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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비 매거진 Jul 11. 2017

태양을 피하는 방법,
홋카이도 루스츠리조트

봄이 왔나 했는데 여름이다.
사계절이 분명한 한국의 날씨는 종종 ‘혹서기와 혹한기가 엄연하다’와 통한다. 
추위는 옷으로 어느 정도 방어가 되지만 여름은 대책이 없다. 
온몸으로 더위에 맞서야 하는데 뜨거운 태양과 높은 습도, 흐르는 땀을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 
눈의 고장 홋카이도가 여름에 더욱 진가를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5월 말에도 잔설이 남아 있는 요테이산


홋카이도 여름 골프의 스테디셀러

일본 최북단에 위치해 눈이 많은 홋카이도는 여름이면 비가 적고 상대적으로 기온이 낮아 예전부터 여름 여행지로 인기를 모았다. 가깝고 깨끗한데 시원하기까지 하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홋카이도를 찾는 골퍼들의 발길도 자연스레 늘었다. 루스츠 리조트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여름철 홋카이도 골프 상품의 대표 선수 중 하나다. 루스츠의 인기가 꾸준한 이유는 리조트 안에서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점이다. 72홀의 다양한 코스와 놀이동산까지 완비한 부대시설과 식사, 선택의 폭이 넓은 숙소를 갖추고 있으니 짧은 일정의 일본여행에서 필요한 3박자를 두루 갖춘 셈이다.

루스츠 리조트는 웨스틴과 노스&사우스 윙(North & South Wing) 등 3개동의 숙소를 운영하고 있다. 웨스틴은 기존 타워호텔에서 지난해 6월 객실과 로비, 레스토랑의 공사를 모두 마치고 완벽하게 웨스틴의 옷으로 갈아입었다. 로비에 들어서면 웨스틴 계열 호텔의 시그니처 향기인 ‘화이트 티’ 향이 은은하게 여행객을 맞이한다. 서울 웨스틴 조선 호텔의 그 향과 마찬가지인 고급스럽고 잔잔한 향이다. 향뿐이 아니다. 웨스틴 계열 호텔이 자랑하는 헤븐리 베드도 완비돼 있다. 최고급 시몬스 침대에는 각자의 선호에 따라 골라 쓸 수 있도록 충전재와 높이가 다른 4가지 베개가 놓여 있다. 

웨스틴 루스츠에는 230개 객실에 3개 레스토랑이 있으며 객실은 4인실과 5인실, 7인실 등 크게 3가지 타입이 준비돼 있다. 모든 객실이 복층구조라는 점도 독특하다. 주 침실은 2층에 위치해 있고 1층에 거실과 작은 주방, 화장실 등이 있는 구조로 저녁 시간에 동반자들과 모여 시간을 보내기에도 충분하다.  
 

차분한 분위기의 웨스틴 호텔 로비

웨스틴 호텔은 전 객실이 복층 구조로 돼 있다.

메인 침실은 2층이며 아래층에도 접이식 침대가 설치돼 있다. 시몬스 침대는 2층 침실만 적용.


루스츠의 자랑. 골라 먹는 재미

웨스틴의 잠자리를 포기하고 좀 더 경제적으로 루스츠를 여행하는 방법도 있다. 루스츠 리조트의 본관이라고 할 수 있는 노스윙과 사우스윙에 투숙하면 여행 경비를 줄일 수 있다. 웨스틴만큼의 객실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일본의 비즈니스호텔처럼 성냥갑 같은 숙소는 아니니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게다가 쇼핑몰과 실내 놀이동산, 게임센터 등이 모두 노스윙과 사우스윙에 있으니 오히려 편리한 면도 있다.    

어느 호텔에 묵든 투숙객은 객실을 제외한 웨스틴과 리조트 본관의 모든 시설을 공유할 수 있다. 노스나 사우스 윙 투숙객이 모노레일로 연결돼 있는 웨스틴에 가서 조식을 먹을 수 있고 웨스틴 투숙객도 노스&사우스 윙의 식당과 부대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식사도 루스츠의 만족도를 높이는 1등 공신이다. 체크인을 하면 조식과 석식 바우처가 일정에 맞춰 제공되는데 석식 바우처 이용 방법이 특이하다. 저녁 쿠폰을 가지고 뷔페를 비롯해 심지어 이자카야인 카카시까지 모든 식당의 이용이 가능하다. 쿠폰은 5,400엔으로 계산을 해주기 때문에 주문을 많이 했다면 추가된 금액만 부담하면 된다. 

본관에 있는 프랑스 식당 벨뷰(Belle Vue)는 연인이나 부부 등 커플이 이용하기 좋은데 인기가 좋은 만큼 성수기에는 체크인을 하면서 식사 예약을 하는 편이 안전하다. 코스로 서빙되는 분위기가 근사하게 대접받는 느낌을 준다. 이자카야 카카시(KaKashi)는 한국에서도 볼 수 있는 익숙한 분위기로 저녁을 겸한 술자리에 적당하다. 홋카이도까지 왔으니 대게는 한번 맛 봐야겠다면 뷔폐식당인 옥토버 페스트(Oktober Fest)로 가면 된다. 각종 해산물 구이 등을 푸짐하게 즐길 수 있으며 김치도 있다. 

웨스틴 호텔에 있는 일식당 카자하나(Kazahana)는 카이세키를 한상 차림이 아닌 코스로 제공한다. 새로 단장한 로비 식당 아트리움(Atrium)은 통유리 밖으로 자작나무에 둘러쌓인 미니 골프 코스를 보면서 식사를 할 수 있어 해변 리조트와는 또 다른 여유로움을 제공한다. 아침도 제공을 하는데 본관 식당과 분위기는 물론 메뉴도 조금씩 다르므로 하루씩 번갈아 이용해 보기를 추천한다.

