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살 무렵, 처음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때는 지금까지 꾸준히 글을 쓰게 될지 상상조차 하지 않았다. 그냥, 남들과는 다른 나만의 길을 찾고 싶었다. 한편으로는 걱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부모님의 마음을 달래 드리고 싶었다. 그렇게 처음으로 출판한 책이 '백수가 떠난 유럽'이었다. 아마도, 또 다른 재능이나 기술 혹은 상상력이 있었다면 전문서적이나 소설을 집필했겠지만 그때의 나는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그런 이유에서 남들보다 조금 더 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여행 에세이를 집필했다. 원고를 완성하는 데까지 1년 이상이 걸렸다. 처음으로 글을 쓰고 사진을 편집하다 보니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린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그만큼 엄청난 노력을 쏟았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결과는 처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았다. 여행기를 집필할 수 있는 크고 작은 회사에서 몇 년간 글 쓰는 기술을 갈고닦았다.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열망이 강했기 때문에 그 당시 월간 잡지 여행스케치 노 **편집장에게 구걸하다시피 '글 쓰는 방법'을 가리켜달라고 했다. 돌이켜보면 편집장도 어이없었을 것 같다. 출판 경력을 보고 객원기자로 계약했는데, 완전히 초짜 중에 초짜였으니 말이다. 다행스럽게도 편집장은 1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리드문을 비롯하여 글을 어떻게 구성하는지 자세하게 설명해줬다. 그의 조언과 나의 노력의 결과물은 여행스케치 2018년 12월호에서
만날 수 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글을 쓰고 사진을 담을 수 있는 영역이 넓어져갔다. 경남관광재단의 관광홍보책자를
집필하거나 경북관광공사에서 최우수작가상을
수상 받았다. 간혹, 공동저자로 짧은 에세이를 집필 참여하기도 했다. 꾸준한 활동은 성장의 밑거름이 되어주었다. 그런 성장력은 다시 한번 기획출판에 도전을 하기로 결심하는데 큰 힘이 되어줬다.
사실, 중간에 출판 기획서를 여기저기에 보낸 적도 있었다. 답장도 오지 않는 출판사부터 자비출판을 유도하는 출판사도 있었다. 잘 생각해보면 그런 무관심이 몇 년간 다양한 회사에서 글을 쓸 수 있었던 '오기'였던 것 같다.
그런 이유 때문에 '전략'을 바꿨다.
바로 연재를 하는 것이었다.
2020년 2월. 인터넷 언론사와 계약을 했다. 하지만, 글 하나당 3만 원. 노력 대비 말도 안 되는 원고료였다. 그 당시 관광공사에서 한 편당 40만 원을 받고 있던 나로서는 더더욱 그 차이를 실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계약이란 선택을 했다.
나만의 코너를 마련해주는 것이 유일한 조건이었다. 어정쩡하게 연재를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왜일까?
앞서 '전략'을 바꿨다고 언급했다.
출판사에서는 하루에도 수십 개의 원고를 받을 것이다. 나의 원고도 그런 매력 없는 원고 중 하나였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나의 글에 가치를 부여하고 매력적으로 꾸며야 했다. 그게 바로 겨우 3만 원을 받고 1년 동안 24회를 연재한 결정적인 이유가 되었다.
'사람이 정말 간절하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말과 '나의 전략'을 믿고 1년간 단 한 번도 원고를 늦게 제출한 적이 없었다.
드디어, '권동환의 세계여행'이란 낯간지러운 이름의 코너가 끝자락에 도달했던 2021년 1월 1일.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몇 군데의 출판사에 연재했던 에세이들을 투고했다.
솔직히, 반신반의였다.
출판이 되지 않으면 작가를 포기해야겠다는 생각까지 했을 정도였다.
보름 뒤, 기적이 일어났다.
'유아이북스'에서 연락이 온 것이다.
출판사와의 만남은 빠르게 진행되었고 곧바로 출판 계약까지 성사되었다.
그해 여름, 여름휴가를 겨냥하여 '권동환의 세계여행'을 기반으로 '방구석에서 떠나는 유럽 아시아 문화기행'이 출판되었다.
전략이 틀리지 않았던 것이다.
나에게 5년 만의 출판 이외에도
또 다른 기적이 일어났다.
염원하던 '베스트셀러'가 된 것이다.
나의 첫 도서 '백수가 떠난 유럽'을 통해 인연을 맺은 독자들이 sns를 통해 출판을 축하해주는 인사들도 너무 큰 행복이었다.
그렇게 출판한 지 7개월이 지난 현재.
다시 신간도서로 독자들을 만날 기회를 얻기 위해
'그 시절의 여행일기'를 비롯하여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하며 매일마다 집필을 하고 있다.
그러던 와중, 오랜만에 검색한
'방구석에서 떠나는 유럽 아시아 문화기행'에
다시 한번 빨간 네이버 베스트셀러 인증
마크가 붙어있었다.
3~4개월 만에 다시 재회한 셈이다.
엄청 뿌듯했다. 시간이 흐르더라도 사람들이 찾아주는 책을 집필했다는 것만큼 뿌듯한 일이 어딨을까?
2022.2.9
많은 작가들이 공감할 부분을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싶다.
일반인들은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면
큰돈을 번다고 지레짐작한다.
현실은 그렇게 아름답지 못하다고 답해준다.
그렇다면 돈도 못 버는데 왜 고생하느냐고 물어본다.
나는 그들에게 '뿌듯함'이라고 말하고 싶다. 글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누군가 나의 글을 읽고 지식을 습득하거나 힐링을 하는 것만큼 뿌듯한 일이
어디 있을까?
요즘 내 마음이 그렇다.
나의 글이라도 재밌게 읽어줄 단 한 사람만 있다면,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펜을 놓지 말아야겠다고 말이다.
그래서인지
이 글은 스스로에 대한 약속을 다짐하는 편지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멀지 않은 미래에 이 글을 다시 읽을 때는
계획한 원고들이 완성되길 바라며
오늘은 이만, 잠을 청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