말을 걸었다.
- 택시 필요하니?
- 응, 블루 버드 택시를 기다리고 있어.
- 아, 그럼 나를 따라오면 돼!
시작부터 발리 여행이 순조롭게 진행되는가 싶었다.
어라. 이게 웬걸? 블루 버드 드라이버 아저씨는 으슥한 주차장으로 가고 있었다.
뭔가 이상해서 의심을 하기 시작했는데, 회색 봉고차 앞에 서더니 여기에 타면 된다고 한다.
- 블루 버드 택시라면서요?
- 싸게 해줄게! 이거 타면 돼!
어이가 없고 화가 나서 씩씩거리며 캐리어를 끌고 주차장을 뛰쳐나왔다. 끝까지 따라오며 왜 그러냐고 자기가 블루 버드 택시를 직접 잡아주겠단다. 계속 따라오며 말을 거는 아저씨를 무시하고 블루 버드 택시를 직접 잡아 호텔에 무사히 도착했다.
발리는 응우라 라이 공항은 심한 호객행위로 유명하다. 끝까지 따라오며 말을 거는데 대답을 안 하는 것이 상책이다.
하룻밤에 30불밖에 하지 않을 정도로 저렴해서 호텔에 도착하기 전만 해도 정말 시설이 괜찮을까 싶었던 그랜드 이조라 호텔, 도착하고 나서 의심들이 싹 사라질 정도로 깨끗하고 좋은 시설들이 눈을 사로잡았다.
호텔방 앞에 있는 수영장, 사이즈는 작았지만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시간이 된다면 금방이라도 물에 풍덩 들어가고 싶었다.
저렴한 가격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깨끗하고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침대 사이즈 또한 커서 혼자 지내기에는 너무 아까운 마음이 들었다. 방의 구석구석을 둘러보고 점심을 먹기 위해 방을 나왔다.
호텔에서 택시를 타고 점심을 먹기 위해 부바 검프(Bubba Gump)로 향했다. 부바 검프 레스토랑은 영화 포레스트 검프를 컨셉으로 하여 오픈한 세계적인 체인을 가지고 있는 레스토랑이다. 한국인 여행자들 사이에서도 유명한 장소 중 한 곳이다.
부바 검프에 도착하였다. 이 날은 사람이 많이 없었다. 레스토랑에 입장하자마자 친절한 직원들이 반갑게 맞아준다. 분위기가 좋아 보이는 창가 자리를 안내받고 착석했다.
메뉴를 한참 들여다보다 너무 맛있어 보이는 음식이 많아 직원에게 도움을 청했다. 부바 검프가 눈길을 끄는 이유 중 하나는 '서비스'인데, 테이블 위에 놓인 파란/빨간색의 사인에 따라 서비스를 요청할 수 있다. 빨간 사인으로 바꾸어 놓으면 직원들이 단체로 '스탑! 포레스트 스탑'을 외치며 주문을 하러 온다.
직원의 추천대로 Shrimper's Heaven을 주문했다. 다른 메뉴를 주문하려 했으나, 그 메뉴는 혼자 먹기에는 양이 너무 많다고 해서 이 메뉴로 결정했다. 부바 검프는 새우를 전문으로 하는 레스토랑이니, 가장 적합한 메뉴를 추천받은 듯했다. 새우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너무 맛있었던 메뉴였다.
런치에는 메인 디쉬를 시키면 디저트를 무료로 주고 있었다. 맛있어 보이는 스트로베리 선데를 시켰다. 메인 디쉬가 양이 많아 다 먹을 수 있을까 고민을 했었는데 역시 디저트가 들어갈 공간은 따로 있었다.
혼밥을 하기에도 전혀 부담이 없는 발리 쿠타의 부바 검프! 내가 여행했던 그 어느 곳 보다 뛰어난 서비스를 자랑하고 있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팬이라면, 특이한 컨셉의 레스토랑이 궁금하다면 이 곳을 방문해 보자.
