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이 짧아 조금 아쉬웠던 여행을 마치다
1021(토) 구름 조금. 가려니까 날이 좀 선선해진다.
9:40 짐 맡기고 이케부쿠로. 당고로 유명한 닛포리 하부타에는 닫혀 있다. 11시는 돼야 문 여는 듯. 이번에는 글렀구만. 미타라시 당고를 먹고 싶었는데...
아케부쿠로 도착해 처음 눈에 들어온 것은 가챠머신들. 역시 오타쿠의 성지. 역 나오는 길 헷갈려 헤매다. 그때 발견한 가베 백작이라는 커피집. 신선했다.
결국 역 안으로 들어가 표지판 따라 중앙출구로 나옴. 역시 혼잡한 역에서는 표지판 따라가는 것이 안전한 행위. milkey way는 여전히 건재하다. 햄이 도쿄에서 1년간 어학연수 하던 시절. 이곳에서 이별하기 전 차를 마시며 혼자 펑펑 울었더랬다. 왜 그렇게 눈물이 났는지는 아직도 미스터리이나, 이 카페를 보면 그때 일이 생각나 마음 한켠이 몽글거린다. 회사 다니느라 육아는 뒷전이었던 나에게 나중에 햄은 이렇게 말하더라. "엄마 그때 나랑 그렇게까지 안 친했잖아?" ㅋㅋ.
야스베는 햄의 소울푸드인 쓰케멘집. 정갈한 곳. 나는 매운쓰케멘, 햄은 매운 미소쓰케멘. 숙주볶음도 시켰다. 채소볶음이라고 해서 섞인 것인 줄 알았으나 모야시뿐. 그러나 모두 아주 맛났다. 처음에는 그냥 먹다가 양파 넣고, 식초도 넣어본다. 다양한 맛을 볼 수 있다. 11:00에는 줄이 없었지만 점점 늘어나는 사람들. 나이스 타이밍이었다.
round 1이 눈에 띈다. 여행 직전에 본 '브러시업라이프'라는 일드에서 많이 이야기되던 곳이라 괜스레 친근했다. 카페가 그닥 눈에 띄지 않아 결국 르누아르에서 아이스아메리카노. 나중에 왜 차를 주는 거지? 뭔가 몸에 좋다고 생각해 제공하는 것 같은데, 따끈한 차도 맛있었다. 겨우 찾아낸 스타벅스는 만원이라 엄두를 못 내겠고. 이케부쿠로에는 한국음식점, 케밥집, 동남아음식점들이 꽤 있다.
역시 이케부쿠로! 도큐한즈가 문을 닫았다고 해 세이부백화점에 있는 로프트로 가기로 하다. 그 와중에 마쓰모토기요시에서 비오레 까망 클렌저 하나 사다.
세이부백화점 10층부터가 로프트. 작은 전자칠판, 컴팩트한 펜꽂이 사다. 채판과 집게는 햄이 사줬다.
갑자기 눈에 띈 랄프로렌. 3층은 큰 사이즈, 2층은 작은 사이즈를 취급한다. 결국 2층과 3층을 번갈아 방문해 햄은 면, 나는 모 스웨터를 구입하다. 갑자기 짐이 늘어나 착잡해지다. 로프트에서 큰 가방 하나 한 뒤 호텔行.
16:05 나리타공항 가는 스카이라이너(어제 와그에서 예약한 e티켓 바우처 벤딩머신에서 QR 찍고 발권하다-잘 몰라서 역무원에게 물어봄). 대합실에서 아이스크림 하나 먹고 좀 기다리다 승차.
공항 도착. 캐리어 무게를 재보니 24kg이 넘는다. 햄과 짐 조절. 대한항공은 북쪽 데스크로 가야 한다. 남쪽에서 아무리 찾아도 없어 잠시 멘붕. 지상직원에게 물어보다.
짐 보내고 면세점 asakusa에서 과자 사다. 로이스초코감자칩, 사쿠사쿠이카프라이, 흑당 도라야키, 자가포쿠루(감튀 느낌의 과자. 엄청 프로모션 중이다).
15분 늦은 18:45 탑승 시작. 비 온다. 더위가 좀 가라앉으려나? 기내식 야무지게 먹고 22시 다 돼서 인천 도착.
집으로! 지하로 내려가 주차대행 사무실 찾아 결제하면 차 위치 가르쳐준다. 우리 차는 4층에 있었다.
번외
*닛포리 아트렁우드호텔
장점:위치 최고(게이세이선과 jr선이 다닌다), 가격도 적당, 보통 호텔에도 다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부분적으로 김 서리지 않는 거울이 인상적이었다. 욕조도 있어 피로를 풀기에 좋았다.
단점:좁다. 조금 낡은 느낌? 치명적인 문제는 창문이 열리지 않는다는 것. 화장실도 바닥보다 좀 높아 잠시잠시 불편했다. 화장대가 없다. 간이거울도 없다. 교토는 좁은 호텔임에도 간이거울은 있었다는. 중앙난냉방이라 조절 불가능. 공청기가 있었지만 창문을 열 수 없어 답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