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국내여행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트래비 매거진 Nov 22. 2021

속초에서 만나는 강원도의 멋과 맛

한 해의 끝자락에 강원도에 다녀왔다.
산과 바다, 마을과 골목, 갤러리와 양조장까지
겹겹이 쌓여 있는 온정이 따뜻하고 포근했다.



돌담 따라 타박타박,
상도문 돌담 마을


속초 여행은 여러 번 했었지만 상도문 돌담 마을은 처음이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여행자 센터 겸 여행사 감자투어 사무실인 ‘문화공간 돌담’이 여행자를 반긴다. “옛 방앗간 자리였고, 정미소가 됐다가, 마지막엔 마을 창고로 쓰이던 곳을 이렇게 여행자 센터로 바꿨는데 반응이 너무 좋아요.” 이번 여행의 안내자인 최문경 실장이 미소 띤 얼굴로 말한다.



설악산 아래 5백 년 된 이 마을은 돌로 쌓아 올린 담장이 이어지고, 대문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돌담 곳곳엔 돌조각으로 만든 고양이, 강아지, 참새 등의 조형물들이 이어진다. “마을의 특성을 살려 예술가들을 초청해 조형물들을 꾸몄어요. 돌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살려 보자는 뜻이었죠.” 마을 입구의 슈퍼마켓은 앞으로 셀프 사진 스튜디오로 운영될 거라고 한다. “슈퍼마켓 집 아드님이 사진가이거든요. 본업을 살려서 고향에 문화 공간을 만드는 거죠.” 그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골목을 따라 돌담이 이어지는 마을들을 둘러보다 양철과 유리병으로 꾸며진 정배 씨네 집에 들어섰다. “마을 사람들끼리는 정배 씨네 집이라고 부르는 김정배 씨의 집인데, 방송에 나오고 나서 좀 유명해졌어요.” 정배 씨가 잠시 나와 일행들에게 토마토 달인 차를 내어 주며, 마을에 놀러 오는 사람이면 누구든 이렇게 반긴다며 웃는다. 정성스레 내어준 토마토 차를 호로록 마시니, 돌아오는 길에 그 마음이 기억나서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된다.

상도문돌담마을
주소: 강원 속초시 도문동 상도문 돌담 마을
전화: 033-639-2690




글귀로 마음을 전하는 동네 서점,
문우당 서림


여행을 오면 꼭 책방에 들르는 습관이 있는데, 이번 여행에서도 로컬 서점에 들렀다. 2대째 내려오고 있는 속초의 자부심인 문우당 서림이다. 1984년에 다섯 평 남짓한 공간에서 처음 문을 열었고, 2002년에 지금의 자리로 확장 이전했다고 한다.



보통의 서점과 다른 점이라면 200여 종의 독립출판물을 함께 다룬다는 것! 그 밖에도 신간이나 베스트셀러가 아니라 오래된 책을 눈에 띄는 자리에 놓는다거나, 책을 구매하면 여러 글귀 중 손님이 선택한 글귀를 골라 종이봉투에 달아주고 스티커와 책갈피도 준다는 것 등 다양하다.

“서점이 단순히 책을 사는 곳이 아니라 글을 경험하는 곳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2층 벽면과 천장의 전등에 좋은 책의 글귀들을 담아 디자인을 살렸죠. 실제로 저 글귀들을 보고 나서 어떤 책 속의 글인지 물어보고 그 책을 사는 손님들이 많아요.” 문우당 서림의 2세대인 해인씨가 자세히 알려준다. 독립 출판물 서가에서 책 한 권을 사 들고 나오니 어쩐지 마음이 포근해지는 느낌이 든다.

문우당서림
주소: 강원 속초시 중앙로 45
영업시간: 평일 09:00~ 21:20, 주말 09:00 - 21:00
전화: 033-635-8055




속초의 지명을 살린 수제 맥주들,
크래프트 루트


산 좋고 물 맑은 동네에선 좋은 술이 나온다고 했던가? 속초에 왔으면 속초 맥주를 맛봐야 하는 법! 크래프트 루트는 수제 맥주 양조장 겸 브루 펍(brew pub)이다. 양조장은 대중에 개방돼 있지 않지만, 주인장은 우리 일행을 위해 특별히 한 바퀴 둘러볼 수 있게 해줬다. 당화, 여과, 가열 등의 과정을 거치는 맥주 제조 과정을 돌아보고 숙성조에서 숙성되고 있는 맥주를 맛봤다. 일행 중 누군가 “그래, 이 맛이지!”라고 감탄사를 내뱉는다.



