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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비 매거진 Jul 28. 2022

프로 여행러가 좋아하는
도쿄의 공간 4

한적한 신사에서 아침 산책,
빌딩숲을 벗어나 진짜 숲으로,
화려한 도시의 야경도 빠트릴 수 없다.
도쿄에서 찾은 멋진 공간들이다.


카메이도텐 신사의 명물 빨간 다리와 신사를 지키는 나무


대표적인 명소를 효율적으로 방문하는 게 패키지 여행이라면, 자유여행의 매력은 단연 취향에 맞는 공간만 쏙쏙 방문할 수 있다는 이다. 랜드마크를 다 보고 난 후에는 온전히 자신을 위한 시간이다. 만족도 높은 여행을 위한 보물 같은 장소를 여기 모았다.
 


하루를 깨우는 산책
카메이도텐 신사


고요한 아침의 신사, 일본 여행에서 느낄 수 있는 큰 즐거움이다. 한국에서 사찰 여행을 하듯 일본, 그리고 도쿄에서는 다양한 신사를 방문하는 것도 추천한다. 이번 카메이도텐 신사는 관광지가 밀집한 지역에 위치한 게 아니라 접근성은 조금 떨어진다. 그렇지만 신사 자체로 볼거리가 가득하고, 도쿄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스카이트리를 조망할 수 있어 여행할 가치가 있다.


카메이도텐 신사에서는 등나무와 어우러진 스카이트리를 감상할 수 있다
신사에서 즐기는 아침 산책, 도쿄 여행의 빠트릴 수 없는 즐거움이다


특히, 4~5월 등나무와 신사, 스카이트리가 어우러진 모습을 보기 위해 현지인들의 방문이 늘어난다. 보랏빛 등나무와 우뚝 솟은 스카이트리, 그 주변으로 일본 특유의 분위기가 담긴 사찰까지. 사진을 찍기에도, 찍히기에도 최적의 공간이다. 또 옛 느낌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빨간 다리도 빠트릴 수 없는 매력이다. 참, 카메이도텐신사는 학문의 신과 스포츠의 신을 참배할 수 있다고 하니 중요한 시험을 앞뒀다면 다른 국적이지만 살짝 힘을 빌려보는 것도 괜찮겠다.


카메이도텐 신사

3 Chome-6-1 Kameido, Koto City, Tokyo 136-0071 일본



편안함에 이르다
이노카시라온시 공원


저마다 여행지를 가리지 않고, 여행 때마다 가는 곳이 있을 것이다. 전통시장, 대형 쇼핑몰, 공원, 식료품점, 종교 시설 등 말이다. 시원한 오전 또는 해가 뉘엿뉘엿 질 때는 공원을 찾는 것도 괜찮은 여행 방법이다.


이노카시라온시 공원은 연못과 수목이 어우러진 자연 그 자체다


도쿄에는 수많은 공원이 있지만, 이노카시라온시 공원은 그중에서도 특별하다. 일본 최초의 교외 공원으로 2017년 개원 100주년을 맞이했으며, 연못 면적만 4만 2천 제곱미터(축구장 약 6개)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상당하다. 연못 주위로 약 200그루의 벚나무가 있어 공원의 봄은 화사한 벚꽃으로 채워지고, 연못에는 카약을 즐기는 이들로 가득하다. 게다가 공원 전체에 2만 그루에 달하는 수목이 있어 공원을 걷는 것 자체로 마음이 치유된다. 또 공원 외곽에 미타카의 숲 지브리 미술관이 있어 지브리 애니메이션 팬이라면 이곳도 들려볼 만하다.


공원에 조성된 숲을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치유된다


이노가시라 공원

1 Chome-18-31 Gotenyama, Musashino, Tokyo 180-0005 일본



벅차거나 공허하거나
KITTE 옥상정원


시티팝 스타일의 음악을 들으면 1970~80년대 일본의 차가운 도시가 떠오른다. 이런 영향 때문인지 저녁의 도쿄를 배회하면 알 수 없는 공허함이 느껴진다. 여행에서만 느낄 수 있는 이 멜랑콜리한 기분은 쇼핑몰 킷테(KITTE)의 옥상정원에서도 경험할 수 있다. 쇼핑몰 6층 정원에 발을 들이면 고풍스러운 도쿄역과 높게 솟은 빌딩들이 만드는 도쿄의 화려한 야경에 먼저 놀란다.


키테 6층 옥상정원에서 바라본 도쿄역과 빌딩숲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염없이 저녁 풍경과 역을 바삐 드나드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도시의 삶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시티팝은 이러한 생각과 공허한 감정을 더 증폭시킨다. 물론 여행을 다시 즐거움으로 채울 수도 있다. 7개의 층으로 구성된 킷테 쇼핑몰을 속속 돌아다니면 된다. 쇼핑몰 내에는 눈길을 사로잡는 다양한 잡화점이 몰려 있고, 식당 리스트도 눈여겨볼 만하다. 특히, 일본에서 최고의 츠케멘으로 꼽히는 토미타의 도쿄 분점도 있어 여행 중에 한 번은 킷테를 찾아도 괜찮다.


화려한 도쿄의 야경을 보고 있으면 벅참과 공허함이 뒤섞인 감정과 마주하게 된다


킷테

2 Chome-7-2 Marunouchi, Chiyoda City, Tokyo 100-0005 일본



하루의 마무리
Anjin Library&Lounge


서점 혹은 책방 투어는 도쿄 여행 인기 테마 중 하나다. 빠지지 않는 브랜드가 바로 츠타야(Tsutaya)이며, 그중에서도 다이칸야마 T-SITE 지점은 서점 이상의 복합 문화공간이다. 안진(Anjin)은 이 특별한 공간에서 책을 읽고, 음료를 마시고, 간단한 식사가 가능한 쉼터다. 책과 예술 작품으로 꾸며진 공간과 부드러운 조명, 편안한 좌석을 갖추고 있는 안진은 일반 서점에서 볼 수 없는 라운지다.


다이칸야마 T-SITE를 더 특별하게 만드는 Anjin Library&Lounge


점심에는 간단한 식사도 가능한데, 스테이크, 볼로네제 파스타, 하야시 라이스 등이 준비된다. 그럼에도 이곳은 저녁의 분위기가 더 낭만적이라 시간이 한정적이라면 어둠이 짙게 깔린 저녁에 방문하길 추천한다. 나폴리탄, 로스트 비프 샌드위치, 치즈 플래터 등과 칵테일, 와인 등의 주류를 즐기면서 서로의 여행을 공유하는 게 좋겠다. 물론 혼자도 문제없다. 혼자서 편히 쉴 수 있는 카운터석이 있고, 널찍한 공간을 홀로 차지할 수도 있다. 몇 번을 방문해도 만족스러운 공간, 특급 호텔 못지않은 럭셔리 라운지에서 오늘의 여행을 차분히 돌아보고, 새로운 여행을 계획하는 건 어떨까.


언제 방문해도 좋지만, 은은한 조명이 깔리는 저녁 시간에 찾아 하루의 마침표를 찍기를 추천한다


다이칸야마 티사이트

16-15 Sarugakucho, Shibuya City, Tokyo 150-0033 일본



글·사진 이기석 트래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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