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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여행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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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비 매거진 Oct 21. 2022

오늘 밤을 위한 서울 '회' 맛집 4

한국은 생선회를 가장 일상적으로 먹는 국가 중 하나다. 게다가 소비량은 일본보다 적을 수 있겠지만, 먹는 방법(특히 양념장)은 오히려 더 다양하다. 씹는 맛이 좋은 활어회와 부드럽고 진한 맛이 특징인 숙성회를 모두 즐기고, 양념장은 간장과 와사비는 물론 초장과 쌈장, 막장, 된장 등 두루 활용한다. 덕분에 저마다 선호하는 횟집도 각양각색이다. 이번에는 2~4인이 모여 술잔을 기울이기 좋은 한강이남 회 맛집 4곳을 모았다.


날이 추워질수록 생선회의 맛은 더 진해진다


잠실새내의 축복
탄포포


종종 온라인에서 극강의 가성비 식당을 부를 때 '지역명+축복'을 이용한다. 잠실새내역에서는 탄포포를 그렇게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합리적인 가격은 기본, 맛과 양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일식 주점이라 식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예약해야 안전하게 자리를 확보할 수 있는데, 오전 10시부터 당일 예약만 받아 경쟁이 꽤 치열하다. 음식은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우선 모둠사시미를 비롯해 다양한 생선회와 해산물이 준비돼 있고, 번외편에는 여러 생선과 해산물을 활용한 매운탕과 튀김, 구이가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계절마다 수급되는 생선이 달라 손으로 쓴 메뉴판이 정겹게 느껴진다.


잠실새내에서 갓성비로 유명한 이자카야 ‘탄포포’


기본적으로 많은 테이블이 모둠사시미를 기본으로 주문한다. 2~3인이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10종 이상의 회가 넉넉하게 나온다. 이 가격에 이러한 구성과 양, 서울 한복판에서 만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광어, 도미, 부시리, 방어 등 단품회도 여럿 마련해 놓고 있어 취향에 맞게 선택하기 좋다. 얼큰한 탕과 고소한 튀김, 구이 어느 메뉴여도 괜찮다. 게다가 한국 일반 소주부터 사케까지 주류도 다채롭게 구성해 주당들의 사랑도 듬뿍 받고 있다.


3인이 먹어도 충분할 것 같은 모둠사시미. 이 외에도 약간의 해산물이 더 나온다


참, 탄포포에서 주문하려면 알아둬야 할 사항이 있다. 구이나 탕 등 번외편 메뉴는 주문 즉시 조리가 들어가므로 시간이 오래 소요되니 미리 주문을 넣어야 한다. 회를 다 먹어갈 때쯤 추가 주문이 안 될 수도 있다.


탕도 계절 생선에 따라 특별 메뉴가 있다. 사진은 민어탕


탄포포

주소: 서울 송파구 백제고분로7길 52-19 1층 탄포포
전화: 0507-1315-5518
가격: 모듬사시미 변동. 금태구이 30,000원



광어 한 우물
이한진숙성회


광어 하나로 승부하는 이한진숙성회


강동구의 강자, 숙성 광어회 하나로 먼 길을 달려오게 하는 곳이다. 벽 한편에는 ‘국내 최초 숙성회 발명 특허 획득’을 알리고 있다. 생선회 특유의 비린내를 제거해 육질이 부드럽고 감칠맛과 깊은 풍미를 증대한 비법이라고. 맛을 보면 확실히 느낄 수 있다. 흰살생선의 매력인 깔끔함을 극대화했고, 지느러미의 고소함은 폭발적이다. 소·중·대만 고르면 돼 메뉴 고민할 필요도 없다. 두 명이 가면 숙성회 소+매운탕, 라면사리와 초밥용 밥을 추가하면 충분하다.