펍에서는 이 양조장에서 만드는 다양한 맥주를 판다. 속초 곳곳의 지명을 살린 맥주 이름은 ‘동명항 페일 에일’, ‘대포항 스타우트’, ‘갯배 필스너’, ‘아바이 바이젠’ 등으로 정감 있다. 특히 ‘동명한 페일 에일’은 각종 대회에서 상을 휩쓸어 인기가 좋다고 한다. 맛을 보니 뒷맛이 상쾌하고 레몬, 라임, 귤 향이 산뜻하게 감돈다. 


CRAFTROOT

주소: 강원 속초시 관광로 418
영업시간: 일~목 12:00~ 22:00, 라스트 오더 21:00, 금·토 12:00~ 00:00 라스트 오더 23:00
전화: 070-8872-1001




멀리서 보아도 가까이서 보아도 아름다운,
설악산국립공원


속초에 왔다면, 설악산 근처에 숙소를 잡고 다음 날 새벽 산행을 해도 좋다. 비선대까지 한 시간 반, 비룡폭포까지 두 시간 정도, 흔들바위까지 한 시간 반 이상 걸린다. 가볍게 트래킹 하듯 비선대까지만 가도 충분하다.



추운 날씨에도 한참 걷다 보면 금방 땀이 송골송골 맺힌다. 산은 직접 올라가야 제 맛이라는 사람들도 많지만, 멀리서 바라보며 망중한에 빠지는 이들도 있다. 설악산 국립공원 근처에 숙소를 잡고 이른 아침 설악산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한 해의 마지막을 강원도에서 보내는 것에 감사하면서.

설악산국립공원
주소: 강원 속초시 설악산로 833
전화: 033-801-0900(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강원도의 맛
 ‘속초’


함경도 식 순대, 원조 동해 순대국



속초에서 맛볼 수 있는 함경도 식 순대는 남쪽의 피순대와는 달리, 색이 밝고 곡물의 식감이 보들보들하다. 이런 북방식 순대를 깔끔하게 국밥으로 내어 놓는 ‘원조 동해 순대국’은 1984년 문을 열어 37년 된 맛집이다. 순댓국 특유의 냄새가 없고, 국물이 맑아 평소 순댓국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도 맛있게 먹는다.

원조동해순대국
주소: 강원 속초시 중앙로129번길 35-17
영업시간: 07:00~21:00, 브레이크 타임 11:00~ 11:30, 16:00~16:30 화요일 휴무
전화: 033-633-1012



세 가지 방법으로 즐기는 물회, 송도물회



속초항에 가면 횟집이 즐비한데, 그 중 ‘송도물회’는 세 가지 방식으로 즐기는 삼색 별미로 잘 알려져 있다. 싱싱한 세꼬시와 각종 채소가 채반에 가득 담겨 나오면 취향에 따라 비빔회, 물회, 회덮밥 등으로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채소에 초고추장을 넣고 세꼬시를 듬뿍 넣어 세꼬시 비빔회를 맛본 후 장치 매운탕으로 마무리하면 속이 든든하다.

송도물회
주소: 강원 속초시 중앙부두길 63
영업시간: 09:00~21:00 브레이크타임15:00~17:00, 매월 둘째, 넷째 주 화요일 휴무
전화: 033-633-4727



옛 맛을 간직한 속초 막걸리, 아바이 생 막걸리



속초 아바이 순대타운과 설악산 등산로의 식당들에서 만날 수 있는 생 막걸리 ‘아바이 생 막걸리’는 ‘설악 프로방스 배꽃마을 양조장’에서 해양심층수를 사용해 만드는 막걸리다. 묵직하고 토속적이며, 탄산이 적고 산미가 살아 있다. 요즘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가볍고 달콤한 막걸리가 아니라 걸쭉하고 깊은 옛 막걸리 맛이랄까. 순댓국과 기가 막히게 잘 어울리고, 감자전, 가자미식해 등의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Stay
켄싱턴 호텔 설악



시설이 깨끗하고 인테리어가 멋스러우며 전 객실이 설악산 전망이다. 국내·외 스타들의 소장품, 서명 프린팅, 사진 등을 전시한 공간이 이채롭다. 조식당에서 설악산을 조망하며 식사하는 시간도 이곳에서 누릴 수 있는 호사다. 도보 5분 거리에 ‘설악산 소공원’이 자리해 산책하기도 좋다.

켄싱턴 호텔 설악
주소: 강원 속초시 설악산로 998
전화: 033-635-4001
홈페이지: kensington.co.kr/hsr


*여행정보: 테한민국 테마여행 10선 https://ktourtop10.kr  



 글·사진 나보영 트래비 객원기자



매거진의 이전글 남한강에 흐르는 옛 이야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