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쉬르, 몽블랑에 오르다

by 방구석여행자

인*그램을 파도처럼 돌아다니다 동인천에 있는 마쉬라는 한옥그림책방에서 연말그림책모임을 한다는 공지글을 보게 되었다. 그림책의 제목은 <소쉬르, 몽블랑에 오르다> 였는데 제목을 보자마자 인생 그림책을 만난 것처럼 이끌렸고 마침 시간도 됐겠다, 덜컥 신청을 하게 되었다.


모임주최자이신 선생님과 책방지기 선생님 그리고 사시는 곳 어딘지 모를 두 분의 선생님까지 총 5명이 모여 <소쉬르, 몽블랑에 오르다> 그림책을 함께 보았다. 그림책을 펼쳐보기 전 모임주최자이신 선생님이 이 그림책을 연말그림책모임에 선정하신 이유와 이 책과의 첫 만남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다른 그림책모임에서 하듯 주최자선생님께서 먼저 한번 읽어주시는 게 아닌 함께 보고 함께 읽는 시간으로 진행되었다. 함께 그림을 찾아가며 서로가 발견한 그림을 이야기하면서 보니까 숨은 그림 찾기 게임을 하는 느낌도 났어서 이색적이었다.

이 그림책은 1700년대 스위스의 소쉬르라는 탐험가가 알프스에서 제일 높은 산인 몽블랑에 오른 이야기를 담았다. 소쉬르가 아름다움에 반해 여러 번 도전했었다는 몽블랑. 등산을 좋아하고 등산에 나름 도전적인 나도 한번 도전해 볼까? 싶어서 높이가 얼마나 되나 찾아봤는데 무려 4807미터로 등산가가 아니면 결코 단시간에 등반할 수 있는 높이는 아니었다. 그런와중에도 저 시대에 그 오르기 힘들다는 알프스 몽블랑을 요즘처럼 등산하기 편하고 안전한 등산복과 등산화로도 등산가가 아니라면 쉽사리 도전하기 힘든 산인 몽블랑을 1700년대 의복과 구두와 같은 신발을 신고 올랐던 모습을 보면서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달리 생각해 보면 그 시대에는 이 그림책에 있는 신발과 옷이 편한 옷이었을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나에게도 소쉬르의 몽블랑과 같은 오랜 버킷리스트가 있었다. 바로 티브이에서 보다 그 경관에 매료되어 도전하게 됐던 5년 전 트레킹에 성공한 노르웨이 3대 트레킹코스였다. 3군데 트레킹을 하루에 하나씩 3일을 연속하면서도 우여곡절이 있었다. 그렇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각 목적지에 도착하여 버킷리스트를 이룰 수 있었다. 그때 가장 시간도 많이 걸리고, 가장 긴 코스를 자랑했던 트레킹코스인 트롤퉁가 트레킹을 할 때 현지가이드님이 이야기해 주셨던 게 생각이 났다. “굉장히 잘 올라가니까 겨울에 트레킹도 한번 도전해 봐도 좋겠다” 고 응원과 격려를 해주셨다. 그때 그 말이 이 책의 설산이 덮인 몽블랑을 보면서 다시 잊고 있던 도전욕구를 불태웠다. 비록 4807미터의 몽블랑에는 비할 데가 못하겠지만. 지금까지도 나의 인생여행지로 남아있는 노르웨이 3대 트레킹.

이 그림책을 보면서 그때의 여행이 새록새록 생각이 나서 참으로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때의 여행이 생각이 날 때, 어느 순간 겨울 설산 트레킹이 하고 싶지만 이 욕구를 잠시 잠재워야 할 때 열어봐야 하는 그림책이었다. 이런 좋은 책을 알게 되어 시간 내어 연말그림책모임에 참여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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