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모산성을 따라 오를까?
영강을 따라 달릴까?
두 가지 방법으로 진남교반을 둘러보았다.
고모산성
성황당의 효험을 입증하듯, 수령 300~400년에 이르는 거대한 느티나무가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성황당이 자리한 이곳은 석현성 안의 돌고개다. ‘석현’을 한글로 푼 돌고개는 조청을 묻힌 꿀떡을 팔던 주막이 있어 꿀떡고개라고도 불렸다.
재현된 주막거리를 지나 비탈길을 내려오면 석현성의 관문인 진남문을 마주하게 된다. 석현성은 고모산성의 익성(翼城)으로 진남문을 중심으로 양쪽 성곽의 길이가 385m에 불과한 작은 성이다. 현재는 1596년(선조 29)에 축조된 성의 일부가 남아 있던 것을 문경시가 고증을 거쳐 복원한 모습이다.
진남문에서 이어지는 왼쪽의 성곽을 따라 걸으면 절벽을 따라 토끼비리가 이어진다. ‘비리’란 강이나 바닷가의 벼랑을 뜻하는 ‘벼루’의 사투리로, 토끼비리는 영남대로 옛길 중 가장 험한 길로 알려져 있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고려의 태조 왕건이 남쪽으로 진군할 때 이곳에서 길이 막혔는데 토끼가 벼랑을 타는 모습을 보고 진군할 수 있었다 하여 토끼비리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약 2km의 토끼비리 중 500m는 탐방객이 걸을 수 있도록 정비되어 있는데 곳곳에 있는 닳고 닳아 반질반질해진 바위가 상당히 미끄러우므로 안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진남문에서부터 약 15분을 걸으면 남양 홍씨 묘를 마주하게 되는데, 묘를 지나자마자 오른쪽을 보면 바닥에 노란색 화살표가 칠해진 또 다른 절벽이 나타난다. 이곳을 마저 오르면 경북 상주의 속리산에서 발원하여 토끼비리를 따라 낙동강으로 흐르는 영강과 고모산성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진남문의 오른쪽 성곽을 따라 걸으면 해발 231m의 고모산 정상부에 있는 고모산성의 남문지를 지나게 된다. 고모산성은 산봉우리를 중심으로 주변을 벽으로 쌓은 포곡식 산성이며 출토 유물로 보아 470년경에 축조된 것으로 짐작되는 신라의 성곽이다.
성은 길이 약 1.3㎞, 외벽 높이 약 8m, 내벽 높이 약 4m, 면적 110,326㎡에 이르는 큰 성곽이었으나, 현재 옛 성벽은 대부분 허물어지고 남문지와 북문지, 동쪽 성벽의 일부분만 남았다.
고모산성은 삼국시대에는 고구려·백제·신라가, 고려 시대에는 왕건과 견훤이, 임진왜란 때는 의병과 왜군이, 구한말에는 의병장 이강년과 600명의 의병이 일본군과, 6·25 때는 남북이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역사 속의 치열한 각축장이었다. 해 질 무렵이면 어룡산을 넘어온 노란 낙조가 치열했던 역사가 무색하리만치 고모산성을 시나브로 물들인다.
고모산성에서 꼭 봐야 할 곳이 있다면 1933년 1월에 대구일보사가 주최한 경상북도 명승지 투표에서 1등을 차지한 경북팔경 중 제1경인 진남교반이다. 고모산성에서는 진남교반 일대와 앞서 다녀온 토끼비리의 전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다리 근처’라는 뜻의 교반이라는 이름처럼 영강 위를 가로지르는 교량과 기암괴석이 자연과 인공의 만남이라는 독특한 장관을 조화롭게 이룬다.
진남교반
주소 : 경북 문경시 마성면 신현리
전화 : 054-550-6402
진남교반을 즐기는 방법
고모산성휴게소
경상북도 문경시 마성면 진남3길 6
진남교반을 즐기는 방법으로는 액티비티도 있다. 고모산성 맞은편 3번 국도에 있는 고모산성 휴게소에선 진남교반을 배경으로 산악바이크를 즐길 수 있다. 진행요원의 안내에 따라 안전교육과 주행 교육을 모두 마쳤다면 본격적으로 코스 주행에 나설 시간이다.
부릉부릉, 울퉁불퉁. 엔진의 굉음 소리와 거친 비포장도로가 잠을 자고 있던 질주 본능을 깨운다. 물론, 과속은 금물이다. 안전을 위해서. 아니, 감상을 위해서라도. 속도에만 집중하며 지나치기엔 아쉬운 풍경이다.
잔잔하게 흐르는 영강과 우뚝 솟은 어룡산 자락이 스릴 넘치는 산악바이크와 대비되는 편안함을 선사한다. 자연에서 느낄 수 있는 ‘단짠단짠’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문경레저투어산악바이크
주소 : 경북 문경시 마성면 진남3길 6
전화 : 054-554-3912
운영 시간 : 매일 09:00~18:00 (하절기), 09:00~18:00 (동절기)
홈페이지 : www.mgatv.kr
고모산성
경상북도 문경시 마성면 신현리
글·사진 최재원 트래비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