한 겹 걷어내면 지느러미가 나온다


3인이면 중, 4인이면 대를 시키면 양이 맞다. 천사채도 깔지 않고 정갈하게 나온 회, 한 겹 걷어내면 동그랗게 지느러미들이 말려 있다. 담음새도 제법 훌륭하다. 워낙 인기가 많다 보니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오후 6시 즈음이면 자리가 꽉 찬다. 하루 전에 주문하면 포장도 가능하니 야외로 나가거나 집에서 즐길 때 활용하는 것도 괜찮다.


오직 메뉴는 숙성회와 매운탕뿐


이한진숙성회

주소: 서울 강동구 구천면로 247-1
가격: 숙성회 대 70,000원 매운탕 대 10,000원



성공적인 정형화
오복수산


카이센동(해산물덮밥)으로 이름을 떨친 오복수산은 서울에서 여러 지점을 거느리면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 어딜 가나 균등한 품질의 회를 맛볼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신사동과 여의도, 광화문 등에서는 좀 더 다양한 음식을 내면서 식사뿐만 아니라 저녁 술자리에도 안성맞춤인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카이센동(해산물덮밥)으로 유명한 오복수산, 모둠사시미도 물론 훌륭하다
카니 미소 구이, 크림 고로케 등도 준비돼 있다
회를 먹고 난 후 백합우동을 식사로 해도 좋다


오복수산 회의 특징은 부드러움과 진한 맛이다. 특히, 참치류가 인상적인데 등살의 산미, 뱃살의 농후한 고소함이 일품이다. 이런 장점을 활용해 광화문 지점은 참치 전문점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 술안주로는 우니와 참치 뱃살(도로), 연어알(이쿠라), 관자, 새우가 한 번에 나오는 메뉴와 모둠사시미를 추천하고, 카니 미소 구이, 크림 고로케, 백합우동 등도 곁들이면 괜찮다.


깔끔한 실내의 오복수산 도산점


재밌는 술도 선보이고 있다. 요즘 소주들이 낮은 도수를 지향하는 데 반해 오복수산은 생선회와 가장 잘 어울리는 도수는 21.7도라고 말한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경기도 무형문화재 남한산성소주와 협업해 오복수산x남한산성소주 21.7 소주를 출시했으니, 직접 즐겨 보는 것도 괜찮겠다.


오복수산 도산점

주소: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53길 14 2층 오복수산
전화: 0507-1401-9967
가격: 모듬 사시미 中 75,000원 카이센동 22,000원



기본에 충실한
사이


이곳은 2명, 특히 연인이나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친구와 방문하는 걸 추천한다. 카운터 자리로 구성된 작은 공간이니 말이다. 음식은 작은 공간과 어울리지 않게 양과 맛 모두 풍성하다. 가게를 운영하는 두 요리사의 이야기도 솔깃하다. 2016년 오픈을 앞두고 일본 주요 도시를 돌며 음식을 연구하고, 그에 어울리는 식기를 찾아다녔다고 한다. 그러면서 기본에 충실한 정성스러운 음식을 제공하고, 기분 좋게 술 한잔 편하게 마실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고 의기투합했다고.


정갈하게 나오는 사이의 모둠사시미
안키모 모나카도 추천할 만한 술안주다


멋진 음식에 어울리는 좋은 술을 내기 위한 그들의 노력도 돋보인다. 두 요리사 모두 기키자케시(사케 소믈리에)로, 사케에 진심이다. 병은 물론 잔으로도 다양한 종류의 사케를 제공하고 있으니 추천하는 대로 즐겨도 괜찮겠다. 음식은 어느 걸 시켜도 괜찮은데, 처음에는 모둠사시미, 우니 이꾸라 참치 폭탄마끼, 뼈등심 카츠, 안키모 모나카, 연두부 스지 나베 등을 중심으로 맛보면 충분히 만족할 것이다. 치열한 신사동 상권에서 7년 가까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가치는 이미 증명된 셈이다.


생선만 먹기 그렇다면 뼈등심카츠도 추천


사이

주소: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2길 35
전화: 0507-1331-4242
가격: 사시미모리와세 59,000원 트러플가리비관자우니 28,000원
홈페이지: https://www.instagram.com/sai_sashimi



글·사진 이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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