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인력공단 서울지역본부 휘경동 한식시험
한식조리사 시험 합격
지난주, 한식조리기능사 합격자 발표가 있었어요. 시험에 합격하면 꼭 합격 후기를 남기겠다고 다짐했는데 이렇게 글을 쓸 수 있어서 기쁘네요.
후기를 남겨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단 하나예요.
제가 처음 한식조리사를 준비할 때 너무 막막했고, 이 막막함을 느끼고 있을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지난 2달간의 이야기를 하나씩 들려드릴게요.
한식조리기능사 도전.
어느 날, 제대로 된 한 끼를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워낙 군것질을 좋아하고, 빵을 좋아하다 보니 체력이 점점 바닥을 보였기 때문이에요. 저의 도전의 이유는 "어느 날 문득" 이라는 다섯 글자였죠.
'그럼 그냥 밥을 먹으면 되지?'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사람이라는 게 동기유발이 필요하잖아요. 배움의 동기유발을 위해 한식조리사 자격증도 따고, 이왕 배우는 거 제대로 배워보자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어요. '자격증'이 주는 뿌듯함도 좋았고요.
학원 등록
저는 필기시험을 보기 전에 실기 학원을 먼저 검색했어요. 제과자격증을 따면서 느꼈던 게 실기를 준비하며 필기시험을 동시에 준비해도 늦지 않는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죠.
실기학원 선정의 가장 우선순위는 집에서 얼마나 가깝냐는 것이었어요. 집에서 멀면 매일 가야 하는 수업이 번거로울 수 있고, 지칠 수 있으니까요.
실기 학원은 한솔요리학원으로 정했어요. 학원이름으로 검색해보니 다양한 지점도 많고, 그래서 조금 더 신뢰가 가기도 했어요. 학원 홍보는 절대로 아니고, 단지 누군가 '어디가 좋았을까'라는 의문이 들까봐 학원 이름도 같이 적어요.
한식조리사 과정은 총 26회 수업으로 진행됐어요. 26회 수업 동안 52가지의 메뉴를 배우게 돼요. 한 번의 수업에 2개의 메뉴를 배워요. 한식조리기능사 시험 품목은 총 53가지예요. 53이라는 숫자는 52가지의 음식 메뉴 와 재료 썰기라는 품목 1가지를 합쳐서 총 53가지랍니다. 이 모든 것을 26회, 5주 동안 배웠어요. 저는 중간 중간 사정이 있어 몇 번 빠졌어요. 그래서 아직 보강 수업을 받는 중이죠.
학원 수업은 총 2시간 동안 이루어지는데 한 시간은 선생님의 시연으로 이루어지고, 1시간은 선생님께 배운 내용을 직접 실습해볼 수 있는 시간으로 이루어져요. 2시간이 결코 긴 시간이 아니라는 것을 한식을 배우면서 느꼈답니다.
실제 시험도 이것과 비슷해요. 약 60분 동안에 마칠 수 있는 2가지의 짝꿍 메뉴가 시험 문제로 주어져요. 예를 들어 비빔밥과 무생채, 잡채와 삼색북어보푸라기처럼 2가지 메뉴가 짝꿍으로 주어지고 이 2가지 메뉴를 주어진 시간에 제출대에 제출해야 합격할 수 있답니다.
짝꿍 메뉴 구성은 한식조리사 53개 메뉴 중 두 메뉴의 시간 합이 60분이 되는 게 시험에 나와요.
필기시험.
학원을 다니면서 필기시험을 접수했어요. 시험 접수는 큐넷 사이트를 통해 접수할 수 있어요. 필기시험에 합격해야 실기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실기를 보려면 필기시험에 접수해서 합격해야 해요.
