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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더 Heather Feb 19. 2018

한국 카페와 전혀 다른 호주 카페에서 일하기



호주 카페에 본격적으로 일을 하게 되고, 8시간 쉬프트를 받았다

첫날에 배운 대로 냉장고를 체크하고 필요한 물건들을 채우고 테이블을 정리하고 빵들을 보기 좋게 나열하고 스페셜 메뉴를 확인한다. 카운터가 잘 정돈되어 있는지도 체크를 한다. 일을 시작하고 30분 정도가 지났을까, 매니저가 갑자기 "헤더, 너 커피 마실래? 네가 마시고 싶은 커피 기계에서 만들어서 마셔도 돼~"라고 한다.

아직 기계를 만질 줄 모른다고 하자 동료에게 가르쳐 주라고 했다. 커피 내리는 법, 우유를 데우는 방법을 가르쳐 주면서 플랫 화이트 한 잔을 만들어 줬다. 점심시간이 되니 조금 바빠졌지만, 주문을 잘 받았고 실수 없이 서빙도 잘 했다. 틈틈이 착한 매니저가 먹을거리를 챙겨줬다. 카페가 한가한 시간에 청소기도 돌리고 바닥도 닦고 의자도 닦고 테이블도 닦았다. 카페에서 점심을 제공하는데, 가게에 있는 음식 중에 내가 먹고 싶은 아무거나 골라서 점심으로 먹으면 된다고 했다. 아직 일에 익숙하진 않았지만 동료들이 너무 좋아서 이 카페에서 일하는 게 더 재밌어졌다.

매니저가 묻는다.

- 헤더 너 여기서 일하는 거 즐거워?
- 응! 난 진짜 좋은데?
- Are you sure? 한국에서는 일할 때 어떤 분위기야?
- 한국에서는 일하는 시간에 비해서 임금이 너무 낮아. 사람들도 여유를 즐길 시간이 없어.

이곳에서 일하는 게 왜 좋냐면 손님들이 대부분 사소한 것에도 고마운 감정을 표현하고 내가 실수를 하더라도 오히려 자신들이 괜찮다며, 그리고 갈 때는 뒤돌아보며 꼭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간다. 일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기분이 너무 좋았다.

아침에 한 노부부가 식사를 하고 가시며 나한테 Thumbs up을 해줬는데, 그것을 매니저가 보고 흐뭇한 미소를 날려주었다.  카페가 거의 문을 닫을 때쯤 의자를 옮기고 있었는데, 지나가던 할아버지께서 근육질의 남자들은 다 어디 가고 네가 의자를 옮기냐며 웃으셨다. 할아버지와 사소한 대화를 나누고 할아버지는 Good Girl! Fantastic! 하며 굿바이 인사를 하시고 가셨다. 이렇게 유쾌하고 자상한 손님들을 만날 수 있어 너무 좋았다.

카페의 문을 닫고 동료에게 마감을 배우고 있는데, 나보고 일을 빨리 배운다며 칭찬을 했다. 
그러면서 자기가 지금 임신을 해서 3개월 후면 여기를 떠나니까 자기가 있는 동안 얼른 다 배워서 많은 쉬프트를 받으라고 했다. 

카페에 일을 하는 날은 너무 설렜다. 

커피에 관심은 많았지만 만들 줄은 모르던 나에게 카페 매니저는 내가 커피 머신을 직접 다룰 수 있는 기회를 주었으며, 내가 능숙하게 커피 머신을 다룰 수 있을 때까지 계속 커피를 만들어 보라고 했다. 커피를 만들어보며 커피에 대한 기본 지식도 배우고, 정말 많은 종류의 커피가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이렇게 해외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며 한가지 더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이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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