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해외여행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트래비 매거진 Mar 02. 2022

후쿠오카를 걷다 만난 곳 3

일본 후쿠오카는 걷기 좋은 도시다.
이곳저곳 거닐다 만난 신사와 정원, 3곳을 소개한다.


비 오는 스미요시 신사의 모습


Sumiyoshi Shrine
도심에서 만난 여유, 스미요시 신사


스미요시 신사는 일본 전역에 무려 2천 개가 넘게 퍼져 있다. 그중 후쿠오카에 위치한 이곳이 스미요시 신사 중 최초의 신사다. 무려 1800년 전에 세워진 곳이란다. 항해 수호신인 ‘스미요시 3신’을 모신다.


붉은 도리이, 사람의 사는 세계와 신성한 곳의 경계


입구에 세워진 붉은 도리이(とりい)가 매력적이다. 도리이는 주로 신사의 입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사람이 사는 세계와 신성한 곳을 구분 짓는 경계란다. 도리이를 지나면 테즈미야(手水舍)가 나온다.


신사 입구에 놓인 테즈미야, 손을 닦는 용도다


테즈미야는 우리나라 약수터와 닮아있는데, 신사를 들어가기 전에 손을 씻는 곳이다. 스미요시 신사는 조금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돌아보면 좋다. 다양한 기원제를 매달 진행하고 있으며 고즈넉한 분위기가 신사 내 가득 감돈다. 도저히 도심 속 한가운데 위치한 곳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스미요시 신사의 본전의 건축 양식은 ‘스미요시즈쿠리’라고 불리는데, 이 양식은 신사 건축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양식 중 하나라고 한다.
 

스미요시 신사는 시간을 넉넉히 가지고 돌아보면 좋다


스미요시 신사

주소: 3-1-51 Sumiyoshi, Hakata 후쿠오카



Rakusuien
평화로운 일본 정원, 라쿠스이엔


스미요시 신사 북쪽으로 이동하면 작은 정원이 하나 자리한다. ‘라쿠스이엔’이다. 이곳에서는 일본의 다도 문화를 즐길 수 있다. 차분한 분위기가 감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릴 때,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과거 차를 즐길 수 있는 다실로 사용되다가 2차 세계 대전 이후 여관으로도 사용되었다고 한다.


도심에서 만나는 정원, 녹차를 마시며 오후를 보낸다


입구에는 둘과 점토를 굳혀 만든 돌담길이 있다. 이 양식을 ‘하카타 돌담’이라고 부르는데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상인의 마을이었던 하카타가 전쟁으로 인해 폐허가 되자 재건을 목적으로 만든 양식이라고 한다. 전쟁으로 전부 타버린 돌과 기와를 점토 사이에 넣고 굳혀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담벼락을 만든 셈이다.


녹차와 설탕 과자, 씁쓸한 맛과 달콤한 맛의 조화


라쿠스이엔 입장료는 단돈 100엔. 다도체험까지 포함하면 400엔이다. 다실에 앉으면 말차와 설탕과자를 내어준다. 씁쓸함과 달콤함의 조화. 아늑한 공원을 보며 즐기면 풍류를 즐기면 된다. 라쿠스이엔 가운데에는 ‘스이킨쿠스’라는 폭포가 흐른다. 물이 계속 흐르는 소리가 들리니 귀가 정화되는 기분이다.


여름철 방문하면 녹진한 초록을 느낄 수 있다.


라쿠스이엔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12월 초순, 대략 100그루의 단풍나무가 붉게 물든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초여름쯤을 추천한다. 일본 애니메이션에서나 보던, 진한 푸릇함을 느낄 수 있다.


라쿠스이엔 (Rakusuien)

주소: 2-10-7 Sumiyoshi Hakataku, Hakata 후쿠오카
운영시간: 오전 9:00~17:00



Kushida Shrine
알고 찾아야 할 곳, 구시다 신사


후쿠오카 도심 한가운데 위치해 여행객들이 산책 삼아 돌아볼 만한 신사다. 캐널시티에서 도보로 15분 정도 소요된다. 구시다 신사는 불로장생과 상업 번성의 신을 모신다. 덕분에 후쿠오카 시민에게 사랑을 한 몸에 받는다.


구시다 신사는 불로장생과 상업 번영 신을 모신다


후쿠오카 대표 여름 축제인 ‘하카타 기온 야마가사 마츠리(Hakata Gion Yamakasa Festiva)’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오이야마(追い山)’가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다. 오이야마는 높이 15m, 무게 1톤에 달하는 커다란 야마카사((山笠, 신을 모신 장식가마)를 들고 약 5km 코스를 달리는 행사다.


구시다 신사 내부, 산책하기 좋다


구시다 신사를 돌아다니다 보면 나무 주변으로 아담하게 묶인 종이쪽지들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종이는 ‘오미쿠지(おみくじ)’라고 불리는데, 자신의 운세가 적혀져 있는 쪽지다. 신사 안쪽에 설치된 부스에서 50엔을 넣으면 자신만의 ‘오미쿠지’를 받아볼 수 있다. 일어뿐만 아니라 한국어, 중국어, 영어로 운세가 적혀 있다. 만약 나쁜 운세가 나왔다면 신사에 묶어놓고 나오면 된다.


각자 원하는 것을 절실히 기도하는 모습


구시다 신사를 둘러보는 것은 자유지만,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꼭 알아야 할 것이 있다. 구시다 신사에는 명성황후 시해에 사용된 칼인 ‘히젠토(肥前刀)’를 보관하고 있는 신사다. 역사를 바로 알고 돌아봐야 하는 할 신사다.


후쿠오카 구시다 신사의 외관


구시다 신사

주소: 1-41 Kamikawabatamachi, Hakata 후쿠오카



글·사진 강화송 기자



매거진의 이전글 도쿄가 기다려지는 계절, 그리고 벚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