필기시험은 기출문제만 풀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해요. 저는 시대고시기획에서 나온 '조리기능사 필기 2주 안에 합격하자'를 통해 공부했어요. 전체 책을 다 볼 수는 없어서 기출문제에 답을 동그라미 해 놓고, 정답 위주로 외웠어요. 특정 책을 추천하는 것은 아니에요. 단지 무엇을 고를까 고민이 되신다면 이 책도 나쁘지 않았어요를 말씀드리는 것이니 서점에 가셔서 다양하게 보세요.
필기시험 당일.
필기 시험은 컴퓨터를 이용해서 이루어져요. 즉석에서 마우스로 답을 체크하고, 시험이 끝나면 합격과 불합격으로 결과가 바로 나와요. 필기책을 통해서 외웠던 내용들이 많이 나왔어요. 거의 문제은행에서 필기시험은 다 나온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시험 결과는 합격!
실기시험 준비
필기시험 결과 발표 이후 곧바로 실기 시험을 접수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져요. 실기시험 접수는 매주 월, 화. 수요일에 할 수 있어요. 시험 접수를 하고 약 2주 후에 실제 시험날이 돼요. 그리고 시험 결과는 시험이 끝난 다음 주 목요일에 나와요.
실기 시험 준비물은 실기시험을 접수하고 나면 수험표에 나와있어요. 자세한 설명과 함께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수험표에서 잘 알려주고 있답니다.
저는 수험표를 보니 팬과 냄비도 시험 준비물에 나와있었어요. 준비물 옆 비고란에 팬과 냄비는 시험장에도 준비되어 있다고 나와있어요. 단, 팬 같은 경우는 코팅이 벗겨진 경우도 있다는 말이 있어서 저는 챙겨서 갔어요.
실기시험 접수
저는 직장에 다니고 있어서 주중 시험은 응시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주말 시험에 응시하기 위해 실기시험 접수 당일(월요일) 아침부터 준비하고 있다가 9시 "땡"을 외쳤을 때 바로 접수하려 했으나...조금 늦어져서 일요일 11시 10분, 1시 10분, 3시 10분 시험은 모두 마감되었어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저는 오전 9시 10분 시험을 신청했어요.
실기시험 당일
시험 당일, 시험 준비물을 쇼핑백에 담아 한국산업인력공단 서울지역본부 휘경동 시험장으로 향했어요. 저는 제과기능사 시험을 봤던 남부 시험장을 생각하며 휘경동 시험장도 조그마할 줄 알았는데 직접 가보니 규모가 어마 무시하더라고요.
한식조리기능사뿐 아니라 미용 관련 시험과 각종 필기시험 등 다양한 분야의 시험이 휘경동 시험장에서 이루어지고 있었어요.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고, 5층으로 올라갔어요. 휘경동 시험장에서 한식조리사 실기 시험은 5층에서 이루어져요.
5층 시험장에는 여자 탈의실과 남자 탈의실이 마련되어 있어요. 여기서 조리복으로 옷을 갈아 입고 수험자 대기실에서 대기하시면 돼요. 저는 시험 40분 전쯤 도착했는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더라고요.
시험 15분 전쯤 되니 시험 안내해주시는 분이 들어오셔서 신분증 확인을 하시고 비번호를 부여해주셨어요. 비번호는 번호가 섞여 있는 통 속에서 뽑기를 통해 무작위로 정해져요. 해당 번호는 시험 보는 동안 저의 채점 번호가 되는 거예요. 비번호 이외에는 저를 알릴 수 있는 이름이라던가 어떠한 표식도 나타나게 해서는 안 돼요.
실기시험
실기 시험 시간이 되면 실기시험장으로 수험자 전체가 이동해요. 시험장 안에는 각 자리마다 번호가 붙어 있어요. 자신의 비번호에 해당하는 번호를 찾아가서 해당 자리에 서면 돼요.
자신의 번호에 해당하는 자리에 서면 시험을 안내해주시는 분이 하나씩 짚어가면서 알려주세요.
주의사항, 재료가 정확하게 있는지 확인하기, 오늘의 시험 메뉴 2 종목에 대한 설명, 각 집기류들이 어디에 있는지, 시험이 끝나면 어떻게 하면 되는지 등 모든 것들을 자세하게 설명해주시니 긴장하지 마시고 설명에 따라 행동하시면 돼요.
