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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더 Heather Sep 19. 2016

[호주] 퍼스 한인 잡지 <퍼스 마당> 인터뷰 전문

여행자로써의 첫 잡지 인터뷰


서호주 퍼스의 한인 잡지 <퍼스 마당>에 커버 스토리로 저의 여행기와 여행 페이지, 블로그 <20살에 시작한 세계여행> 관련 인터뷰와 사진이 실렸습니다. 한국 가게들을 가서 제 얼굴이 커버가 된 잡지를 볼 때 마다 아직도 적응이 안되고 쑥쓰럽지만, 생애 첫 잡지 인터뷰였고 좋은 분들을 알게되어서 정말 좋은 기회였습니다.



 <인터뷰 전문> 


› 페이지와 블로그로만 보다가 드디어 실제로 만났네요! 반가워요^^
아직 Heather를 모르는 퍼스마당 독자들을 위해 간단히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서가을이구요. 2011년 5월, 20살이 되자마자 서호주 퍼스에서 워킹 홀리데이를 시작했고, 워홀 후에는 싱가폴에 3년 거주하면서 직장 생활, 그렇게 모은 돈으로 현재까지 13개국을 여행했어요. 지금은 이렇게 퍼스로 다시 돌아왔고요^^ 퍼스를 베이스로 5년째 세계를 여행중인 여행자입니다.


› 워홀 준비노트를 아직도 갖고 있다면서요?

제가 제 여행 페이지에서도 소개를 자주 했었는데요. 호주를 가기 전까지 오랜 시간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직접 준비 할 수 있는 것들이 제한되어 있었어요. 평소에 손으로 직접 기록하는 것을 좋아해서 우선 큰 노트 한 권을 구입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조금 웃기지만 그 앞에 ‘꿈의 공책’ 이라고 이름도 붙였어요. 그 공책 안에 호주와 워홀에 대한 정보들을 기록하기 시작했죠. 휴대폰 개통, 숙소 구하기, 계좌 열기, 이력서 쓰기, 간단한 영어 문장 등이요. 바로 갈 수 없는걸 아니까, 이렇게 대신 호주에 대한 정보를 노트에 기록하다 보니 대리만족이 되더라구요. 이렇게 나름 준비를 많이 해 갔는데도 퍼스공항에 딱 혼자 도착하는 순간 ‘아, 여기서 사시는 분들은 정말 대단하구나.’ 라는 생각이 딱 들었어요. 혼자서 모든걸 다 해나가야 한다는 게 정말 쉬운 게 아니더라구요.


› 어린 나이에 처음 외국 생활이라 힘든 점도 많았겠어요. 힘들었던 일 중에 아직도 기억나는 게 있나요?

호주에 온지 며칠 안 됐을 때예요. 같이 살던 언니는 일을 하고 계셨고, 언니가 예전에 이력서를 넣었던 피자가게에서 트라이얼을 보러 오라고 연락을 받았다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자고 있던 저한테 대신 가겠냐고 물으셨죠. 그래서 저는 잠결에 동네 피자가게로 가서 인터뷰를 봤어요. 정말 그때 심한 자괴감을 느꼈어요. 영어가 단 하나도 안 들렸거든요. 가게 직원과 저 둘 다 당황했죠. 저에게 피자만들기, 전화받기 등 이것저것 몇 개 시켜보더니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미안한데 너를 고용 할 수가 없어’ 라고 했으나 제가 그 말도 못 알아들었어요. 결국은 직원이 종이에 써주더라구요. 그렇게 가게밖을 나오면서 제 자신에게 실망을 하고 울면서 집에 왔던 기억이 나요. 주위에서 처음 2달은 신나게 놀아야 한다는 말만 듣고 그렇게 지내다 보니 어느새 가져왔던 200만원은 사라졌고, 일은 안 구해지고 정말 힘들었죠. 당장 집세 낼 돈도 없어서, 룸메 언니에게 정말 조심스럽게 말했는데 언니가 고민도 안 하시고 웃으면서 ‘나중에 일 구하면 갚아’ 하시면서 큰 돈을 빌려주셨어요. 제가 아팠을땐 요리도 해주시고, 잘 챙겨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 영어를 늘리는 것도 쉽지 않았을텐데 그래도 워홀 잘 마치고 그 후에는 싱가포르에서 3년이나 일하고 세계곳곳 여행도 하고, 이렇게 당당히 퍼스로 다시 돌아오다니 정말 많이 성장했네요! 싱가포르에서 다른 지역이 아닌 퍼스로 다시 오게 된 계기가 있나요?