Address: Jalan Kartika Plaza No.8X, Komplek Pertokoan Kuta Centre, Blok A1 No. 1, Kuta, Kabupaten Badung, Bali 80361, Indonesia
발리 이동수단?
부바 검프에서의 맛있는 점심이 끝나고, 호텔로 돌아가 Private Driver를 기다리고 있었다. 발리에서 이곳저곳을 여행할 계획이면 매번 택시를 타고 다니는 것보다 개인 드라이버를 고용해서 다니는 게 훨씬 경제적이고 시간도 절약할 수가 있다.
개인 드라이버를 고용하면 Half Day Tour / Full Day Tour로 나뉜다. 나는 첫째 날은 하프 데이 둘째 날은 풀 데이 투어로 예약했다. 개인 드라이버를 고용하게 되면 하루에 약 USD 20 ~ 30 정도이며, 내가 가고 싶은 곳을 미리 이메일로 말해주면 그 장소에 데려다주고 기다려 준다.
무엇보다 투어 패키지 이런 형식이 아니라 나만을 위해 차를 운전을 해주는 것 이기 때문에 시간에 쫓길 이유도 없고, 많은 사람들이 한 번에 투어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고 편하다. 일정은 그때마다 드라이버와 상의하여 취소/변경을 할 수도 있다.
2시에 호텔 로바에서 드라이버를 만나서 우붓으로 향했다. 첫 장소인 우붓에서 유명한 장소중 하나인 몽키 포레스트(Monkey Forest)로 향했다. 표를 끊고 들어가자마자 귀여운 원숭이들이 반겨줬다.
싱가포르에서 한 저수지에 갔었을 때, 물병을 들고 갔다가 원숭이들의 공격을 받은 기억이 되살아나 긴장되어서 내 짐들을 가방 안에 숨기고 갔다.
몽키 포레스트에서는 바나나를 사서 원숭이에게 먹이를 주고 사진도 함께 찍을 수 있다. 나는 갑자기 머리 위로 원숭이가 올라가서 놀라서 밀쳐냈는데 원숭이를 절대 터치하면 안 된다고 조련사가 알려주었다. 머리 위에 원숭이가 올라가자 주위에 구경하고 있던 사람들이 다 웃었다.
이곳 우붕 몽키 포레스트에서는 평생 만날 원숭이를 다 만난 듯했다. 물병이나 음식 등 원숭이에게 자극을 줄 물건들은 들고 갈 수가 없다.
우붓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우붓 전통마켓에 들렸다. 우붓에 들린다면 몽키 포레스트와 우붓 마켓은 필수 일정이다. 우붓 마켓은 태국 방콕의 짜뚜짝 시장 같은 느낌이었다. 관광객들은 물건 값을 깎기 바쁘고, 판매자들은 최대한 높은 가격에 팔려고 했다.
발리의 색은 참 알록달록하니 이쁘다. 서핑을 즐기고, 바다를 사랑하는 그들의 삶이 히피스럽기도 하며 근심 걱정 없이 자유로워 참 보기기 좋다.
저녁이 되어 우붓에서 쿠타로 다시 돌아왔다. 출출해지기 시작해서 뭘 먹을까 고민을 하다 쿠타 비치 근처로 나오게 되었다. 호텔에서 한 15~20분 정도를 걸어 도착한 꾸따 비치. 이 곳에는 고급스러운 카페나 레스토랑들이 즐비하다.
발리에는 많은 서양 여행객 때문인지 어딜 가도 서양 음식을 참 맛있게 조리한다. 맛있는 크림 스파게티를 시켜 행복한 저녁식사를 끝내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생애 첫 발리에서의 하루, 알차게 보낸 것 같다.
발리의 편의점은 모든 것이 저렴하다. 1.5L 생수가 단돈 천 원, 싱가포르와 호주에서는 3-5천 원으로 아주 비싸게 파는 요구르트 한 줄이 발리에서는 단돈 500원이니 어찌 발리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