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 후기 및 지원서 공개
올해 버킷리스트를 달성했다.
남들한테 말하고 다니지 못한 마음 한 구석 나만의 꿈이 있다. 바로 여행작가다. 어린 시절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라는 속담을 배웠을 때, 어린 마음에 "언젠간 내가 죽기 전에 내 이름 세 글자로 된 책 한 권은 출간하고 죽어야겠다"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 학업, 취업, 일, 연애 등으로 정신없던 10~20대가 지나갔다. 20대 때보다 여유가 생긴 지금, 여행작가라는 작은 꿈을 향한 첫 단추를 끼우고자 네이버 블로그부터 시작했다.
나는 글 쓰는 재주가 없다. 수능에서 '언어영역'을 제일 못 봤을 만큼 글을 읽고 쓰는데 약하다. 그런 내가 공개적인 장소에 글을 남긴다는 게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에 10명이라도 내 글을 볼까?"라는 걱정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내가 지금껏 살아온 것처럼 '꾸준히, 성실하게, 될 때까지 하자'라는 마음가짐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블로그에 내 여행기를 연재 형식으로 묵묵히 쓰다 보니 하루에 10명만 들어와도 좋겠다고 생각한 블로그가 이제 일평균 방문자가 100명이 넘는다. 알고리즘을 타면 하루에 600~700명이 들어오기도 한다. 방문자의 수보다 내 글이 재밌다며 다음화는 언제 올라오는지, 다음 화가 궁금해서 기다려진다는 구독자들이 생긴 것이 가장 신기하고 재밌는 경험이다.
하지만 블로그에 여행기를 쓰면서 혼란스러웠던 적이 많았다. 블로그는 정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인데, 정보성이 아닌 내 이야기를 풀어가는 게 맞는 건가라는 혼란이 여러 번 왔었다. 그래서 내 블로그의 글들을 보면 어떤 글은 정보에 집중되었다가, 어떤 글은 정보가 없는 내 이야기에 집중이 된다. 글 내용에서 내가 겪었던 혼란스러움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그렇게 고민을 하던 찰나에 브런치스토리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러나 브런치스토리는 작가로 합격해야 글을 쓸 수 있다. 그래서 브런치스토리는 나에게 글을 잘 쓰는 작가 또는 작가지망생이 글을 쓰는 공간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다. 글쓰기 초보인 나에게는 진입장벽이 높아 보였다.
"나 같은 글쓰기 초보가 브런치 작가가 될 수 있을까?"
내 삶의 자세인 '실패해도 실행하자'는 마음으로 브런치 작가를 신청해 보기로 했다. 그렇게 나는 블로그라는 첫 번째 단추를 잘 끼우고, 두 번째 단추로 브런치스토리 작가를 도전했다. 신청서를 제출하고 합격 수기를 찾아보니 떨어진 사람들이 수두룩하고, 몇 번 도전 끝에 합격한 후기도 많았다. 심지어 브런치스토리 작가 승인을 위해 글쓰기 모임에 가입해서 체계적으로 글쓰기를 배우고 신청하시는 분들도 있었다. 이런 후기를 보고 블로그에 일기 같은 글을 쓰기 시작한 지 몇 개월 밖에 안 된 글쓰기 초보인 나는 당연히 한 번에 합격할 기대를 안 하고 있었다.
평범한 금요일 오후, 점심을 먹고 자리에 앉았는데 핸드폰 알림이 울렸다.
브런치 작가가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렇게 나는 올해 버킷리스크를 달성했다. 30대가 끝나기 전 내 이름으로 책을 출간하는 게 목표다. 이제 두 번째 단추까지 잘 잠근 것 같다. 앞으로 브런치에 글을 열심히 쓰면서 세 번째 단추를 잠그기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 먼 여정일 수 있겠지만 단추를 하나씩 채워가다 보면 내 이름 세 글자가 적힌 책이 출간되는 그날까지. 긴 마라톤을 잘 완주할 수 있길 스스로에게 바란다.
글쓰기 초보인 내가 한 번에 합격한 것을 보고 어느 정도 브런치스토리에서 원하는 작가상을 유추할 수 있었다. 글솜씨도 중요할 테지만 글 실력보단 자신만의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풀어갈 수 있는지 여부를 중요하게 보는 것 같다.
아래는 내가 실제로 제출한 내용이다.
01. 작가소개(300자)
02. 브런치스토리 활동 계획(300자)
03. 자료첨부
04. 마지막 단계
브런치스토리 작가 신청 시 실제로 제출했던 내용이다.
내용에서 볼 수 있듯이 글 솜씨가 뛰어나지 않다. 대신 나만의 주제가 명확했고,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으로 활동이 가능하다는 점을 어필했다.
다른 분들의 합격 후기에서 '02. 브런치스토리 활동 계획' 질문에 목차를 세부목차까지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된다는 후기들이 많았다. 그러나 나는 세부목차를 작성하진 못했고, 나의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꼭 목차를 구체적으로 명시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03. 자료첨부'에 저장글(샘플) 3개를 제출할 수 있다. 저장글의 첫 번째 글인 '여행은 경험일까?' 글은 내 [인생을 여행처럼] 매거진 첫 번째 글로 업로드되어 있다. 내 글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나는 글을 잘 쓰지 못한다. 누구나 쓸 수 있을 정도의 필력이다. 그래서 더욱이 한 번에 합격한다는 기대를 못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내가 한 번에 합격한 이유는 인터넷에 이미 나와 있는 정보나 모두가 아는 얘기가 아닌 '나만의 생각과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를 풀어낸 것이 합격의 주요 요인이라고 생각 든다.
사실 브런치에 합격 후기를 올릴지 고민을 많이 했었다. 이미 합격하신 분들이 계신 공간이기도 하고, 작가로 활동하고 계신 분들이 합격 후기 제목을 아예 클릭도 안 해 볼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격후기를 올리게 된 이유는 먼 훗날 책을 출간하는 작가가 되었을 때, 작가라는 꿈을 향한 첫 발걸음의 설렘과 풋풋함을 기록하고 기억하기 위해서다.
안녕하세요, 세계 50개국 여행이야기를 기록하고 공유하는 트래블노아입니다. 브런치스토리에서는 저의 여행이야기를 수필, 에세이 형식으로 꾸며나가고자 합니다. 따라서 혹시 현실적인 현지 분위기 또는 여행 정보가 필요하신 분들은 저의 블로그를 참고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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