재료 중 누락된 것은 없는지도 안내해주시는 분이 재료 목록을 보며 하나씩 읽어주세요. 이때 혹시 빠진 재료가 있으면 손을 들고 말하시면 돼요. 저는 재료를 하나씩 확인하면서 오늘의 시험과목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머릿속으로 생각했어요. 파와 마늘 같은 경우 두 가지 메뉴에 모두 들어간다면 어디에 어느 정도 사용해야 하는지 잘 생각해보시는 게 좋아요.
저는 두부 젓국 찌개와 호박선이 시험 메뉴로 나왔어요.
시험 목록을 보고 순간 당황.
첫 시험이라 심장이 두근두근.
그래도 진정하고 재료 목록을 보면서 머릿속으로 정리를 해봤어요. 그리고 시작된 55분간의 시험. 시험을 보는 내내 심사위원분들이 주변을 오가시면서 계속 자리를 살피시더라고요. 심사위원분들이 주변으로 오시는 듯하면 더 열심히 자리를 정리하고 닦았어요. 닦고 정리하고, 닦고 정리하고 그리고 음식이 잘 만들어지는지 확인하기를 거듭했죠.
시험 10분 전쯤에는 시험 10분 남았다는 것도 알려주세요. 10분, 5분, 3분, 1분... 저는 1분 남기고 두 작품을 모두 제출했어요. 시간이 마감되면 제출대가 있는 곳을 커튼으로 막아요. 그러니 시간 안에 제출하시는 게 중요해요. 저는 두 품목을 모두 완료하고 시험시간이 약 3분 정도 남았었는데, 제출하기 전 2분은 시험 안내 종이를 보며 요구사항을 확인했어요. 고명 등에 빠진 것은 없는지 확인했죠. 그리고 제출.
결과 발표.
시험이 끝나고 4일 후, 목요일.
솔직히 두부 젓국 찌개에서 두부와 홍고추의 길이를 정확하게는 맞추지 못해서 합격할 수 있을까 싶었어요. 그래도 절대 합격과 불합격이라는 말을 입밖으로 내지 않았어요. 누구나 합격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니까요.
첫 시험이니 시험장의 느낌을 익힌 것으로 만족하자 싶기도 했죠. 그런데 만약 떨어진다면... 너무 막막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52개의 품목과 재료 썰기를 계속해서 연습한다고 해서 시험 시간에 잘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이 있었으니까요.
결과는 합격!
놀랍고, 기쁜 결과.
점수는 두부 젓국 찌개가 22점, 호박선이 41점, 위생과 안전 점수가 4점과 5점. 총점 72점으로 합격했어요. 두부 젓국 찌개에서는 크기 등이 맞지 않았던 것이 감점 요인이 된 것 같아요. 그리고 호박선이 합격에 큰 몫을 해주었는데 아마도 호박이 잘 절여진 게 가장 큰 효과가 있었던 것 같아요.
결과 발표 후
아직 3번의 학원 보강 수업이 남아 있어서 오늘도 학원의 실기 수업을 듣고 왔어요. 오늘의 수업은 잡채와 삼색북어보푸라기. 수업을 들으면서도 이 문제가 나왔다면 합격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만약 두려움에만 떨며 시험에 응시하지 않았다면 합격이라는 결과를 얻을 수 없었을 거예요.
만약 지금 실기 메뉴를 배우고 계시거나 배우셨다면, 그런데 아직 모르는 게 많다는 생각으로 실기 접수를 미루고만 계시다면 한 번 도전해보실 것을 추천해요. 포기하지 않으면 꼭 좋은 결과가 있을 거예요. 응원하겠습니다.
오늘의 이 기록이 지금 이 순간 한식조리기능사를 준비하고 계시는 누군가에게 큰 힘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여러분의 도전을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