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시장은 타이완 여행의 커다란 즐거움 중 하나다. 어둠이 서서히 내리는 시간이 되면 상점이 문을 열고, 노점이 하나둘 들어서기 시작해 곧 거리는 불야성을 이룬다. 야시장의 피크타임은 저녁 7시경. 인산인해, 발 디딜 틈이 없다. 동네에 열리는 작은 야시장을 비롯해 타이베이에는 수많은 야시장 존재한다. 그 중 현지인에게는 물론 여행자에게도 인기인 규모 큰 야시장을 소개한다.
타이베이? NO! 타이완 으뜸 야시장
스린 야시장
백 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타이베이 최대 규모의 야시장이다. MRT 지엔탄 역과 가까운데 오후 5~6시경이면 벌써 스린 야시장으로 향하는 행렬이 초만원을 이룬다. 역에서 시작된 큰길인 찌허루(基河路)는 원린루(文林路), 따동루(大東路) 등지와 거미줄처럼 얽혀 일대를 거대한 시장으로 만든다. 스린 야시장은 워낙 방대한 규모라 머릿속에 대충의 약도를 넣어 놓지 않으면 목적 없이 걷다가 돌아올 수 있다. 주의하자. 야시장은 6~7시경부터 붐비기 시작해 새벽까지 불야성을 이룬다.
스린 야시장의 백미는 먹거리다. 대형 닭튀김 찌파이, 훈제 소시지 시앙창, 굴전 커자이지엔, 빙수 등 타이완 대표 간식은 모조리 먹을 수 있다. 의류, 신발, 액세서리 등을 판매하는 상점도 다른 야시장에 비해 많은 편이다. 선물용으로 인기인 망고젤리, 펑리쑤 등은 슈퍼마켓이나 베이커리보다 훨씬 저렴하다.
스린 야시장
주소: 基河路, 文林路, 大東路
가는 방법: MRT 지엔탄(劍潭) 역 1번 출구 이용. 횡단보도를 건너면 일대가 모두 스린 야시장이다.
타이완 최초의 관광 야시장
라오허지에 야시장
타이베이 최초의 관광 야시장이다. 낮에는 의류, 신발, 액세서리 가게가 늘어선 상가에 불과하지만 저녁이 되면 음식 노점이 가득 들어선다. 약 500m 거리에 들어서는 야시장은 그리 큰 규모는 아니지만 없는 게 없다.
후지아오빙(후추 등 소스에 절인 다진 돼지고기와 파를 듬뿍 넣어 화덕에 굽는 빵), 루웨이(향신료와 한약재를 넣어 우린 소스를 활용한 타이완 식 떡볶이), 꼬치 등 전통적인 먹거리는 물론 일식 요리 등을 판매하는 다양한 노점이 펼쳐진다. 야시장에서 가장 인기인 곳은 동쪽 입구의 후지아오빙 가게. 이곳부터 여정을 시작한다면 바로 옆에 자리한 츠여우꽁(慈祐宮) 사원을 들러보는 것도 괜찮다.
주말의 야시장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붐빈다. 인파에 떠밀려 다니다가 마음에 드는 집이 보이면 잽싸게 행렬에서 빠져 나와야 한다. 꼭 맛보고 싶은 먹거리가 있다면 미리 생각해 두는 편이 현명하다.
라오허제 야시장
주소: 饒河街
가는 방법: MRT 쏭샨(松山) 역 1번 출구 혹은 5번 출구 이용.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가 있는 5번 출구가 더 편리하다.
타이베이 시민의 저녁 식탁
닝샤 야시장
도심 한가운데에 자리해 접근성이 좋은 야시장이다. 도시민의 식탁이라 불릴 정도로 타이베이 시민들이 저녁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즐겨 찾는다. 야시장의 규모는 크지도 작지도 않은 편이다. 350m가량에 해당하는데 스린 야시장처럼 의류, 잡화 등을 판매하는 곳은 거의 없다.
야시장이 들어서는 시간, 차가 다니지 않는 도로 위로는 각종 먹거리 노점이 두 줄로 빼곡히 들어선다. 주말에는 노점 사이를 걸어 다니기 힘들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다. 도로가 상점에는 타이완식 굴전인 커자이지엔 전문점 등 줄을 서서 먹는 오랜 역사의 음식점들이 많다.
가장 인기 있는 노점은 으깬 토란을 동그랗게 튀겨 파는 위빙·위안 전문점. 미쉐린 가이드 빕 구르망에 선정되기도 했다. 야시장 입구에는 추억의 놀이시설 노점이 몇 곳 있다. 작은 낚싯대로 새우를 잡거나 종이 뜰채로 금붕어를 잡는 타이완 스타일의 놀이시설도 있다.
닝샤야시장
주소: 寧夏路
가는 방법: MRT 쭝샨(中山) 역 5번 출구에서 600m 직진
룽샨쓰와 함께 즐기자
화시지에 야시장
타이베이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인 룽샨쓰 인근에 자리한 야시장으로 인근 화시지에(華西街)와 광저우지에(廣州街)에 야시장이 형성된다. 룽샨쓰 주변은 우리나라 탑골공원의 분위기로 전통적으로 유명하고 저렴한 식당이 많은 게 특징이다.
개인적으로 꼽는 타이베이 최고의 루러우판 맛집인 따딩러우껑(大鐤肉羹)도 근처 상가에 자리했다. 루러우판은 다진 돼지고기를 간장 베이스 양념에 졸여 밥에 올려 먹는 덮밥이다. 리앙시하오(両喜号)의 새우튀김도 강력 추천한다.
시장은 상가와 상가 인근의 노점으로 이뤄진다. 아케이드 형태로 조성된 상가는 낮 시간에도 문을 열지만 시장의 활기는 노점이 형성되는 오후 5시 이후에 본격화된다. 화시지에 야시장의 먹거리는 그야말로 다양하다. 야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간단한 간식거리 뿐 아니라 생선, 새우, 오징어, 조개 등을 진열해 놓고 판매하는 해산물 전문점도 많다. 저렴하고 깨끗한 마사지 가게도 많아 야시장 탐방 후 피로를 풀기에 좋다.
화시지예 야시장
주소: 華西街
가는 방법: MRT 롱샨쓰(龍山寺) 역 이용
글·사진 이진경 트래비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