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자연과 야생 자연, 도심의 활기찬 풍경과 맛있는 수제 맥주까지. 뉴질랜드 남섬의 더니든(Dunedin)은 충만하다.
‘뉴질랜드의 생태 수도’라 불리는 도시답게, 외곽에서는 펭귄과 앨버트로스 등 전 세계적으로 희귀종 내지는 보호종으로 손꼽히는 조류 관찰이 가능할 만큼 청정한 환경을 자랑한다. 동시에 시내에서는 바와 레스토랑 등 펑키한 문화를 접할 수 있다.
더니든의 또 다른 별칭은 ‘뉴질랜드의 에든버러’. 이런 별칭에 걸맞게 더니든에서는 이색적이면서도 고풍스러운 건축물, 문화유산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남반구에서 빅토리아와 에드워드 시대의 모습이 가장 잘 보존된 곳으로 곳곳에서 미술관이나 부티크 등 아름다운 문화유산도 무시로 접할 수 있다.
빅토리아 시대로 여행
라나크 성
오타고 반도, 바다가 잘 보이는 명당에 자리 잡은 라나크 성(Larnach Castle)은 뉴질랜드의 유일한 성으로 더니든 역사에서 중요한 유적이다. 1871년 당시 무역상이자 정치가였던 윌리엄 라나크가 착공한 라나크 성은 빅토리아 시대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동시에, 다양한 볼거리를 갖춘 유서 깊은 장소다. 1967년 바커 가문에서 매입하면서 성을 복구하고 뉴질랜드의 옛 가구와 골동품을 대거 수집, 전시하면서 뉴질랜드의 역사를 관람할 수 있는 ‘살아 있는 박물관’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고풍스러운 공간을 십분 활용한 다양한 시설 또한 눈에 띈다. 웨딩홀과 숙박 공간, 연회장 등의 시설을 두루 갖췄다. 특히 매일 오후 3시 제공하는 하이티(High Tea)가 유명하다. 성 내부에 자리한 라나크 정원 또한 ‘뉴질랜드 가든스 트러스트(New Zealand Gardens Trust)’에서 중요한 국제 정원(Garden of International Significance)으로 손꼽힌 바 있을 만큼 수려한 공간을 자랑한다.
라나크 성을 감싸듯 조성된 약 2만8,000여 제곱미터에 달하는 넓은 부지의 공원에는 철마다 제철을 맞는 다양한 식물 초본이 심겨 있어 사시사철 언제 방문하더라도 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패턴 가든, 레인 포레스트, 사우스 시 가든 등 저마다 다른 테마로 조성된 정원을 방문하는 것이 색다른 즐거움을 더한다.
라나흐 캐슬
145 Camp Road, Larnachs Castle, Dunedin 9077 뉴질랜드
남섬 끝자락 해변으로 가요
세인트클레어
뉴질랜드 남섬에서도 남단 끝자락에 자리 잡은 해변 휴양지, 세인트클레어(St Clair Beach). 시내에서 차량으로 불과 10분이면 다다를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거리에 자리해 접근성이 좋다. 눈부신 백사장은 수영을 즐기는 이들과 서퍼들의 천국이자 산책로, 휴식 공간으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꾸준한 사랑을 받는 공간이다.
세인트 클레어 비치
뉴질랜드 9012 더니든 St Clair, 세인트 클레어 비치
해변에 줄지어 자리 잡은 카페는 서핑을 하다 쉬어가는 사람들, 혹은 서핑족을 관전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으며 밤에 더욱 북적이는 레스토랑과 바에서는 남극해의 아름다운 풍경을 조망하며 휴식 시간을 즐기는 휴양객들로 붐빈다.
남극의 바다와 맞닿은 세인트클레어 해변은 뉴질랜드에서 가장 꾸준히 파도가 치는 곳으로 특히 서퍼들의 성지로 사랑받는 공간이다. 바다와 인접한 곳에는 카페, 레스토랑, 바 뿐만 아니라 멋진 숙박 시설도 자리 잡고 있어 편의시설도 잘 갖추고 있으니 금상첨화. 세인트클레어 해변은 뉴질랜드에서도 손꼽히는 일출 장소로도 유명하다.
Hotel Saint Clair
24 Esplanade, St Clair, Dunedin 9012 뉴질랜드
누군가의 천국
오타고 반도
오타고 반도(Otago Penninsula)는 환상적인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하다. 화산 폭발로 형성된 길고 거대한 휴화산 분화구의 일부 지형으로 구릉진 녹색 언덕과 가파른 해안 절벽은 감탄을 절로 자아낸다. 아름다운 자연 풍광만큼이나 오타고 반도는 야생동물을 관찰하기에 이상적인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쇠푸른펭귄, 노란눈펭귄, 물개, 바다사자 등 오타고 반도를 서식지로 삼고 있는 다양한 희귀 야생동물 리스트의 일부다. 더니든 외곽에 자리한 이 작은 해변 마을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이유다. 오타고 반도와 머지않은 곳에 라나크 성이 자리하고 있어, 한 번에 두 장소를 둘러보고 오는 코스도 추천한다.
오타고 반도는 세계에서 유일한 노던로열앨버트로스의 내륙 번식지가 자리하고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타이아로아 곶에 앨버트로스 서식지가 있는데, 높은 지대에 조성된 트랙을 따라 걷다 보면 벼랑 끝 곳곳에 설치된 전망대를 만날 것이다. 해변의 풍경과 펭귄과 물개가 한가로이 노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관찰할 수 있다.
이 반도의 야생동물에 대해 체계적인 정보를 얻고 싶다면 현지 투어 프로그램에 조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로열앨버트로스 센터에서 가이드 투어에 참여하면 앨버트로스, 즉 세계에서 가장 큰 새로 손꼽히는 신천옹(信天翁)에 대해 보다 상세하면서도 생생한 정보를 알아갈 수 있다.
또한 엘름 와일드라이프 투어스(Elm Wildlife Tours)는 오타고 반도 깊은 곳에 서식하는 야생동물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는 투어를 제공한다. 색다른 체험을 원한다면 바다에서 독특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모나크 와일드라이프 크루즈(Monarch Wildlife Cruise)에 참여해 볼 수도 있다.
Elm Wildlife Tours
20 Fryatt Street, Central Dunedin, Dunedin 9016 뉴질랜드
Monarch Wildlife Cruises & Tours
20 Fryatt Street, Central Dunedin, Dunedin 9016 뉴질랜드
오타고 페닌슐라
뉴질랜드 9077 오타고 지방 오타고 페닌슐라
맥주는 못 참지!
수제맥주
더니든에서 여행 일정을 마친 후, 즐겨볼 수 있는 또 다른 즐거움은 바로 현지에서 갓 제조한 수제 맥주(Craft Beers)다. 특히 다양한 풍미의 맥주를 사랑하는 마니아라면 놓칠 수 없는 것이 바로 다양한 양조 맥주를 맛볼 수 있는 맥주 투어다. 에머슨스 수제 맥주 양조장(Emerson's Craft Brewery), 스페이츠 맥주 양조장(Speights Brewery) 등에서 양조장 투어 및 다양한 종류의 맥주를 맛볼 수 있는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글 손고은 기자, 사진 제공 뉴질랜드관광청, Camilla Rutherford, DunedinNZ, Miles Hold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