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스무 살이었다.
야자수의 가늘고 긴 이파리가 서로 부대끼며 자작자작 소리를 내던 그 날 밤. 너는 문득 손을 내밀었다. 조금 멀게, 혹은 조금 가깝게 서로의 손을 잡고는 한 걸음, 한 걸음씩 걸었다. 야자수 아래에서는 귀뚜라미가 울었다. 부드럽게 밀려온 파도는 모래 틈 사이로 스며들었다. 산책길을 걷는 우리의 발자국 소리만이 적막 사이를 흐르고 있었다. 낡은 가로등의 여린 불빛도, 이따금 도로를 오가는 자동차의 헤드라이트도 없었던 밤. 달빛이 허락한 만큼만 볼 수 있었던 그 밤.
너는 스무 살이었고,
밤하늘의 별은 너만큼이나 반짝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