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흘리개 소녀
여기는 인도 다즐링, 다즐링의 중심인 초우라스타 광장 벤치에 앉아 한가로운 오후를 보내고 있다. 문득 내 눈에 동네 친구들과 어울려 놀고 있는 소녀가 들어왔다. 국적 불문하고 아이들의 노는 모습은 어른들의 마음을 동심의 세계로 안내하곤 한다. 아이들의 노는 모습을 관찰하며 조심스럽게 셔터를 눌렀다. 유독 그 소녀한테 눈이 갔다. 또렷한 이목구비와 대비된 콧물을 훌쩍 흘리는 모습은 매우 귀엽다.
소녀한테 다가가 사진 찍을래? 하고 물었다. 소녀는 관심 없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으며 거절 의사를 표현했다. 그 이후 나는 잠시 카메라는 가방 속에 두고 며칠 동안 늘 같은 시간에 광장에 나가 사탕이나 초콜릿 같은 먹을 것을 주면서 아이들과 친해지려 노력했다. 다즐링 을 떠나기 전날 점심, 광장에 나갔다. 그날도 어김없이 이곳에서 놀고 있다. 이제는 이 녀석들도 나를 알아본다. 나의 카메라를 보면서 사진을 찍어달라고 한다. 이제야 아이들이 나에게 경계심을 풀고 마음을 열어준다. 기쁘다. 그렇게 해서 그 여자아이를 포함해 동네 아이들을 사진에 담았고 그리고 나는 다음날 다즐링을 떠났다.
시간이 흘러 2년 후인 2018년 여름, 여행 인솔자로 다시 다즐링을 찾았다. 그때처럼 나는 초우라스타 광장 벤치에 앉았다. 혹시라도 그 소녀를 다시 보면 그때 촬영한 사진을 줄려고 인화까지 했다. 많이 컸겠지? 나를 기억할까? 기대를 살짝 하면서 기다렸다. 하지만 다즐링을 떠날 때까지 그 소녀는 볼 수 없었다. 아쉽게 다시 조우 하진 못했지만 어디선가 건강하게 잘살고 있기를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