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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해외여행

이탈리아의 여름 속 보물찾기

by 트래비 매거진

스위스에 거주한 지 어느덧 1년 4개월 차, 코로나로 인해 주변국으로 제대로 된 여행을 다녀보지 못했다. 슬금슬금 여행이 다시 시작된 때, 여름휴가로 이탈리아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곳에서 찾은 보물에 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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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MA


걷고 또 걷는 로마의 유적지 투어


이탈리아 로마의 상징적인 건축물을 딱 하나 꼽아본자면, 단연 콜로세움이 아닐까. 검투사들과 맹수의 전투가 벌어졌던 거대한 원형경기장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콜로세움은 당시 로마인들의 공공 오락시설로 로마의 개방적인 문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유적지이다. 곳곳에 훼손된 곳들이 많았고, 현재는 원형의 1/3 정도만 남아있다지만, 그 모습 자체만으로도 웅장한 건축물의 위용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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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비 분수

Piazza di Trevi, 00187 Roma RM, 이탈리아


콜로세움에서 북쪽으로 도보로 20분 정도의 거리에는 로마에서 가장 아름다운 분수로 꼽히는 트레비 분수가 있다. 수많은 인파가 분수의 아름다움을 증명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탈리아 로마 여행을 위해서는 발이 편안한 운동화는 필수다. 무더운 날씨 때문에 가장 더운 시간을 피해 숙소에서 쉬어가며 여행했지만, 하루 평균 2만보는 훌쩍 넘는 게 기본이었다.

그리고 한여름 바티칸과 도심 곳곳에 위치한 성당에 방문할 때는 민소매와 짧은 바지는 피하자. 마땅한 옷이 없다면 인근 가판대에서 스카프나 옷을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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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미술관

00120 Vatican City, 바티칸 시국



Emma Pizzeria
이탈리아는 역시 음식이지


한 번쯤은 꼭 현지인들이 자주 가는 피자집에 가보고 싶어서 머물던 호텔의 직원에게 레스토랑을 추천받았다. 로마식 얇은 도우로 만드는 곳과 나폴리식 두꺼운 도우로 만드는 곳을 각각 하나씩 추천받은 우리의 선택은? 로마에 왔으니 로마의 피자를 선택했다. 조국의 제단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엠마 피자리아(Emma Pizzeria)’로 향했다.


%EC%9D%B4%ED%83%88%EB%A6%AC%EC%95%84_Emma_Pizzeria_1.jpg?type=w1200 점심 오픈 시간에 5분 일찍 도착했음에도 줄을 서야 했던 피자집
%EC%9D%B4%ED%83%88%EB%A6%AC%EC%95%84_Emma_Pizzeria_2.jpg?type=w1200 짭짤하고 담백한 게 내 입맛에 딱 맞았던 살라미 토핑 피자
%EC%9D%B4%ED%83%88%EB%A6%AC%EC%95%84_Emma_Pizzeria_3.jpg?type=w1200 피자의 고향, 기본 피자는 말할 나위 없이 맛있다


런치 예약을 한 손님들은 건물 속에 가득 찬 지 오래. 예약 없이 간 손님들은 야외 테라스에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마르게리따 디 부팔라(Margherita di Bufala)와 초리조(Chorizo)라는 이름의 피자를 주문했다. 모짜렐라 부팔라 치즈의 탱탱하고 쫀득한 식감, 그리고 초리조 피자 토핑에 올라온 짭짤하고 담백한 살라미의 맛이 참 조화로웠다. 이탈리아 사람들이 맛있는 음식에 찬사를 보낼 때, 손가락을 모아 입에 키스하고 날리는 제스쳐를 하곤 하는데, 이탈리아에 온 기념으로 이 맛있는 피자에 같은 찬사를 보냈다.

Emma Pizzeria
주소: Via del Monte della Farina, 28, 00186 Roma RM, Italy



SICILY


바캉스의 시작은 시칠리아 몬델로에서


도시 전체가 박물관 같았던 로마를 뒤로하고, 시칠리아 팔레르모로 향했다. 시칠리아는 이탈리아 남부에 위치한 지중해 최대의 섬으로 많은 이들에게는 영화 <시네마천국> 촬영지가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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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ello Beach

Mondello Beach, 이탈리아


이번 여행에서 나는 팔레르모 시내에서 차로 20분 정도 거리에 있는 몬델로(Mondello) 해변 근처에 머물렀다. 야자수가 즐비한 해변 에메랄드 물빛이 만들어내는 풍경이 얼핏 제주도를 연상시켰다. 화산 지형인 시칠리아는 곳곳에서 깎아지는 절벽을 많이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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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serva Naturale di Capo Gallo

이탈리아 90151, Metropolitan City of Palermo, 팔레르모


더 가까이서 자연을 느끼고 싶어 몬델로 해변에서 3km 거리에 있는 카포 갈로 자연보호구역(Riserva Natuale di Capo Gallo)에 가봤다. 탁 트이는 지중해의 푸른 바다를 온전히 감상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여행 중 하루는 바다에만 있기로 했다. 호텔에서 예약을 도와준 파라솔에 자리를 잡고 말 그대로 온종일 썬 베드에서 낮잠을 자고, 더우면 바다로 수영을 하는 것을 반복했던 시간. 바닷가에 상인들의 호객하는 소리도 마치 노랫소리처럼 들렸다. 아. 이런 게 바로 바캉스구나.


시칠리아의 문화 체험


여행 기간 모두 수영과 휴식으로 채우고 싶었지만, 멀리까지 와서 아무것도 하지 않기엔 아쉬울 것만 같아서 여행하러 오기 전에 호텔에 체험 프로그램을 문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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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아 부티크 호텔(Domia Boutique Hotel)에서 제공해준 포도주 시음과 요리 교실은 시칠리아 여행을 완벽하게 완성해줬다. 스위스에 살면서 와인을 꽤 마셔봤지만 세상에는 마실 와인이 너무 많기에. 포도주 시음 시간은 참 즐거웠다. 서로 잘 어울리는 와인과 음식을 선택하는 것부터 지역의 토양과 기후에 따라 달라지는 포도와 와인 맛의 차이 등에 대해 배우는 동안 이탈리아 사람들이 얼마나 미식 문화에 진심인지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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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교실에서는 시칠리아 사람들이 주말 점심으로 간단하게 요리해 먹는 파스타 알 포르노(Pasta al forno)를 배웠다. 시칠리아 지역에서만 구할 수 있는 동그란 튜브 모양의 작은 파스타를 보며 신기해했고, 향긋한 허브 냄새에 취했던 시간. 간단한 소고기 토마토 오븐 파스타를 배우는 수업이었지만 그 안에서 시칠리아의 문화를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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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mìa Boutique Hotel Mondello
주소: Viale Vulcano, 4, 90149 Palermo PA, Italy


여태껏 나에게 여행은 공부였고 일이었다. 이번 여행이 특별했던 이유는 어쩌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여행을 떠나서가 아니었을까? 나만의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새롭게 만난 사람들의 말과 행동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고, 자연 속에서 온전히 휴식을 취할 수 있었던 그 순간. 이게 정말 여행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게 보석 같은 시간을 선물해준 이탈리아. 이곳에서의 순간들을 오래오래 추억하고 싶다. GRAZIE MILLE!(그라찌에 밀레, 너무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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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Travie Writer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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