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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비 매거진 Dec 03. 2021

원시림 그대로의
'제주 숲'을 만나는 시간

내딛는 한 발자국마다 위안이 되는,
오롯이 자연 그대로의 모습만을 간직한
원시림으로 떠나보자.


가을색이 내려앉은 제주의 숲


곶자왈의 매력으로
머체왓숲길


머체왓 숲길은 “돌이 많은 곳”이라는 제주 사투리인 “머치”와 “밭”이라는 “왓”이 합쳐진 이름으로, 돌무더기가 많은 밭에 이루어진 숲길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름 탓일까. 왠지 돌만 가득한 숲은 아닐까 걱정스럽지만, 숲으로 들어서는 순간 알게 된다. 제주가 그대로 담겨 있는 숲길이라는 걸.


곶자왈로 향하는 머체왓숲길


머체왓 숲길 메인은 소롱콧 길이다. 대략 6km 정도의 코스로 이루어진 소롱콧은 하천의 모양이 작은 용을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길이 험하지 않아 가볍게 걷기에 안성맞춤이다. 시작은 곶자왈로 시작한다. 얼기설기 자란 나무와 식물들은 제주 자연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날것이 주는 신비로움에 한참의 감탄이 이어진다.


숲으로 스며든 햇살이 좋다
푸르름으로 물든 머체왓


그렇게 한참을 곶자왈의 매력에 빠져 걷다 보면 나타나는 것이 바로 편백나무 숲이다. 곧게 자란 편백나무들은 하늘에 닿을 만큼 크게 자라 시원함을 느끼게 해준다. 편백나무 밑 중잣성길도 빼놓을 수 없다. 중잣성이란 예전에 농경지와 목초지룰 구분하기 위해 만들어둔 돌담으로, 지금은 머체왓숲길의 분위기를 담당하고 있다. 소롱콧길을 걷다 보면 나무들 사이로 서중천 계곡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반짝거리는 계곡 풍경 속에 녹아난 머쳇왓숲길의 모습에 자꾸만 발걸음을 멈추게 된다.
 

머체왓 숲길
주소 :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서성로 755 머체왓방문객센터
전화번호 : 064-805-3113




원시림 그대로의 초록을 만나다
삼다수숲길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붐비지 않고, 여유로운 여행지에 대한 갈망이 높아진 요즘. 비대면 여행에 안성맞춤 숲길이 있다. 바로 삼다수 숲길이다. 삼다수 숲길은 사냥꾼과 말몰이꾼이 이용했던 숲길을 재정비한 숲길로,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천년의 숲 어울림을 수상할 정도로 탐방로와 자연의 어울림이 뛰어나다.


삼나무로 시작하는 삼다수 숲길


하지만 아직은 도민들의 비밀 숲길로 꼭꼭 저장해둔 탓일까. 아름다운 산책로 명성에 비해 탐방객이 드물어 비대면 여행지로 제격이다. 탐방로는 총 세 가지 코스로 되어 있는데, 짧게는 30분에서 길게는 2시간 3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가을이 내려앉은 탐방로
삼다수 숲길의 내비게이션


코스의 시작은 삼나무다. 빼곡히 자리 잡은 삼나무에서 배어 나오는 숲의 향에서부터 시작된 탐방로는 1코스 꽃길로 향하게 된다. 꽃길은 매 계절에 복수초, 산수국 등을 피워내며 어여쁜 길로 변신하는데, 특히나 알록달록 숲을 물들이는 가을의 단풍은 놓칠 수 없는 풍경이다. 꽃길이 지나면 또 다른 모습의 숲길이 나타난다. 바로 조릿대 길이다. 탐방로 양옆으로 피어 있는 조릿대는 닿을 때 사그락 바람 소리는 내며 존재감을 발휘한다. 숲길로의 매력이 가득한 삼다수 숲길이지만, 탐방로가 흙길로 되어 있는 구간이 있어 비가 온 다음날 이용 시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삼다수숲길
주소: 제주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산70-1




초록의 생명력으로 가득찬
동백동산


제주도 기념물 제10호, 람사르 보호 습지 구역, 세계 지질 공원 명소 등 유난히 많은 수식어를 가지고 있는 숲길이 있다. 선흘리에 위치한 동백동산이다. 이름에서 동백나무에 가득 달린 동백꽃을 기대를 했다면, 조금은 실망할 수 있다.


동백동산 원시림 속으로 출발


예로부터 동백나무가 많아 동백동산이라 불리게 되었지만, 곶자왈 지형에서 꽃을 피우기 힘든 동백나무는 꽃보다는 자리 지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꽃이 화려하게 꽃이 피지는 않지만, 굳건히 제자리를 지키는 동백나무야말로, 동백동산의 변하지 않는 자연을 닮아 더욱 의미 있다. 그렇다면 동백동산의 매력을 무엇일까? 바로 변하지 않는 제주 곶자왈의 생태와, 동백동산의 생명이라 불리는 먼물깍 습지이다.


초록으로 우거진 동백동산


동백동산의 곶자왈은 거문 오름의 화산활동에 의해 이루어진 돌무더기 지형으로, 용암동굴, 용암 습지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다른 곶자왈과 마찬가지로 울창한 숲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차이가 있다면 바로 습지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습지가 바로 먼물깍이다.


신비스러운 매력의 먼물깍


먼물깍은 “멀리 떨어져 있는 물”이라는 “먼물”과 “끄트머리”라는 “깍이” 합쳐져 멀리 떨어진 끄트머리의 물을 의미한다. 수풀의 우거진 곶자왈을 지나 만날 수 있는 먼물깍은 언제나 마르지 않는 습지로, 신비스러운 매력을 보여준다. 동백동산을 걷다 보면 곶자왈과 먼물깍 외에도 제주 4.3의 흔적을 볼 수 있는 용암동굴, 예전 움막 생활을 볼 수 있는 숯막 터도 만날 수 있다.
 

동백동산
주소 : 제주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산12
연락처 : 064-784-9446



글·사진 정영은 트래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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