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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작가 정은주 May 08. 2024

자연환경해설사에 도전하다

첫 날, 나의 주제는 비자나무숲

오늘부터 자연환경해설사 기본양성과정이 시작됐다. 저녁 6시부터 8시까지, 다음주부터는 9시까지 수업을 진행한다. 교육장까지 1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먼 거리라 부담도 되었지만 이것저것 따지다 보면 시골 마을에 살고 있는 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이런 기회가 흔치 않기에 나로선 큰 맘을 먹고 도전!을 외쳤는데 막상 와 보니 표선, 남원, 저지, 창수... 교육생 대부분이 나와 같이 1시간 이상 거리에서 오신 분들이었다. 혼자서 큰 일을 해내고 있다 생각한 것이 다소 머쓱해졌다. 진정한 배움을 향한 길엔 그 어떤 장애물도 방해가 되지 않는다는 걸 열의에 넘치는 분들을 보고 깨달았다.


아쉬운 건, 생태마을에 사는 주민이라면 마을 추천을 받아오는 경우 교육비가 무료라는 점을 뒤늦게 알게 된 점이다. 미리 알았다면 리사무소나 마추위에서 추천을 받을 수 있었을텐데.. 이미 내 버린 교육비는 소급이 안된다니 어쩔 수 없지. 어마무시한 경쟁률을 뚫고 첫 기회에 교육생 선정이 되었다는 걸 위안삼아야 하나. 교육비 만큼 열심히 배워서 그 보다 더 많이 써먹는 수 밖에. 


오늘은 첫날이라 함께한 분들의 자기 소개로 1시간을 보냈다. 예전 숲해설가 과정을 들었을 때와 비슷한 느낌. 대체로 퇴직한 분들, 자연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이 모이셨고 연령대는 나보다 많으신 느낌. 내 또래 정도가 둘 셋 보이는데 여튼 40대 중반 이상이라 생각된다. 숲해설가나 자연환경해설사가 직업적으로는 아직 안정적이지 못하니 아무래도 경제적으로 안정이 되신 나잇대가 더 많지 않겠나 싶다.


나는 청중을 재밌게 하는 재주는 없는 듯 하다. 웃음을 주려 했던 포인트에서 전혀 웃음이 터져 나오지 않고 시종일관 진지한 분위기여서 과연 내가 해설을 잘할 수 있을까, 걱정도 많이 된다. 많이 연습하고 노력하면 되려나. 난 수다 떨때만 재밌는 사람인 것도 같다.


자기 소개에 이어서 지난 과정 때 해설 시연했던 분들의 영상을 보여주셨다. 어쩜 하나같이 잘 하는 지! 3개월 후면 시연인데 과연 나도 저 모습이 될 수 있을까. 그래도 영상을 보면 스토리 텔링에 대한 감이 좀 잡히는 듯 했다. 강사님은 내가 가장 자주 찾는 곳을 대상으로 삼으라고 하셨다. 익숙해야 이야기도 편히 할 수 있고 해설하기도 쉽다고. 바로 떠오른 곳은 역시나 비자나무숲. 그동안 수 백번은 다녀온 것 같다. 해설까지는 아니어도 이런저런 이야기는 꺼내들 수 있는 내 최애의 장소. 언젠가 비자나무숲에서 해설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이번 과정에서는 나만의 해설 스토리를 만들어봐야겠다. 다른 이들의 영상을 참고하면서 이런저런 구상을 해보았다. 단순히 비자나무와 숲에 대한 지식을 알려주기보다 숲에서 치유의 경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짜보고 싶다.




여러분은 숲을 왜 가시나요? 

숲에 대해 알고 싶은 것이 있으시나요? 또는 어떤 것들이 기대되나요? 

그래서 이 숲을, 다시 오고 싶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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