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그랬지
보는 내내 대학시절이 많이 떠올랐다. 대학 1학년 때 종로 1가에 있던 코아아트홀이란 극장에 작은 영화 감상 소모임이 있었는데 매주 한 편 정말 희한한 영화를 보고 난 후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그때만 해도 일본 영화가 정식 수입되지 않던 때라서 주로 일본 영화를 봤었는데 그때 ‘오디션’을 보고 받았던 강렬한 느낌은 아직도 생생하다. 학교 정문 앞 지하에 있던 바에서도 매일 저녁 영화를 틀어줬다. 상영 전 매번 ‘Rocky Horror Picture Show’의 타이틀(https://youtu.be/GKhPVHoodrU?si=zbTCVwbAWQ--Nr4Q)을 틀어줬는데 그 노래를 들을 때면 묘한 노스탤지어를 느끼곤 한다. 학기 초에는 ’여명‘이라는 사회학과 영화 소모임을 기웃거리곤 했는데 그곳에서 ’지리멸렬(‘https://youtu.be/asxGOw99at0?si=DbpdCn8fozoBthh5)과 ’호모 비디우쿠스‘라는 단편영화를 봤던 기억도 생생하다. 당시 이 영화를 만들었던 청년들(봉준호, 변혁, 이재용)은 훗날 당당히 장편을 들고 멋지게 등장했다.
이번 학기 영화 강의의 첫 수업에는 이 다큐멘터리를 소개할 생각이다. 학생들이 각자의 마음속에서 뭔가 꿈틀거리는 것을 발견하리라 기대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