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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비 매거진 Jan 27. 2022

양주 가볼만한 실내 전시관 3

한겨울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즐길 수 있는
경기 양주의 실내 전시관 3곳을 소개한다.



순수의 세계에 빠지다
양주시립 장욱진 미술관


장욱진은 박수근, 이중섭, 김환기 등과 함께 한국 근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서양화가다. 1990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720여 점의 작품을 남겼는데 가족, 나무, 아이, 새 등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박한 소재를 주로 그렸다. 양주에는 양주시립 장욱진 미술관이 있다. 2014년 개관한 이래 수십 차례의 기획전을 열어 장욱진 선생의 작품을 조명하며, 대중들과 호흡하는 곳이다. 신진·중견 작가의 창작 활동을 지원함은 물론이다.



매표 후 실개천을 따라 조성된 야외 조각공원을 지나면 미술관이 나온다. 하얗게 빛나는 미술관 건물은 장욱진의 작품인 <호작도>를 모티브로 했다. 면과 면을 대각선으로 덧댄 것처럼 구성해 전시실과 중정을 만들어, 건물 자체가 하나의 작품처럼 느껴진다. 2014년에는 김수근 건축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1~2층 전시실에서는 유화, 판화, 먹그림, 벽화 등 장욱진미술문화재단으로부터 기증 받은 작품들을 주제와 시기에 맞게 선보인다. 2층 전시실에서는 오는 7월 24일까지 <장욱진 에피소드 Ⅱ>가 열린다. <집과 아이> <가족> <생명> <먹그림> <매직드로잉> 등 신소장품에 대한 전시와 설명이 충실하며, 영상을 활용한 실감콘텐츠는 작품 이해를 돕는다. 특히 가족을 소재로 한 작품을 모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 ‘하우스 스토리’는 아이들도 좋아할 만하다. 전시실의 작품을 감상하고 나면, 기존에 장욱진을 몰랐더라도, 그의 작품에 빠지게 된다. 어린아이처럼 순수한 그의 작품은 마음을 정화한다.



미술관의 마지막 코스는 뮤지엄 숍이다. 수수하고 소박하고 따뜻한 그의 작품은 제품과도 매우 잘 어울린다. <집과 아이> <가로수> 등의 작품이 에코백과 접시, 유리잔, 마그네틱, 메모지 등에 단순하게 박혀 ‘나를 어서 데려가’라고 외친다. 일행은 ‘나는 심플하다’라고 새겨진 메탈스티커를 웃으며 집어 들었다. 생전 ‘심플’을 입버릇처럼 말했다는 장욱진 선생. 언제나 아니, 때로는 심플하고 싶은 우리 마음 같다.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주소: 경기 양주시 장흥면 권율로 193
시간: 10:00~18:00 *월요일 휴관
입장료: 성인 5,000원, 청소년·어린이 1,000원
전화: 031-8082-4245




아이와 함께 빛의 세계로
필룩스 조명박물관


필룩스라는 조명 회사에서 운영하는 박물관. 2004년에 설립해 2005년에 등록한 이 땅 유일의 조명 전문 박물관이다. 고대부터 현재까지의 빛 문화를 5개의 상설 전시 공간을 통해 전시하며, 시기·주제별로 기획 전시를 연다.



박물관 구경은 지하 1층부터 시작된다.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곳은 ‘빛상상공간’. 조명으로 만든 꽃 터널을 지나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빠져 들어간 듯한 문 앞에 서기도 한다. 핸드폰 조명을 갖다 대고 그림을 그리면 그대로 재현되는 ‘빛으로 그린 그림’ 코너에서는 아이들도, 어른들도 즐겁다.

빛의 굴절과 분산, 직진, 색혼합 등의 빛 성질을 이용해 트릭 아트를 선보이는 ‘과학이 들려주는 빛 이야기’ 또한 그렇다. “여기에 서서 이렇게 해봐” 왠지 아이보다 부모님이 더 신나고 적극적이다. 



전통조명관, 근현대조명관, 엔틱관으로 구성된 1층의 ‘조명역사관’은 어른들에게도 흥미로운 곳이다. 전통조명관에는 홰, 관솔, 밀랍 초, 등잔, 좌등, 등경, 등가, 촛대, 호롱 등의 유물이 전시돼 있다.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할 때 쓰는 주마등도 복원해 놓았다. 근현대조명관에서는 마차등, 자동차등, 철도등, 항해등의 교통 조명과 호롱, 남포등의 석유 조명, 양초, 가스등, 백열등, 형광등을 전시한다. 실물 옆에 안내 자료가 충실해 근현대 조명에 관한 지식이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유럽풍 스탠드와 샹들리에를 모아 놓은 엔틱관은 레트로 감성으로 가득 차 있다.



조명박물관

주소: 경기 양주시 광적면 광적로 235-48
시간: 10:00~17:00(16:00 입장 마감)
입장료: 성인 5,000원, 소인 4,000원 *네이버 사전 예약 필수
전화: 070-7780-8911




이런 독립운동가가 존재했다
조소앙 기념관


‘대표적인 독립운동가로서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조소앙선생의 생애를 재조명......’ 조소앙 기념관의 설립 목적이다. 실제 조소앙은 이름조차 생소한 인물이다. 조소앙은 함자가 용은인 독립운동가이자 정치가이다. 김구, 안창호 등과 함께 항일독립운동 단체인 시사책진회를 결성하고, 한국 독립당을 창당했다. 광복 후, 1948년 단독정부 수립에 반대해 김구 등과 함께 남북협상에 참가했다. 정부 수립에는 불참했는데 1950년 제2대 국회의원에 출마해 전국 최고 표로 당선된다. 6.25전쟁 때 납북된 선생은 1958년 북한에서 생을 마감한다.



민족주의자였던 그는 생의 마지막까지 삼균주의를 계승할 것을 외쳤다고 한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이념인 삼균주의는 개인과 개인, 민족과 민족, 국가와 국가 간의 균등을 실현하기 위해 정치·경제·교육의 균등을 실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소앙 기념관은 2016년 설립됐다. 내부에서는 일본 유학 시기, 대한민국 임시정부 시기, 광복 이후 등 시대에 따른 그의 생애를 실물과 사진 자료를 통해 전시한다. 독립운동으로 한평생을 바쳤지만 이름조차 잊힌 한 인물이 살아나는 공간이라 할 수 있다. 기념관 옆에는 조소앙 선생이 어린 시절을 보낸 복원된 집터가 자리하며, 천연기념물 제278호로 지정된 850년 수령의 양주 황방리 느티나무가 있다.


양주 황방리 느티나무


조소앙기념관

주소: 경기 양주시 남면 황방1리
시간: 10:00~17:00(16:00 입장 마감)
전화: 031-859-2288


양주황방리느티나무

경기도 양주시 남면 황방리 136



글·사진 이진경 트래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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