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에서 즐긴 페로제도로의 여행

그 여름 7일 책을 읽고 난 후

by 방구석여행자

내가 페로제도를 처음 알게 됐던 건 어느 한 여행잡지에서였다. 깨끗하고 차분한, 정돈된 느낌의 북유럽 국가들. 그래서 북유럽 국가들을 유독 좋아하고 여행도 다녀왔는데 페로제도는 생소했었다. 여행잡지에서 우연히 봤던 페로제도는 ‘아 북유럽에 이런 나라도 있었구나’하는 호기심 정도였다.


서점을 갔었다. 서점을 가면 여행서적 코너부터 제일 먼저 달려가는데 이날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중 유독 내 눈에 띄었던 <그 여름 7일>이라는 책. 책 제목을 통해 일주일 여행기라는 걸 짐작할 수 있었다. 직장을 다니고 있던 나도 일주일 이상 여행하긴 힘들었기에 작가가 일주일 동안 어디를 여행했을까? 궁금했었다. 그 궁금함과 호기심은 책 구매로 이어졌다.


책을 펴자마자 이전에 호기심이 있던 페로제도 여행기라는 걸 알게 되었다. 작가와 나는 공통점이 참 많았다. 모든 걸 내려놓고 세계일주를 할 용기는 없었다는 점, 직장을 다니기에 온전히 여행을 할 수 있는 기간은 1년에 일주일 정도밖에 없다는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을 사랑하기에 최소 1년의 한 번은 비행기를 타야 했던 점, 일상에 찌들어 여행만큼은 자연 친화적인 곳을 추구한다는 점 등이 그것이었다.


페로제도가 북유럽이라는 것과 자연 친화적인 곳에서의 트레킹, 일주일 등의 공감대 형성으로 자연스레 책을 술술 읽으며 작가와 페로제도로의 여행을 떠날 수 있었다. 작가는 삼성 갤럭시 광고를 보고 페로제도에 흥미를 갖게 되어 와이프와 함께 7일 동안 페로제도를 찾게 되었다.


작가는 페로제도 구석구석을 차를 타고 여행을 했었다. 페로제도의 수도 토르스하운부터 작가가 페로제도를 찾게 된 계기인 전망 좋은 가사달루 그리고 뮬 라포슐 폭포, 양이 유독 많아 양들의 천국이라 불리는 페로제도에서 양 똥인지 진흙인지 모를 어떤 것을 밟고 트레킹을 했던 경험, 변덕스러운 날씨, 페로제도에 유일하게 서식하는 퍼핀 서식지인 미키네스 섬 방문 등 작가의 하루하루 여행기를 통해 페로제도에 대해 속속들이 알 수 있었고, 페로제도를 미리 조금이니마 경험할 수 있었다. 또한 페로제도의 고래잡이 문화와 갈등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같은 북유럽 여행국가이면서 자연친화적이었던 엄마와의 7일간의 노르웨이 트레킹 여행이 유독 많이 생각이 났다. 책에 페로제도로 여행을 떠나는 준비과정과 각종 여행 팁에 대해 자세하게 나와있어 추후에 페로제도로의 여행 준비를 할 때 이 책을 다시 참고해도 좋을 것 같았다. 임신과 출산으로 인해 몇 년 동안 운전대를 잡지 않았던 나는 요즘 다시 운전을 하기 시작했다. 차를 렌트해서 페로제도 이곳저곳을 여행했다는 작가의 여행기를 보며 앞으로 운전연습을 더 열심히 해서 나도 언젠가는 페로제도의 도로 한복판에서 차를 운전하고 자연 속에 파묻혀 트레킹을 즐기고 싶다는 꿈을 키우게 됐다.


이 책의 말미에는 작가가 다리를 다쳐 페로제도를 하마터면 여행하지 못할 뻔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작가의 다리가 페로제도를 여행하기 전에 괜찮아져서 어찌나 다행이었는지 모르겠다. 작가가 페로제도를 여행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페로제도에 대해 일회성의 호기심으로 끝났을 것이었고 이렇게 속속들이 여행하지 못했을 테니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방구석에서 이렇게 편하게 페로제도를 여행하는 호사를 누려도 되나 싶었다.


에필로그에서 작가가 말했다.


짧은 시간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고 싶다면

인간의 때가 묻지 않은 날 것의 여행을 하고 싶다면

위대한 빙하의 걸작을 보고 싶다면

북대서양 바다 위, 원 없이 드론을 날려보고 싶다면

뻥 뚫린 도로, 협곡과 피오르드 사이를 운전하고 싶다면

아스팔트 말고 푸른 초원 위를 걷고 싶다면

다음 여행 행선지는 페로제도라고 말을 했다.


언제 내가 비행기를 타게 될지 아직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나의 다음 여행 행선지는 작가의 말처럼 페로제도여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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