싱가폴에서 무슨일을 했었냐고 물으시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싱가폴에서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에 리셉션으로 3년동안 일을 했었어요. 싱가폴에는 워킹 홀리데이라는 프로그램은 없고, 회사와 직접 컨택을 해서 인터뷰를 보고 비자를 받는 정직원의 형태예요. 20살에 1년동안 퍼스에서 워킹 홀리데이 생활을 했고, 1년이 다 되어 가니 이제 어느 정도는 퍼스에 대해서 안다는 생각이 들어 새로운 도전이 하고 싶더라구요. 그렇게 싱가폴이란 나라를 알게 되었고, 사실 처음에는 싱가폴이 다른 동남아와 같은 나라인줄 알았어요. 싱가폴에 도착하고 거리를 나가보니 건물들도 정말 크고 깨끗하고 그냥 도시더라구요. 

처음 해보는 일이라 첫날엔 혼자 남아서 12시간을 넘게 컴퓨터 앞에 앉아 일을 했었어요. 그런데도 매니저가 따로 오피스로 부르더니 저보고 일을 못한다고 하더라구요. 자존심도 많이 상했고, 제 자신에게 실망도 해서 더 노력했어요. 그러다 보니 1,2년이 훌쩍 지나고 일도 적응이 되었고 승진도 하고 월급 인상도 되었지만, 뭔가 허전한 느낌이었어요. 싱가폴에서의 직장 생활은 한국과 상당히 비슷했어요. 주 5일이었지만 일하는 시간도 길었고, 월급은 적었죠. 매번 그렇게 일을 하고 집에 돌아오는 일상을 하다 보니, 제가 원했던 삶의 모습은 아니라고 느껴졌죠. 싱가폴에서 영어를 쓰긴 하지만 서양의 영어권 나라와 조금 달랐고, 더 큰 곳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다보니 퍼스가 자꾸 생각났어요. 정말 향수병에라도 걸린 것처럼 어떻게 하면, 언제쯤 퍼스에 다시 갈 수 있을까 매일 생각했어요. 그러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휴가를 내고 2013년에 퍼스로 다시 일주일을 여행 했어요. 휴식의 개념도 있었지만, 제가 정말 이 곳이 그리운 건지 확인하고 싶었거든요. 그렇게 1주일을 퍼스에서 보냈어요. 이미 알던 장소를 가고, 아는 사람들을 만나며 평범한 일주일을 보낸 후 다시 싱가폴로 돌아왔는데 제가 정말 퍼스가 그리운 게 맞았더라구요. 그렇게 다시 1년을 싱가폴에서 열심히 일을 하고 돈을 모아서 작년에 결국 다시 퍼스로 돌아오게 되었어요.


› 운영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이름을 Wanderlust Heather로 붙인 이유가 있나요?

Wanderlust 는 독일어로 ‘여행벽, 방랑벽’ 이라는 뜻이에요. 우연히 이 뜻을 알게 되었고, 어감도 좋아서 푹 빠졌어요. 그래서 제 여행 페이지 이름을 Wanderlust Heather라고 바꾸고 인스타그램 아이디도 wanderlust_heather라고 바꿔버렸죠. 저의 관심 분야의 정보나 그것에 대한 생각들을 저 혼자 일기 형식으로 간직하는 것 보단 관심 분야가 같은 사람들과 같이 공유하는 것을 좋아해서 페이지, 블로그, 브런치 매거진까지 운영하고 있어요.

최근에 블로그를 통해서 “일이 안 구해져서 힘들어요.”, “일하는 게 힘들어서 그냥 훌쩍 떠나고 싶어요.” 라고 연락주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저도 처음에는 두 달 동안 일을 못 구하고 돈도 떨어져서 힘든 적도 많았지만, 제가 하고 싶은 “여행”을 생각하며 더 열심히 노력했었어요. 그렇게 마침내 일을 구하게 되었고, 일하면서 힘들어도 이 생각만으로 버텼죠.

정말 힘이 들땐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지금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생각을 해보신다면 어느 정도 고민이 해결 될 것이라고 믿어요!

취재 최윤주 기자 / 커버사진 이준구 기자
사진 출처: 헤더의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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