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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비 매거진 Feb 28. 2022

올해 여름 삿포로에 가고픈 이유

삿포로의 7~8월은 특별하다.
뜨거운 여름이 아닌 선선한 날씨가 발걸음을 가볍게 하고,
맛있는 음식이 기다리니까.
또 저녁에는 즐거운 페스티벌이 우리를 반긴다.
매일매일 축제 같은 삿포로의 여름을 다시 만나고 싶다.


스스키노, 아니 삿포로를 대표하는 니카상


스스키노

일본 〒064-0804 北海道札幌市中央区南4条西4−1



정처 없이 떠돌고 싶은 밤


삿포로의 7~8월은 우리의 여름과 사뭇 다르다. 일단 덜 덥다. 심지어 7월 중순 저녁에는 초가을 느낌이 나 야외 활동하기에 아주 적합하다. 정오부터 일몰 전까지 아주 조금 더울 수도 있지만 해가 지기 시작하면 새로운 여행이 시작된다. 어디든 돌아다녀도 기분 좋은 삿포로의 밤이 열린 셈이다.


선선한 삿포로 여름밤, 그저 걷기만 해도 여행이 된다


삿포로 TV 타워

1 Chome Odorinishi, Chuo Ward, Sapporo, Hokkaido 060-0042 일본


삿포로 여행의 중심에는 스스키노와 삿포로 TV타워, 오도리공원이 있다. 여기에 낭만을 더해주는 건 노면전차(트램)다. 스스키노는 삿포로의 화려함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저녁에 빛을 발한다. 다양한 색채와 모양의 간판이 거리에 불을 밝히고, 식당에는 많은 이들이 모여 화끈하게 스트레스를 푼다. 스스키노 골목 사이사이에 유명 라멘집, 징기스칸, 해산물 식당이 있으니 취향에 따라 방문해도 좋다.

그중에서도 니카상이 있는 사거리는 빠트릴 수 없는 인증 스폿이다. 니카상은 니카 위스키 양조장의 마스코트로 오사카 도톤보리의 글리코상처럼 유명 인사다. 또 홋카이도 유일의 빌딩 옥상 관람차 노르베사를 탑승해 스스키노를 내려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다. 참, 스스키노는 도쿄 북쪽에 있는 최대 규모의 유흥 지역으로 수많은 바와 클럽, 노래방 등이 있어 사뭇 색다르면서도 야릇한 풍경을 마주할 수 있으니 너무 당황하지 말자.


노면전차가 삿포로에 낭만을 더한다


조금 차분하게 밤공기를 즐기고 싶다면 삿포로 TV타워를 추천한다. 삿포로 TV타워가 있는 오도리공원에서 가볍게 산책하고, 90m 높이의 타워 전망대에 올라가 삿포로의 풍경을 360도 파노라마로 즐길 수 있다. 분위기 있는 야경을 찍으려면 노면전차를 활용하는 것도 노하우다. 노면전차는 삿포로 중심부에서 서쪽 지역을 순환하는데, 나카지마 공원, 모이와야마 로프웨이 등 관광지는 물론 삿포로의 일상을 두루 볼 수 있는 교통수단이자 관광 콘텐츠다. 자동차들 사이에서 유유히 이동하는 노면전차는 삿포로에 낭만을 더한다.


여름이면 삿포로 곳곳에 화사한 꽃이 가득하다


게다가 삿포로를 비롯해 홋카이도의 여름은 흰색과 노란색, 보라색 등 각양각색의 꽃으로 채워진다. 특별한 관광지가 아니더라도 도심 곳곳에 꽃밭이 펼쳐지니 주위를 잘 둘러봐야 한다. 이른 오전이라면 꽃밭에서 놀고 있는 유치원생도 볼 수 있는데 그 귀여움마저 여행자에겐 선물이 된다. 또 여행사의 데이투어 상품을 이용하면  삿포로 근교 비에이 등에서 광활하게 펼쳐진 라벤더 밭도 만날 수 있다.



'삿포로' 하면 맥주&우니!


삿포로의 여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건 오도리공원에서 열리는 '삿포로 비어 가든'이다. 삿포로에서는 1954년부터 '삿포로 나츠 마츠리(여름 축제)'가 열리기 시작했으며, 제4회부터 현재의 오도리 공원이 메인 무대가 됐다. 70년 가까이 이어져 온 대표 축제인 셈이다. 여기에 비어 페스티벌도 포함돼 있다.


삿포로의 여름은 맥주로 기억된다


비어 가든은 보통 6개의 구역으로 나뉘어 진행되는데, 삿포로 맥주와 아사히, 산토리, 기린 일본을 대표하는 4개의 맥주 회사가 모두 참여한다. 여기에 세계 맥주를 즐길 수 있는 부스도 마련된다. 1만3,000여 좌석이 준비될 만큼 일본에서 가장 큰 맥주 정원을 형성한다.


삿포로 비어 가든에는 일본을 대표하는 삿포로 맥주와 아사히, 산토리, 기린이 모두 모여 다양한 맥주를 선보인다


맥주에 대한 취향을 떠나서 여행자라면 한 번이라도 방문하는 걸 추천한다. 삿포로의 여름과 현지인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데다가 시원한 맥주도 즐길 수 있으니 말이다. 애주가에겐 천국이 따로 없다. 한국에 수입되지 않는 일본 맥주를 생맥주로 즐길 수 있으며, 대규모 축제가 무색할 만큼 퀄리티도 높다. 여기에 일본의 다양한 안주를 합리적인 가격에 맛볼 수 있다.


대형 텐트에서 즐기는 비어 가든


삿포로를 포함해 홋카이도의 여름에 꼭 즐겨야 할 음식은 우니동(성게소 덮밥)이다. 삿포로에서는 니조시장이나 여러 식당에서 맛볼 수 있는데, 하코다테에 본점을 두고 있는 우니무라카미 삿포로 지점도 훌륭한 식당이다. 보존제로 명반을 사용하지 않는 독자적 가공기술을 통해 우니 본래의 맛과 살살 녹는 식감을 최대한 유지하는 게 우니무라카미의 특징이다.

우니동, 우니+이쿠라동, 우니 그라탱, 우니 차즈케 등 우니를 활용해 다양한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우니무라카미는 6월 중순부터 8월 말까지 홋카이도 북쪽 리시리섬과 레분섬에서 잡힌 말똥성게도 계절 메뉴로 선보이고 있다.


고소한 맛과 부드러운 식감의 우니(성게소)와 짭짤하면서 톡톡 터지는 게 매력인 이쿠라(연어알)가 올라간 덮밥
우니무라카미에서는 우니동, 우니 그라탱, 우니 차즈케 등 다양한 우니 요리를 선사한다


우니 무라카미

22-1 Otemachi, Hakodate, Hokkaido 040-0064 일본


식당 근처에 1880년대식의 붉은 벽돌 건물인 홋카이도 구 본청사가 있으니 식사 후 방문해도 괜찮다. 삿포로의 상징과 같은 건물로 미국식  네오바로크 양식의 건축물이다. 건물 내부는 무료로 공개되고 있으며, 홋카이도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글·사진 이성균 트래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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