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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더 Heather Nov 14. 2016

26. 싱가폴, 매너를 지킵시다.

세계여행: 21살, 나의 싱가폴 직장생활

토요일, 여느때처럼 레스토랑이 바쁜 날 이였다.


말레이시아 동료들은 책임감도 없는지 오늘은 2명이나 병가를 내고 

매니져중에 한명은  11시에 오기로 해놓고 1시에 도착했다.


더군다나 예약도 많은 오늘 매니져랑 나랑 단 둘이였다. 

매니져가 아침에 살짝 부르더니 요즘 너무 사람들이 병가를 많이 낸다며,

앞으로 지각이나 병가에 따라 보너스가 지급 될 거라며 넌지시 말해줬다.


힌트다 힌트!


오퍼레이션 시간이 다 되고도 매니져랑 나랑 단 둘이 였다. 

손님들이 물 밀듯 들어오기 시작했다.

한 삼십분이 지나서 동료들도 서서히 도착하기 시작했고 안정되었다.



몇달동안 내 다이어리에는 위와같은 내용이 가득 적혀있었다.



그렇게 바쁜 점심시간이 지나고, 

다시 내 자리로 돌아와 일을 하는데 15명의 생일 파티를 위해 레스토랑 예약을 하고 싶다는 전화를 받았다.

그런데 자꾸 제일 좋은 테이블을 달라고 하는 것 이였다.


더군다나 이 작은 레스토랑에, 

예약도 꽉 차서 제일 좋은 테이블은 없었는데. 


그래서 단호하게 다른 테이블 밖에 없다고 했더니, 


갑자기


"한국인이세요?"


"한국인이세요?"


"한국인이세요?"


당황스러웠다.

"네?" 하니까 "아! 한국인이셨구나" 하시더니 다시 또 좋은 테이블 진짜 없냐고 물으셨다.


단호하게 없다고 거절을 하니 그때부터 시작된 질문공세.


"거기서 얼마나 일하셨어요?"

"저 여기 오프닝때 부터 일했는데요. 2년정도요."


"그럼 롤이 뭐세요?"

"네? 롤이요? 포지션이요?"

"네"

"저 리셉션에서 일하는데요."


"그럼 예약만 받으시는거세요?"

"예약도 받고 이메일도 보내고해요."


"그럼 음식 서빙도 하세요?"

"안하는데요.."


일하면서 한국인 손님들을 만나봤지만 이렇게 개인적인 사항을 묻는 분은 처음. 

그것도 전화로, 또 한 번 더 당황스러웠다.

그래서 긴 통화를 끝내고 예약을 컨펌하게 이메일을 보내줘야한다고 했더니 알겠다고 하셔놓고 

결국 안 보내주셨다. 그럴거면 뭐하러 그렇게 많은 질문을 하셨는지.


저녁엔 한국인 가족의 예약이 있었다. 레스토랑에 들어오자마자 뛰어다니는 아이들.

갑자기 아이들의 어머니가 큰 소리로 

ㅇㅇ아 자리에 앉아야지!!!! 내가 자리가 앉으라했지?!!

조용하게 식사중이던 사람들의 시선이 다 집중되었다. 

부끄러운 기색도 없이, 주위의 반응은 신경 쓰시지 않았다.

괜히 나의 얼굴이 붉어졌다.


이날은 체력적으로도 힘들었지만, 심적으로 더 힘들었던 날 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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