미니 골프장과 나란히 있는 웨스틴호텔 메인 레스토랑(완쪽)과 본관을 연결하는 모노레일

본관의 객실. 협소한 비즈니스 호텔과는 차원이 다르다.


저마다 개성 다른 4개 코스 골프

여름철 한국인 방문이 늘고 경험이 쌓이면서 한국 골프 여행자들을 위한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다. 총 72홀 코스가 복잡할 듯도 하지만 골프백은 영어나 한자 이름만 정확히 적혀 있다면 예약된 순서에 맞춰 알아서 골프 코스를 찾아오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 9홀을 돌고 휴식을 취하는 일반적인 일본 골프와 달리 홋카이도에서는 한국처럼 18홀을 쭉 플레이 한다는 점도 차이가 있다. 카트는 비가 올 때 등을 제외하면 페어웨이 안으로 진입이 가능하며 반바지 플레이도 가능하다. 캐디가 없는 불편함을 덜기 위해 올 여름에는 카트마다 네비게이션을 설치하는 작업도 준비 중이다. 

루스츠 리조트는 타워(Tower), 우드(Wood), 리버(River), 이즈미카와(Izumikawa)의 총 4개 72홀 코스를 갖추고 있다. 이 중 우드, 리버코스는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을 해야 한다. 셔틀버스 시간표는 호텔 로비 등에 적혀 있고 본관에서는 20분, 웨스틴에서는 15 정도가 소요되므로 티오프 시간을 계산해서 움직이면 된다. 1988과 1989년 US오픈을 내리 우승한 미국의 커티스 스트레인지가 설계한 우드와 리버 코스는 원시 자연에서 라운드하는 것 같은 경험을 제공한다. 우선 나무가 많아서 눈이 편안하다. 사방이 온통 푸르러 초록물이 흐르는 듯하다. 공기도 달다. 티 박스에 서서 숨을 크게 들이마시면 미세 먼지 쌓인 폐가 말끔히 씻기는 듯하다. 우드 코스 16번 홀에서는 5월말에도 잔설이 남아 있는 요테이산(Mt.Yotei)과 시리베츠산(Mt.Shiribetsu)을 마주하며 플레이 하는 인상적인 경험도 할 수 있다.  

구름에 가려 있는 요테이산과 시리베츠산.


통나무로 지은 소박한 클럽하우스에서는 미리 예약하면 점심에도 야외 바비큐도 가능하다. 버섯, 야채,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을 철판에 구워 간장 소스에 찍어 먹는 일본식 바비큐 요리다. 홋카이도에서만 판매되는 한정판 맥주인 삿포로 클래식 한모금을 곁들이면 엉망인 스코어도 금새 잊을 수 있다. 바비큐는 1인당 1,650엔으로 한국 골프장의 터무니없는 그늘집 가격과 비교하면 착하기 그지없다. 바비큐외의 식사도 1,200엔 정도면 훌륭하게 해결할 수 있다. 

전장이 6,747야드인 타워 코스는 겨울이면 스키장으로 활용되는 만큼 높낮이가 있고 페어웨이의 굴곡이 있지만 코스 자체는 재미가 있다. 융단같은 페어웨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러프에 떨어진 공을 물어다 땅 속에 묻어 버리는 여우를 만나는 등 재미난 이야기 거리도 준다. 일출이 빨라 한여름에는 새벽 플레이를 할 수 있고 타워코스는 9홀 야간 플레이도 가능하다. 타워 코스는 별도의 클럽하우스가 없고 라운드 후 웨스틴에서 식사를 하면 된다. 

6,326야드의 이즈미카와 코스는 완만하고 코스관리도 잘 돼있다. 웨스틴에서 셔틀을 타고 5분 정도 이동해야 하는데 전체적으로 평탄한 코스로 거리도 길지 않다. 화이트 티는 레이디 티와 큰 차이가 없으니 주말 골퍼라도 남자들은 블루티를 권한다. 루스츠에서는 흰 자작나무를 자주 볼 수 있는데 파란 잔디와 어울려 보기에도 시원하고 이국적인 느낌을 선사한다. 

통나무집 느낌의 우드&리버 코스 클럽하우스와 바베큐 정식

4개 코스 중 가장 관리 상태가 좋고 무난한 이스미카와 코스. 거리가 짧고 자작나무와 어우러진 조경이 이국적이다.


여행 정보

가족여행에도 안성맞춤  
일본에서는 라운드 후 온천을 빼놓을 수 없는데 웨스틴의 욕장은 본관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소박한 노천 온천을 갖추고 있다. 여름 시즌에는 불꽃놀이와 서커스 공연을 무료로 볼 수 있고 야외 수영장, 유원지 나이트 운영 등의 즐길거리도 제공돼 저녁 시간도 적적하지 않다. 
 
흡연은 흡연실에서만 
가족 단위 여행객이 많은 루스츠는 호텔 전부가 금연 시설이다. 정해진 흡연실에서만 흡연이 가능하다.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한 달간은 프로트에 한국인 직원이 2명 상주하며 서비스를 지원할 예정이다.     

하늘길 한층 확대  
루스츠 리조트는 홋카이도 신치토세공항에서 차로 1시간30분 정도 소요된다. 현재 인천-신치토세 노선은 대한항공, 아시아나, 진에어, 티웨이,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등이 운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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