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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tori Oct 28. 2021

최고의 일출

동남아 배낭여행 - 캄보디아, 씨엠립(2)


새벽 4시다.

세안을 하고 짐을 챙겨서 숙소 로비로 내려갔다.

앙코르와트 투어가 있는 날이다. 앙코르와트와 매표소가 거리가 있기 때문에 일찍 서두르기로 했다.

약속시간은 4시 반인데, 뚝뚝 기사가 일찍 와 있었다.

동남아도 새벽 공기는 차다. 지퍼를 목 끝가지 올리고 모자를 푹 눌러썼다. 쌩쌩 달리는 뚝뚝을 타고, 매표소로 향했다. 새벽 5시가 안 되는 시간이지만, 매표소는 사람들로 정말 가득했다. 줄이 너무나 길다. 뚝뚝 기사님도 나도 일찍 서둘로 나와 있기를 정말 다행이다.

표를 구매하고 앙코르와트로 향했다. 어둠으로 가득한 주차장에 내려서 기사님과 번호를 교환하고, 기사님이 손가락으로 사람들을 가리키며 따라가라고 한다.

바로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어둠 속을 핸드폰 불빛에 의존해서 걸었다.

그렇게 사람들을 따라서 가니, 어느 한 지점에 사람들로 가득했다. 이미 맨 앞자리는 커다란 카메라를 설치해 놓은 사람들로 자리를 잡을 수 없었다.

나도 자리를 잡고 기다렸다.


해가 뜨기 시작한다. 사람들의 셔터 소리가 울린다.


장관이다. 이런 걸 보고 장관이라고 하는구나.

매 초 분마다 색이 변한다.

보랏빛 하늘은 푸른색으로 바뀌었다. 호수에 반사되는 사원과 나무들로 인해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바뀌었다.


미얀마 바간에서 본 일출에 감동을 받았었는데, 역시 일출은 앙코르와트라는 말은 틀린 말이 아니었다.


일출을 감상하고, 앙코르와트를 구경했다.

돈을 절약하려는 나는 가이드 신청을 따로 하지 않았다.

엄청난 웅장함을 자랑하는 앙코르와트는 보기만 해도 정말 멋있었지만,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떠나 앙코르와트의 역사를 알지 못하는 나에게는 웅장한 돌을 보는 느낌이었다.


‘돈을 아낄 때 아낄 걸 그랬다 진짜.. 나 바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에 비싼 입장료까지 내고 와 놓고, 웅장한 돌 이라니.

그렇게 나는 웅장한 돌들을 열심히 구경했다. 역사나 유례는 몰라도 한눈에 봐도 대단했다.

아침 일찍 와서 인지 많은 인파들이 몰리지 않아서 혼자서 조용히 구경할 수 있어서 좋기는 했다.


일찍 나섰던 터라 사람들 없이 혼자서 조용히 즐길 수 있어서 참 좋았다.


혼자 삼각대를 두고 사진도 찍고, 구경을 했다. 씨엠립에는 여러 개의 사원이 있어서, 뚝뚝을 타고 다음 사원으로 이동했다.


각각의 사원마다 생김새도 다르고 특색이 있었다. 가파른 사원에 올라가 경치 구경을 하고, 안젤리나졸리가 영화를 찍어 유명해진 타프룸 사원에도 방문했다.

무너져 내린 돌 조각상들과 곳곳에 끼어있는 이끼들로 가득한 조각상들.

조각상들 사이로, 사원들 사이로 나무들이 틈새를 비집고 자라나고 있었다. 그마저도 아름다웠던 사원.


곧 옆으로 쿵 기울것만 같던 나무들



사원들로 이동하는 도중에 시작된 뚝뚝 기사의 거짓.   이야기한 것과 다른 시간을 이야기하며 자꾸 숙소로 돌아가자고 하는 것이다.

그런 적 없다고 정색을 하니, 혼자서 구시렁 거리지만 사원에 도착할 때마다 자꾸 시간 이야기를 하며 재촉을 하는 바람에 기분이 상해 예정된 시간보다 일찍 돌아왔다.




숙소에 돌아와서 낮잠을 자고 씨엠립의 유명한 펍 스트리트로 나가본다. 다들 오전에 투어를 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나와 물보다도 싼 맥주를 마시며 하루의 여독을 풀고 있다.

나도 그 사이에 앉아 맥주 한 잔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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